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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콘텐츠가 곧 매장"…CJ온스타일, 크리에이터와 새 판 짠다

2030년 취급고 2025년 대비 35배 확대 목표…커머스 특화 크리에이터 10만명 육성

이인영 기자 | liy@newsprime.co.kr | 2026.10.22 13:48:16
[프라임경제] "다른 매장이 별도로 필요한 것이 아니라 콘텐츠 자체가 매장이 되는 시대가 됐습니다."

CJ온스타일이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상품 개발과 브랜드 사업으로 연결하는 데 승부수를 던졌다. 소비자와 소통하며 쌓은 신뢰가 구매로 이어지는 '관계형 커머스'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상품 기획부터 콘텐츠 제작·판매·배송·고객 응대까지 지원해 크리에이터와 브랜드가 함께 성장하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성동훈 CJ ENM 커머스부문 플랫폼본부장. = 이인영 기자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크리에이터 커머스 페스티벌 코리아(CCFK) 2026' 미디어데이에서 성동훈 CJ ENM(035760) 커머스부문 플랫폼본부장은 이같은 내용의 'NEXT 콘텐츠 커머스' 전략을 발표했다.

CJ온스타일은 오는 2030년까지 크리에이터 커머스 취급고를 사업 첫해인 2025년 대비 35배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같은 기간 커머스 특화 크리에이터 10만명을 육성하고, 모바일 콘텐츠 커머스 취급고에서 크리에이터 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해 9%에서 50%로 높일 계획이다. 모바일 콘텐츠 커머스는 라이브·숏폼·크리에이터 커머스를 합산한 수치다.

◆상품 찾던 소비자, 이제 '믿는 사람' 따라 산다

CJ온스타일이 주목한 변화는 소비자의 구매 여정이다. 필요한 상품을 검색하는 '목적형', 콘텐츠를 보다가 상품을 접하는 '발견형'을 넘어 선망하는 크리에이터가 쓰고 추천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관계형'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성 본부장은 "이제는 고객이 구매하고 싶어서 찾아 나서는 것뿐 아니라 선망하는 라이프스타일의 크리에이터가 쓰고 추천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을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키울 기반이다. 상품 추천으로 수익을 내던 크리에이터가 공동구매를 거쳐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해외로 진출하려면 단계마다 새로운 협력사를 찾아야 한다. 브랜드 역시 누구와 어떤 조건으로 협업해야 성과를 낼 수 있을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CJ온스타일은 이 간극을 메우는 연결자 역할을 맡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9월 출시한 크리에이터 매칭 플랫폼 '온트너'를 중심으로 상품 탐색부터 협업·콘텐츠 제작·판매·정산·배송·CS까지 지원한다.

성 본부장은 "브랜드 역시 신뢰할 수 있는 매칭 인프라에 대한 요구가 있다"며 "사람이 한 땀 한 땀 해왔던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의 연결을 데이터 기반의 인프라와 플랫폼으로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인기 제품은 소통에서"…콘텐츠를 상품 개발로 연결

CJ온스타일이 내세운 차별점은 상품 개발 역량이다. 크리에이터에게 판매할 상품을 연결하는 데서 나아가 팬덤의 특성과 수요를 반영한 단독 상품과 브랜드를 함께 만든다. 전문적인 설명과 사용 경험이 중요한 패션·뷰티·리빙·유아동 등 고관여 상품으로 협업을 넓히고, 콘텐츠 제작에는 전문 PD 100여명의 역량을 활용한다.

(왼쪽부터)성동훈 CJ ENM 커머스 부문 플랫폼본부장,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박현선 라비앙 대표. = 이인영 기자


이날 게스트 토크에 참석한 박현선 라비앙 대표의 경험은 소비자와의 소통이 어떻게 상품 경쟁력으로 이어지는지 보여줬다.

박 대표는 지난 10년간 약 180개 제품을 개발했다며, 인기 제품은 소비자와의 소통과 콘텐츠를 기반으로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지금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듣고, 성분과 함량·효능에 대한 가치를 콘텐츠로 전달하는 과정이 브랜드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소통에서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와의 공감"이라며 "물건을 판매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 CS와 유통 과정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콘텐츠가 만든 기대를 실제 상품과 구매 경험으로 충족해야 재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CJ온스타일은 이러한 과정을 상품 기획력과 유통 역량으로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현장에서는 크리에이터와 상품을 결합해 성과를 낸 사례도 공개됐다.

성 본부장에 따르면 기존 프로그램에서 약 1억원 수준으로 판매되던 영어교재는 교사 출신이면서 해당 교재로 직접 육아를 한 크리에이터와 협업한 뒤 한 차례에 20억원까지 판매됐다. 이후 해당 브랜드는 프로그램마다 60~80%의 신규 고객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크리에이터와 타월을 공동 기획해 두 차례에 걸쳐 약 7억원의 판매 성과를 낸 사례도 소개했다.

성 본부장은 "크리에이터 역시 중소 사업자"라며 "좋은 상품을 가진 중소 사업자와 크리에이터가 연결되면서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SNS 반응에 구매 데이터 더해…매칭 자동화 추진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의 연결에는 세 가지 데이터를 활용한다. SNS 이용자 반응, 크리에이터 콘텐츠 분석, CJ온스타일이 보유한 구매 전환 등 커머스 데이터다.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지를 함께 분석해 매칭의 정확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현장 질의응답에서는 기존 매칭 업체와의 차별점과 자동화 수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성 본부장은 데이터 분석 기업 피처링과 협업하고 있다고 밝히며, SNS 플랫폼 및 협력사 데이터에 자체 커머스 데이터를 결합하는 점을 차별점으로 들었다. 콘텐츠 제작에서도 숏폼의 이용자 반응과 구매 전환을 5개 단계, 500개 속성으로 나눠 분석하는 AI 기반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동화는 고도화하는 단계다. 현재는 상품기획자(MD)와 PD 등 담당자의 경험과 판단이 매칭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자동화와 사람의 역할을 궁극적으로 9대 1 수준으로 가져가겠다는 목표지만, 사람의 최종 확인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성 본부장은 "데이터가 쌓이면 자동화로 매칭하는 비율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인공지능(AI)을 돌려보니 사람이 확인해야 하는 단계가 반드시 필요했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터가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성장 단계별 지원도 마련한다. 초기 크리에이터는 수익화와 콘텐츠 방향 설정을 돕고, 규모가 다른 크리에이터들을 '크루'로 묶어 성장을 지원한다. 메가 크리에이터에게는 전담 인력을 붙여 상품 개발과 브랜드 사업화를 돕는다.

◆신뢰 관리가 지속 성장 조건…해외보다 국내 기반부터

사업의 출발점인 신뢰를 어떻게 관리할지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크리에이터의 추천이 구매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상품 품질이나 고객 응대 문제가 발생하면 팬덤과 브랜드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CJ온스타일은 기존 품질관리(QC)와 배송·CS 역량을 활용한다. 크리에이터가 다음 성장 단계로 올라가거나 공동 브랜드 개발에 참여할 때 내부 검증을 거치고, AI로 시장에서 해당 크리에이터가 어떤 키워드로 언급되는지도 살펴 검증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성 본부장은 "브랜드에 제공해야 하는 신뢰와 크리에이터가 팬덤에게 제공해야 하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며 "온스타일과 협업하는 크리에이터에 대해 시장이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CJ온스타일은 올해 크리에이터 커머스 취급고가 전년 대비 약 3.3배, 협업 크리에이터 수는 약 23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K뷰티·K패션·K리빙 등 국내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의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크리에이터 커머스 페스티벌 코리아(CCFK) 2026' 행사장 전경. = 이인영 기자

다만 우선순위는 국내 사업 모델 정립이다. 성 본부장은 오는 2030년까지 육성할 10만명이 대부분 국내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해외 사업은 국내에서 쌓은 경험과 브랜드·크리에이터의 수요를 바탕으로 구체화한다.

김도현 국민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CJ온스타일은 크리에이터와 콘텐츠, 커머스를 엮어내는 역량을 가진 회사"라며 "TV와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를 넘어 연결자가 되겠다는 것은 담대한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성 본부장은 "국내 시장에서 먼저 선도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자 한다"며 "사흘간의 행사에서 이뤄진 만남을 365일의 비즈니스로 연결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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