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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탐방 106] 무대 위 달리는 '장애인연극단 휠'

연극 통해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문화적 교류로 자신감 고취

정수지 기자 | jsj@newsprime.co.kr | 2014.11.14 13:53:41

[프라임경제] '무대 위를 달리는 사람들'. 두 다리가 아닌 두 바퀴로 달리는 사람들이 모였다. 서울시 서대문구 이화여대1길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장애인문화예술극회 휠(대표 송정아·이하 휠)'은 장애인을 주축으로 구성된 배우들과 연출, 음악, 무대 등 전문적인 시스템을 갖춘 연극단이다. 

'휠'은 2009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 휠

'휠'이라는 기업명도 장애인극단의 의미를 담기 위해 휠체어의 '휠'에서 고안할 정도로 장애인들을 위한 문화교류의 장을 자처하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2001년 장애인단체의 부설단체로 설립된 이곳은 2008년 비영리 민간단체 타이틀을 걸고 독립회사가 됐다.

특히 2009년에는 사회적기업으로 이름을 올리며 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노력해도 설 곳 없어 "우리 좀 봐요"

10~20명의 중증장애인 단원들이 활동하는 휠은 1년에 2~3작품, 10회 이상의 공연을 진행하며 잠시도 멈추지 않고 휠을 굴리고 있다. 10회 공연은 일반 극단에 비해  미미한 숫자일지도 모르나 오랜 준비 기간이 필요해 작품 하나당 한 달 이상 연습시간이 소요된다. 

연극은 주로 창작극으로 만들어지며 대본은 외부 전문작가에게 의뢰하기도 하지만 보통 모든 단원들의 아이디어를 취합해 극단 내에서 작업한다. 

그러나 노력의 시간만큼 많은 무대에 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 무대와는 달리 휠체어가 필요한 단원들의 동선을 고려해야 하는 것은 물론 여타 시설, 장비 등이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하기 때문에 공연할 수 있는 무대는 그리 많지 않다.

'10분의 열정' 경연대회에서 '매미'팀이 연극을 하고 있다. ⓒ 휠


이와 함께 사람들의 무관심은 휠에겐 더 큰 걱정이다. 장애인 연극에 대한 선입견 탓에 아무리 홍보를 해도 관객 모집에는 늘 힘이 달려 송 대표는 씁쓸하기만 하다.

"관객은 많을수록 좋지만 공연을 많이 못해 관객 유치가 쉽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사람들의 인식은 물론 일반 연극보다 상업적으로 볼 때 퀄리티가 떨어질 수도 있죠. 그러나 작품수준과 열정은 누구에게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합니다."
 
설립 초기멤버로 13년간 연극을 해온 송 대표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묻자 '피터팬'이라고 답했다. 2009년에 시작한 '피터팬'은 이후 사정상 막을 내려야 했지만 휠이 처음 도전한 아동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단다.

"초등학교와 유치원을 돌며 연기했습니다. 그때 가장 심사숙고했던 점은 '피터팬'의 역할이었죠. 아이들이 알고 있는 기존의 피터팬이 아닌 휠체어를 탄 피터팬은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까 궁금했습니다. 걱정되는 부분도 많았지만 편견 없이 봐주는 아이들이 어찌나 예쁘고 귀여웠는지 몰라요."

아울러 올해 진행한 '10분의 열정' 경연대회도 남다른 의미다. 이번 대회는 장애인팀과 비장애인팀이 모두 참여해 장애를 표현하는 내용으로 전개됐다. 장애 의식개선에 이바지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문화 스킨십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소외된 이들, 특히 중증장애인들의 잠재된 창조성에 개발 동기를 불어넣어 문화적 접근성과 자립생활의 의지를 높이고 싶다"며 "이런 활동들로 더 큰 사회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경험을 쌓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애인·비장애인 '문화적 교류' 절실

사회적기업 규정상 정부 지원은 설립 후 5년까지다. 휠은 올해 정부 지원으로부터 자립했다. 재정 운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정부 지원이 끊겨 송 대표는 앞으로의 경영문제로 생각이 많다.

휠은 장애인연극아카데미에서는 기초연기, 화술, 움직임, 발성법 등 연극 기초과정부터 전문성을 갖춘 교육을 실시한다. ⓒ 휠


특히 생산업종이 아니기 때문에 고정 수입이 없는 휠은 장애인연극아카데미나, 순회공연 같은 교육사업과 인식개선사업 등도 같이 꾸리고 있다. 인식개선사업의 경우 주로 학교에서 초청이 들어온다. 이를 통해 매년 비슷한  매출을 내지만 외주업체와 분배하면 운영도 빠듯한 수준이다.

송 대표는 "일반 극단들도 이끌기 쉽지 않은 요즘 휠은 장애인극단이라는 특성상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며 "복지 부분은 장애인단체나 센터에서 어느 정도 지원하지만 아직 예술 방면에서 장애인이라고 편의를 주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일반 극단에 비해 곱절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공연할 때마다 늘 뿌듯하고 보람차다"며 "무대에 올라가 관객들을 바라보면 가장 행복하다"고 웃어보였다.

인터뷰 말미 송 대표는 '문화적 교류'를 최우선 목표로 꼽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문화적 교류는 장애인들의 사회 진출을 위한 밑바탕으로 체험을 통해 경험을 쌓고 이를 사회에 적용해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 송 대표는 "다방면의 문화 예술 부분이 많지만 그 중 연극을 추천하고 싶다"며 "나 또한 연극을 통해 많은 걸 체험하고 자심감이 생기면서 사회에 나와 활동하는데 큰 힘을 얻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다른 장애인들도 자신감을 갖고 살기 바라는 마음에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역할이 되고 싶다"고 말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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