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제주항공(089590)의 국제선 환승객이 올해 들어 10만명을 넘어섰다. 숫자만 보면 국제선 네트워크 확대에 따른 자연스러운 성장처럼 보이지만, 국적별로 뜯어보면 흐름은 보다 선명하다. 증가세를 사실상 중국인 환승객이 이끌고 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제선 환승객은 10만66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만여명보다 18.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국 국적 환승객은 2만7200여명으로, 전년 동기 1만5600여명 대비 74.3% 급증했다. 전체 환승객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25.5%로 가장 높다. 제주항공 국제선 환승객 4명 중 1명이 중국인인 셈이다.
전체 증가분을 뜯어보면 중국의 존재감은 더욱 두드러진다. 제주항공의 국제선 환승객은 지난해보다 약 1만6600명 늘었는데, 중국인 환승객 증가 규모만 약 1만1600명에 달한다. 공개된 수치를 기준으로 보면 전체 증가분의 약 70%를 중국인 환승객이 차지한 셈이다.
일본 국적 환승객도 1만2400여명에서 1만7600여명으로 41.9% 증가했지만, 증가폭에서는 중국과 차이가 크다. 올해 국적별 비중 역시 중국 25.5%, 일본 16.5%, 몽골 11.9%, 필리핀 8.2%, 미국 7.2% 순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부분은 중국인 환승객의 이동 경로다. 제주항공을 이용하는 중국인 환승객들은 한국을 거쳐 주로 오사카와 도쿄 나리타, 후쿠오카 등 일본 주요 도시와 사이판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뒤 다시 일본으로 향하는 수요가 제주항공의 환승객 증가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제주항공의 노선 구조 영향이 크다. 제주항공은 중국 노선의 경우 인천뿐 아니라 부산~상하이 푸동·스자좡·장자제, 제주~베이징 서우두·다싱 등 지방발 노선도 운영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도쿄 나리타와 오사카, 후쿠오카 같은 주요 도시뿐 아니라 히로시마와 마쓰야마, 고베 등 지방 도시까지 연결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양쪽에 촘촘하게 구축한 노선망이 한국을 중간에 둔 환승 수요를 받아들이는 기반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기존 저비용항공사(LCC)의 사업 구조가 출발지와 목적지를 직접 연결하는 '포인트 투 포인트(Point to Point)' 방식에 집중돼 있었다면, 제주항공은 기존 노선들을 서로 엮어 제3국으로 이동하는 승객까지 확보하는 방식으로 수요 범위를 넓히고 있다.
중국인 승객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일본인 환승객들은 한국을 거쳐 필리핀 세부와 베트남 하노이, 태국 방콕 등 동남아시아와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몽골인 승객들은 한국을 경유해 일본 도쿄·오사카와 베트남 냐짱·푸꾸옥 등을 찾고 있다.
한국이 제주항공 노선망 안에서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몽골 등을 연결하는 중간 지점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제주항공은 자체 노선만으로 닿기 어려운 지역에 대해서는 다른 항공사와의 협력도 활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 LCC 가운데 가장 많은 21개 인터라인 파트너십을 구축해 하나의 예약으로 유럽과 미주까지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직접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지 않더라도 다른 항공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환승 가능한 목적지를 넓히는 방식이다.
결국 올해 제주항공 환승객 증가의 핵심은 단순히 환승 수요가 늘었다는 데 있지 않다. 특히 중국인 환승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기존 중국·일본 노선들이 각각의 단일 노선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는 네트워크로 활용되기 시작했다는 점에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탄탄한 노선망 연결과 글로벌 항공사와의 인터라인 협력을 바탕으로 환승 편의성을 강화하고 있다"며 "다양한 노선과 시장 수요에 맞춘 탄력적인 운영으로 국제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제주항공은 국내선 7개와 일본·중화권·몽골·필리핀·베트남·싱가포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국제선 53개를 포함해 총 60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