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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웅의 이혼이야기] 이혼에 합의했는데, 협의이혼보다 조정이혼이 유리한 경우

 

김광웅 변호사 | press@newsprime.co.kr | 2026.06.26 10:49:36
[프라임경제] 부부가 이혼하기로 합의했다면 대부분 협의이혼부터 떠올린다. 서로 이혼에 동의했는데 굳이 법원에서 조정까지 받을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혼에 합의했다는 이유만으로 항상 협의이혼이 가장 적절한 것은 아니다.

이혼 여부뿐만 아니라 재산분할금, 위자료, 양육비처럼 이혼 후 실제로 이행돼야 할 약속이 있다면 조정이혼이 더 안전한 경우도 있다. 협의이혼과 조정이혼은 모두 부부의 합의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절차와 법적 효력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사례를 보자.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는 A씨는 배우자와 이혼하면서 파주시에 있는 아파트와 김포시에 있는 상가의 소유권을 넘겨받고, 재산분할금 1억원과 매월 양육비를 지급받기로 합의했다. 두 사람은 협의이혼 신고를 마친 뒤 이러한 내용을 담은 별도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배우자는 약속한 기한이 지나도록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하지 않았고, 재산분할금도 지급하지 않았다. 

A씨는 합의서가 있으므로 곧바로 배우자의 예금이나 급여를 압류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일반적인 사인 간 합의서만으로는 바로 강제집행에 나서기 어려웠다. 결국 A씨는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받고 재산분할금을 지급받기 위해 별도의 소송이나 심판절차를 다시 검토해야 했다.

협의이혼은 부부가 가정법원에서 이혼 의사를 확인받은 뒤 이혼신고를 하는 절차다. 미성년 자녀가 있다면 친권자와 양육자, 양육비 및 면접교섭에 관한 사항도 정해야 한다. 숙려기간은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 원칙적으로 3개월, 없는 경우 1개월이다.

협의이혼은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다. 재산분할이나 위자료 문제가 없거나 이미 재산관계가 정리됐다면 협의이혼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다만 법원이 주로 확인하는 것은 부부의 이혼 의사다. 별도로 작성한 재산분할 합의서의 내용과 이행 가능성까지 모두 심사해 판결하는 것은 아니다.

앞선 사례처럼 파주시 아파트와 김포시 상가의 소유권 이전, 재산분할금 1억원 지급이 합의서에 적혀 있어도 상대방이 이행하지 않으면 곧바로 소유권이전등기나 예금 압류를 진행하기 어렵다. 결국 별도의 소송이나 심판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

조정이혼은 가정법원의 조정절차에서 이혼과 그 조건을 함께 정하는 방식이다. 조정이 성립해 조정조서에 기재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발생한다. 따라서 부동산 소유권 이전 방법, 재산분할금 지급기한, 양육비의 액수와 지급일 등을 조정조서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 상대방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조정조서를 근거로 강제집행이나 후속 절차를 검토할 수 있다.

조정이혼은 반드시 치열한 소송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혼과 주요 조건에 상당 부분 합의한 상태에서, 그 내용을 법적 효력이 있는 문서로 남기기 위해 조정을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 

재산분할금이나 위자료의 지급, 부동산과 대출의 정리, 양육비와 면접교섭 조건이 남아 있다면 이혼전문변호사와 상담해 협의이혼과 조정이혼 중 어느 절차가 적절한지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

재산과 자녀 문제가 단순하고 정산까지 끝났다면 협의이혼이 더 간편할 수 있다. 반대로 이혼 후에도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받거나 돈을 지급받아야 한다면, 재산분할 합의서 작성에 그치지 말고 약속 불이행에 대비한 방법까지 검토해야 한다.

이혼에 합의하는 것과 이혼 조건을 실제로 이행받는 것은 다른 문제다. 도장을 찍는 순간에는 모든 문제가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부동산 명의와 재산분할금, 양육비는 도장만으로 저절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혼 절차를 선택할 때에는 빨리 끝나는 길만 볼 것이 아니라,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다시 법원을 찾지 않아도 되는 길인지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잘 끝낸 이혼은 가장 빨리 끝난 이혼이 아니라, 끝난 뒤 다시 분쟁이 시작되지 않는 이혼이다.

김광웅 변호사(이혼전문) /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 사법연수원 제37기 수료/ 세무사 /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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