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국내 건강보험 등재 절차가 본격화됐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처방이 확대됐지만 국내에서는 허가와 급여 절차가 늦어지면서 환자들이 해외 제품을 직접 구매해야 했던 만큼, 이번 급여 적정성 인정이 환자 접근성을 높이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열린 2026년 제7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동아에스티의 엑스코프리정(12.5·25·50·100·150·200㎎)에 대해 '급여의 적정성이 있다'고 심의했다. 적용 대상은 기존 항뇌전증약으로도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성인 부분발작 환자의 부가요법이다.
약평위 심의를 통과하면서 엑스코프리는 건강보험 등재를 위한 핵심 절차를 넘게 됐다. 앞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 보건복지부 고시를 거쳐 최종 건강보험 적용 여부가 결정된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326030)이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이다.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뒤 미국에서는 '엑스코프리', 유럽에서는 '온투즈리(Ontozry)'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동아에스티(170900)가 허가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4년 SK바이오팜과 라이선스 인 계약을 체결해 국내를 비롯한 일부 국가의 허가와 판매, 완제의약품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다만 국내 환자들의 치료 환경은 글로벌 시장과 차이가 있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처방이 확대됐지만 국내 허가와 급여 절차가 늦어지면서 환자들은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등을 통해 유럽 제품인 온투즈리를 자비로 수입하는 방식에 의존해 왔다. 식약처도 국내 허가 당시 학회와 환자단체, 국민청원 등을 통해 조속한 국내 도입 요구가 이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의 경제적·시간적 부담도 적지 않았다. 해외 운송비 등을 포함해 월평균 약 25만원, 연간 약 300만원을 본인이 부담해야 했으며 실제 제품을 받기까지 6~8주가 소요되는 경우도 있었다. 지속적인 복용이 중요한 뇌전증 치료 특성상 이러한 절차는 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번 약평위 심의 결과로 이른바 '국산 신약 역수입' 사례는 해소 가능성이 커졌다. 최종 건강보험 등재가 이뤄질 경우 국내 의료기관과 약국을 통해 안정적으로 처방받을 수 있게 되고, 건강보험 적용 여부에 따라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실제 건강보험 적용까지는 남은 절차가 적지 않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을 통해 상한금액과 재정 영향 등을 조율해야 하며, 이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와 복지부 고시를 거쳐야 최종 등재가 완료된다. 급여 대상과 선행 약제사용 조건, 처방 기준 등이 어떻게 설정되는지도 향후 환자 접근성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국내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개선뿐 아니라 국내 기업이 개발한 혁신 신약의 국내 도입 체계에도 의미 있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엑스코프리는 국내에서 개발됐지만 환자들이 해외 제품을 먼저 사용해야 했던 대표적인 사례였다"며 "최종 급여 등재가 이뤄질 경우 환자 부담 완화는 물론 국산 혁신 신약의 국내 활용 확대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