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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발전공기업·LH·해사' 배수진…진주혁신도시 신뢰 흔들고, 바다 없는 사관학교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기존 청사 활용 2500억 절감…해군 '정체성·역사성' 지역경제 고려해야

강경우 기자 | kkw4959@hanmail.net | 2026.08.03 12:39:27
[프라임경제] 정부의 공공기관 재편 및 국방 개혁 구상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경남도가 지역의 사멸 위기감 속에 전면 대응을 선언했다. 

경남도가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LH 본사 존치·국군사관학교 통합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 경남도

이에 따라 △발전공기업 통합본사의 경남혁신도시(진주) 유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남 존치 △해군사관학교의 진해 존치라는 3대 현안을 축으로 정부 정책의 허점을 조목조목 짚고 나선 것이다. 

경남도의 이 같은 행보는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를 넘어, 국가 균형발전 원칙과 군 안보 역량의 근간을 지키기 위한 배수진으로 풀이된다.

◆2500억 절감 vs 세 결집…'실용성'과 '정치력' 맞붙은 발전공기업 통합

정부가 추진 중인 발전공기업 통합 정책에서 최대 관건은 단연 통합본사의 입지다. 거론되는 주요 후보지 중 광주·전남(나주)이나 충남(내포)의 경우 막대한 규모의 통합청사 신축 비용이 불가피하다. 청사 건립에만 최소 2500억원 이상의 혈세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경남 진주는 이미 들어서 있는 한국남동발전의 본사 청사를 즉시 활용할 수 있어 재정적 낭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독보적인 입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삼천포와 하동 석탄화력발전소의 단계적 폐쇄에 따른 에너지 전환 실증 인프라,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전기연구원 등 국가 대표 에너지 기업·연구기관이 밀집된 산업 인프라까지 더해져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에너지산업의 중심지'라는 명분을 확보했다.

산업·에너지 전문가들은 '실용적 접근'에 손을 들어준다. 에너지 정책 전문가 A씨는 "탈석탄과 재생에너지 전환은 단순한 본사 위치 선정을 넘어 지역 내 산업 생태계와의 연계성이 핵심"이라며 "신축 비용 절감은 물론, 현장 발전소와 1시간 생활권에 위치해 업무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경남이 실질적인 최적지"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발전 5사 노동조합 위원장들 역시 나주 이전안에 명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노동계 내부에서도 경남 유치안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한국토지주택공사 LH. = 강경우 기자

◆"이전한 본사를 또 쪼개나"…LH 분리 개편, 국가 정책의 '신뢰 위기'

LH 개편안을 둘러싼 갈등은 국가균형발전 정책 전체의 신뢰성과 직결돼 있다. 지난 2015년 경남혁신도시로 이전한 LH는 현재 약 1850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며 진주지역 혁신도시 생태계의 앵커 기관 역할을 맡고 있다.

만약 조직 개편을 이유로 LH 본사를 다시 분리하거나 타 지역으로 재 이전할 경우, 지난 10여년간 쌓아온 혁신도시 정책의 기틀이 한순간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미 우수한 정주여건과 20층 규모의 대형 청사가 조성돼 있음에도 이를 외면하는 것은 명백한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이다.

도시계획 및 행정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핵심 목표는 지역 거점 형성과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라며 "정권이나 상황에 따라 이미 이전한 기관을 다시 이전하거나 분해하는 선례가 만들어진다면, 전국 어느 혁신도시도 정부 정책을 신뢰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해 해군사관학교. = 강경우 기자

◆바다 없는 '대전' 해군사관학교?…안보 전문성과 지역상권 무너뜨리는 '졸속 통합'

가장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는 대목은 국방부가 검토 중인 육·해·공군 사관학교의 '대전 자운대 통합 이전' 방안이다. 2036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는 이 계획은 군 장교 양성의 효율성만을 강조한 나머지, 각 군의 특수성과 작전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해군 장교 양성은 바다라는 현장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진해는 해군기지, 함대, 항만, 교육·훈련 시설이 하나로 연결된 유일무이한 해양 작전·교육의 거점이다. 

해양 안보 전문가들은 "함정 운용과 항해, 해양 작전 교육을 내륙인 대전에서 실시하겠다는 것은 해군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이론 교육과 현장 실습이 분리될 경우 해군 장교의 실전 대응력 저하로 이어져 국방 안보에 심각한 빈틈을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육·해·공군 사관학교 총동창회마저 공동 입장문을 내고 통합 계획의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군사적 측면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도 심각하다. 진해 지역은 사관생도와 교직원 700여명을 비롯해, 면회객, 졸업식 및 각종 행사 방문객이 유입되는 핵심 경제 축을 이루고 있다. 

해사가 이전할 경우 숙박·외식·교통 등 진해 구도심 상권은 직격탄을 맞게 되며, 오랜 시간 해군과 함께 형성돼 온 진해의 도시 정체성마저 해체될 위기에 놓인다.

◆경남도, 범도민 총력전 선언…정부 원칙 준수 촉구

경남도는 박일웅 행정부지사를 중심으로 경남도의회, 진주시, 창원시, 지역 국회의원 및 시민사회와 연대해 전방위적인 총력 대응에 돌입했다. 대정부 성명서 채택과 결의안 가포는 물론, 전 도민 온·오프라인 서명운동을 펼치며 지역의 단합된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박일웅 행정부지사는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와 LH 존치는 기존 인프라 활용을 통한 국가 예산 절감과 균형발전 원칙을 지키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며 "도민과 각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한 해군사관학교 통합 이전 시도에 대해서도 해군 교육의 전문성과 지역 경제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단순 일원화·선심성 배분 논리에 맞서 실용성과 전문성, 지역 생존권을 내걸고 배수진을 친 경남도의 행보에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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