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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LCC '통합 진에어'…한진 항공 재편 마지막 퍼즐

인천·부산 아우르는 네트워크 구축…AOC·기단·조직 통합부터 수익성 회복까지 과제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6.08.24 16:32:40
[프라임경제]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 통합에 이어 한진그룹의 저비용항공사(LCC) 재편도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 진에어(272450)·에어부산·에어서울이 합병계약을 체결하면서 그동안 '통합 LCC'로만 불리던 새 항공사의 출범 시점과 방식이 구체화됐다.

오는 12월17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나가 된 뒤 정확히 3개월 후인 2027년 3월17일에는 진에어를 중심으로 한 통합 LCC가 출범한다. 대형항공사(FSC)에 이어 LCC까지 재편되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시작된 한진그룹 항공사업 구조 개편도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게 된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은 지난 21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3사 합병을 승인하고 합병계약을 체결했다. 합병은 진에어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진에어는 두 회사의 자산과 부채를 비롯해 권리·의무, 고용과 법적 지위까지 승계한다. 합병비율은 진에어 1을 기준으로 에어부산 0.2862684, 에어서울 0.7501939다.

3사는 오는 12월 각각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안을 승인한 뒤 항공사업법상 합병 인가 등 관계 당국의 인허가 절차를 거쳐 내년 3월 통합 진에어 출범을 추진한다.

단순히 회사 세 곳을 하나로 합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통합 진에어의 등장은 국내 LCC 시장의 경쟁구도 자체를 바꿀 변수가 될 전망이다.

B737-800. ⓒ 진에어


지난해 말 기준 3사가 보유한 항공기는 △진에어 31대 △에어부산 21대 △에어서울 6대 총 58대다. 같은 기준 티웨이항공 46대, 제주항공 45대를 웃도는 규모로, 통합과 동시에 기단 기준 국내 최대 LCC가 등장하는 셈이다.

외형 역시 크게 불어난다. 3사의 지난해 매출을 단순 합산하면 약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진에어 1조3811억원, 에어부산 8326억원, 에어서울 2898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통합 진에어의 경쟁력은 단순한 '덩치 키우기'보다 3사에 흩어진 노선과 항공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느냐에 달렸다.

무엇보다 진에어의 인천국제공항 중심 네트워크와 에어부산이 강점을 가진 김해국제공항 노선망을 하나의 체계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중복 노선의 스케줄을 조정하는 동시에 수요가 높은 노선에 기재를 탄력적으로 투입하고, 신규 국제선 개설 여력도 높일 수 있다.

그동안 각각 운영했던 예약·발권 시스템과 모바일 플랫폼도 하나로 통합된다. 항공편 검색부터 예약, 공항 수속, 탑승까지 고객 접점을 일원화하고 서비스와 대응 매뉴얼 역시 단계적으로 표준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외형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진에어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7.7% 증가한 3603억원을 기록했지만 고유가에 따른 유류비 부담 등으로 73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인 7833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1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에어부산 역시 2분기 235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고유가·고환율 여파로 35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결국 통합을 통해 확보하는 규모의 경제를 실제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출범 이후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수밖에 없다.

서로 다른 기단과 운항체계를 하나로 묶는 작업도 만만치 않다. 진에어는 그동안 보잉 B737 계열과 B777을 중심으로 운항해왔지만,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에어버스 A320·A321 계열을 운용하고 있다. 통합 이후에는 보잉과 에어버스를 동시에 운영해야 하는 만큼 조종사 훈련부터 정비와 부품 관리까지 두 체계를 함께 가져가야 한다.

진에어가 약 220억원을 투자해 A320neo 계열 비행 시뮬레이터(Full Flight Simulator, FFS)를 도입하고 3사 조종사 공동 훈련, 신입 정비사 공동 교육, 객실 교관 합동 훈련 등에 나선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통합 항공사의 실제 운항을 위한 운항증명(Air Operator Certificate, AOC) 통합 작업도 남아 있다. 진에어는 기존 AOC와 운영기준을 토대로 에어부산·에어서울의 기단과 운항·정비 인프라를 일원화하고, 출범 전까지 국토부의 안전운항체계 변경검사를 통과한다는 계획이다.

에어부산이 가진 부산·영남권 기반을 통합 이후 어떤 방식으로 유지할지도 관심사다. 통합 진에어는 인천발 노선과 부산발 노선을 연계해 수도권과 영남권을 동시에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지만, 부산 지역에서는 에어부산 사명 소멸과 함께 지역 거점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

합병이 법적으로 마무리된다고 해서 곧바로 하나의 항공사가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임금과 인사제도, 업무방식과 조직문화 등 서로 다른 세 회사의 기준을 맞추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항공업 특성상 운항과 정비, 객실 등 직군별 교육체계와 근무 기준까지 얽혀 있어 통합 이후에도 상당 기간 조정 과정이 불가피하다.

진에어는 "이번 3사 합병은 각 항공사가 축적해 온 전문성을 하나로 모아 대한민국 LCC 산업의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라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성공적인 통합을 완성하고 최적화된 노선 운영과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통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LCC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내년 3월17일은 통합 작업의 끝이라기보다 출발점이다. 58대 기단을 앞세운 '국내 최대 LCC'라는 외형은 갖추게 되지만, 이를 비용 효율과 수익성, 서비스 경쟁력으로 전환해야 비로소 '규모의 경제'가 완성될 수 있다.

통합 진에어의 성패는 '얼마나 커졌느냐'보다 서로 다른 세 항공사의 기단과 노선, 조직을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하나의 체계로 묶어내느냐에 달렸다. 한진그룹 항공 재편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는 시점은 2027년 3월17일이지만, '국내 최대 LCC'의 진짜 경쟁력에 대한 평가는 그 이후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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