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재난 현장에서 소방관의 휴식을 돕던 차량 지원이 화재 진압 장비와 무인로봇을 거쳐 병원 내 치료·재활 영역까지 확대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2023년부터 이어온 소방관 지원의 범위를 현장 대응에서 건강 회복까지 넓히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1일 충북 음성군 국립소방병원 개원식에서 소방관의 치료와 재활을 위한 차량 및 의료장비를 기증했다. 지원 품목은 △현대차 ST1 기반 구급차 2대 △'엑스블 멕스(X-ble MEX)' 등 재활로봇 3기 △심폐재활 운동검사 장비 1대 △고압 산소치료기 1대 △정신건강 치료기기 2대다.
이번 지원은 소방관의 현장 활동을 돕는 데 집중했던 기존 사업에서 치료와 재활까지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 회복지원차를 시작으로 전기차 화재 진압장비, 무인소방로봇 등을 잇달아 지원하며 소방 현장에 그룹의 모빌리티·로보틱스 기술을 접목해왔다.
국립소방병원에 전달된 ST1 기반 구급차에는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기술이 반영됐다. 사용 목적에 따라 실내 공간을 구성할 수 있는 ST1의 특성을 활용해 넓은 응급처치 공간을 확보하고 의료장비 탑재 편의성을 높였다.

왼쪽부터 현대차그룹 성 김 전략기획담당 사장, 국립소방병원 곽영호 병원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운전석과 환자실 사이를 이동할 수 있는 워크스루 구조와 높은 실내고를 적용했으며, 낮은 스텝고를 통해 환자의 승하차 편의성도 개선했다. 응급환자 이송과 현장 처치 과정에서 의료진의 활동 공간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 구성이다.
치료 이후 재활에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이 자체 개발한 의료용 착용로봇 엑스블 멕스가 투입된다. 하반신 마비 환자와 장애인의 보행을 보조하는 제품으로 걷기와 서기, 앉기, 계단 이동, 좌우 회전 등 5개 동작을 지원한다.
국립소방병원은 엑스블 멕스를 중심으로 별도의 로봇재활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상 치료를 위한 고압 산소치료기와 소방관의 심리 회복을 위한 정신건강 치료기기도 함께 지원됐다.
현대차그룹의 소방관 지원이 본격화된 것은 2023년이다. 당시 재난 현장에서 장시간 활동하는 소방관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현대차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를 개조한 '소방관 회복지원차'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차량 제작 과정에는 실제 소방관들의 의견을 반영해 휴식공간과 편의사양을 구성했다. 현대차그룹은 이후 전국 소방본부에 회복지원차 총 10대를 기증하며 지원 지역을 확대했다.
지원 방식도 소방관의 휴식에서 재난 대응으로 넓어졌다. 2024년에는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팩에 구멍을 뚫어 직접 물을 분사하는 관통형 화재 진압장비 'EV 드릴 랜스(EV-Drill Lance)'를 개발했다. 현대차그룹은 총 250대를 소방청에 기증했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배터리 화재 대응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자 완성차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전기차 관련 기술을 실제 소방 현장에 활용한 사례다.
올해는 소방관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화재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무인소방로봇' 4대를 기증했다. 소방청과 공동 개발한 원격 화재 진압장비로, 사람이 접근하기 위험한 환경에서 화재 진압과 현장 대응을 지원한다.
회복지원차가 현장에서 지친 소방관의 휴식을 지원했다면 EV 드릴 랜스와 무인소방로봇은 화재 진압 과정의 위험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여기에 국립소방병원 지원이 더해지면서 부상 이후 이송과 치료, 재활까지 지원 영역이 이어지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국립소방병원 지원도 앞서 예고했다. 2024년 제주 지역 소방관 회복지원 수소버스 전달식에서 차량과 재활장비 기증 계획을 발표했고, 올해 2월 무인소방로봇 기증행사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병원 지원 의지를 재차 밝혔다.
3년간 진행된 사업에는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기술과 제품을 현장 수요에 맞게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니버스 기반 회복지원차에서 시작해 전기차 화재 진압장비, 무인소방로봇, ST1 구급차와 착용형 재활로봇까지 지원 품목이 확대됐다.
국립소방병원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소방관 지원 범위도 현장의 휴식과 화재 대응에서 치료와 신체 재활, 정신건강 회복까지 이어지게 됐다.
성 김 현대차그룹 전략기획담당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기술이 반영된 차량과 재활장비가 부상을 입으신 소방관분들의 회복과 치료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소방관분들이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하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