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전기요금 감면 종료와 농축산물 가격 상승 영향으로 두 달 연속 올랐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9.78로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지난 7월 0.4% 하락한 뒤 8월 0.1% 상승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7.7% 올라 8월(7.9%)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지수다.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원재료와 중간재 등의 가격 변화도 반영해 향후 소비자물가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로 활용된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전월 대비 1.3% 상승했다. 여름철 전기요금 누진제 감면이 종료되면서 주택용 전력 가격이 13.4% 오른 영향이다. 산업용 도시가스 가격도 6.6% 상승했다.
이흥후 한은 경제통계1국 물가통계팀장은 주택용 전력 가격에 대해 "매년 7~8월 중 주택용 전기요금이 감면된다"며 "지난달에 종료되면서 상승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주택용 전력과 달리 산업용 도시가스 가격 상승에는 국제유가 상승 영향이 반영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2.6% 올랐다. 농산물이 3.7%, 축산물이 2.7% 상승했고 수산물도 1.0% 올랐다. 명절 수요가 농축산물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주요 품목별로 배추가 전월 대비 42.9% 급등했고 쇠고기는 10.4%, 넙치는 7.5% 상승했다.
공산품은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했다. 화학제품과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이 올랐지만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가격이 내리면서 상승분을 상쇄했다.
화학제품은 에틸렌(8.2%)과 컨테이너박스(5.9%) 등을 중심으로 1.0% 상승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나프타(10.0%)와 벙커C유(5.0%) 등이 올라 0.9% 상승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로도 53.6%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 팀장은 석유제품 가격 상승에 대해 "국제유가 상승분이 일정 부분 시차를 두고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최근 유가 상승이 중간재 가격으로 전달되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전월 대비 1.7% 하락했다. 컴퓨터기억장치가 11.8%,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4.0% 내렸다. 이 팀장은 "8~9월 해당 품목의 가격 하락에 환율 하락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서비스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가 0.6% 내린 영향이 컸다. 호텔은 6.6%, 관광숙박시설은 15.8% 하락했다. 여름 성수기 종료에 따른 비수기 요금제가 적용되면서 하락한 데 기인했다.
반면 금융 및 보험서비스는 전월 대비 1.0% 상승했다. 주가 상승으로 위탁매매수수료가 2.7% 오른 영향이라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한편 국내 출하품에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8.5% 상승했다.
원재료가 3.2% 올랐지만 중간재와 최종재가 수입을 중심으로 각각 0.3% 하락했다. 9월 원·달러 환율이 전월 대비 3.4% 하락한 점 등이 수입가격에 반영됐다.
국내 출하에 수출까지 포함해 국내 생산품의 전반적인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4.7% 상승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 공산품 가격이 수출을 중심으로 내린 영향이다.
향후 생산자물가에는 국제유가 하락과 에너지·운송 비용 상승이 함께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 팀장은 "10월 중순까지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점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석탄·석유제품, 화학제품과 같은 중간재 가격이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고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도 계속해서 인상되고 있다. 생산비용 부담이 누적되면서 생산자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