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농사와 마을의 일상 속에서 익숙하게 사용해 온 재료들이 예술 작품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평범한 사물에서 새로운 쓰임과 가치를 찾아낸 농부작가 김영선 씨의 작품이 보령에서 관람객과 만났다.

엄승용 시장이 5일 김영선 작가 개인전 '쓰임의 발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오영태 기자
보령시는 5일 오후 2시 남포면 양기2리 백방앗간에서 로컬 작가 발굴 프로젝트의 첫 번째 전시로 김영선 작가 개인전 '쓰임의 발견'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지역 주민의 일상 속에 감춰진 감각과 재능을 발굴하고, 새로운 도전을 예술로 연결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농촌에서 오랜 시간 생활하며 축적한 경험과 손재주가 예술적 표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김영선 작가는 인사말에서 "평생 여러 일을 하며 살아오다 은퇴 후 고향에 내려와 농사를 지으며 평범하게 살려고 했다"며 "주변의 사물과 재료를 살펴보다 보면 이것으로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하나씩 연구하고 만들어 온 결과가 이번 전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영선 작가(오른쪽 두번째)가 5일 남포면 양기2리 백방앗간에서 열린 개인전 '쓰임의 발견' 오프닝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오영태 기자
이어 "특별한 재주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일상에서 필요한 것을 만들고 주변의 재료를 활용하다 보니 작품이 됐다"며 전시를 마련한 기획자와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전시를 기획한 백승휴 작가는 김 작가의 삶과 생활 속 재능에 주목했다. 김 작가가 과거 석공으로 활동하며 전국을 다녔고, 11년 전 고향으로 돌아온 뒤 마을 만들기 활동에도 참여하면서 지역에 대한 애정을 이어왔다는 점을 소개했다.
백 작가는 "김 작가는 사람을 좋아하고 손재주가 뛰어나 고장 난 물건을 고쳐 쓰거나 오래된 것의 쓰임을 달리하는 능력이 있다"며 "예술가를 새롭게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일상에 이미 존재하던 예술을 발견하고 기록해 전시로 연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선 작가(오른쪽 두 번째)가 5일 보령시 남포면 양기2리 백방앗간에서 열린 개인전 '쓰임의 발견' 오프닝 행사 후 참석자들과 막걸리 한잔을 하고 있다. = 오영태 기자
그는 이번 전시를 지역의 숨은 재능을 발굴하는 로컬 작가 발굴 프로젝트의 출발점으로 소개하며, 앞으로도 주민들의 재능을 찾아 기록하고 전시하는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엄승용 보령시장도 축사를 통해 작품과 전시 공간이 지닌 재발견의 의미를 강조했다. 엄 시장은 "그동안 평범하게 보였던 나무와 돌멩이 등 주변의 재료에서 새로운 쓰임을 발견하고 예술작품으로 만들어 낸 김영선 작가의 창조력에 감사와 축하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물의 가치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이 있었기에 소중한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며 "방앗간이라는 공간도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장소로 새롭게 탈바꿈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5일 보령시 남포면 양기2리 백방앗간에서 열린 김영선 작가의 '쓰임의 발견' 개인전 전시 작품. =오영태 기자
엄 시장은 지역의 창조력과 포용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지역 예술가와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 콘텐츠를 확충해 보령의 문화적 자산을 넓혀 나가겠다는 취지다.
한편, 이번 전시의 제목인 '쓰임의 발견'은 버려지거나 평범하게 여겨지는 재료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는 김 작가의 작업 철학을 담고 있다. 아버지가 농사를 지으며 쟁기와 농기구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던 모습을 보고 자란 김 작가는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하나둘 제작하면서 자신만의 작업을 이어왔다.
농부의 생활 기술과 오랜 경험이 예술로 연결된 이번 전시는 지역 주민의 일상에도 예술적 가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리로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