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둘러싼 자금 지원 책임 공방이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 간 정면충돌로 번졌다.
MBK파트너스가 메리츠금융그룹에 회생절차 중 운영자금, 이른바 DIP 금융 지원을 요구하자 메리츠금융그룹은 "최대주주가 먼저 책임 있는 자금 투입에 나서야 한다"고 맞받았다.
MBK파트너스는 19일 입장문을 내고 "홈플러스는 회수해야 할 담보물이 아니라 1만명 이상의 임직원과 수많은 협력업체, 납품업체가 생계를 걸고 있는 계속기업"이라며 메리츠금융그룹의 전향적인 DIP 금융 지원 검토를 요청했다.
MBK파트너스는 이번 사안의 본질이 자산운용사인 MBK파트너스의 운용자산 규모나 설립자 개인 자산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핵심은 메리츠금융그룹이 주요 채권단으로서 홈플러스 회생에 동참할 것인지, 파산을 전제로 담보 회수와 초과수익 극대화에 나설 것인지에 있다는 주장이다.
MBK파트너스는 "메리츠금융그룹은 자산 135조원, 연간 영업이익 2조8700억원에 이르는 대형 금융그룹"이라며 "포용금융의 사회적 가치를 존중하는 금융그룹이라면 대출 원리금 회수보다 홈플러스 회생을 통한 사회적 상생을 우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홈플러스가 청산될 경우 메리츠금융그룹이 상당한 담보 회수 이익을 얻게 된다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메리츠금융그룹은 홈플러스 부동산에 대한 1순위 신탁담보권자로, 이미 회수한 원리금 2561억원에 더해 약 1조5600억원의 담보가치를 추가로 회수할 수 있다.
MBK파트너스는 이 경우 총 회수금액이 약 1조8161억원에 달해 최초 대출원금 1조3000억원을 모두 회수하고도 약 5161억원의 추가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회생절차 개시 이후 적용 중인 연 20%의 연체이자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반면 MBK파트너스는 대주주가 홈플러스 투자금 2조5000억원 전액을 손실 처리했고, MBK파트너스도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그동안 4000억원을 지원했다고 강조했다. 또 2000억원 규모의 DIP 긴급운영자금이 실행될 경우 이 가운데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연대보증 의사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요청하는 것은 청산을 막고 정상화를 통해 임직원, 협력업체, 소상공인과 상생하자는 것"이라며 "회생절차를 통해서도 메리츠금융그룹은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메리츠금융그룹은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투자 실패의 부담을 채권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반박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최대주주의 책임 있는 자금 투입과 손실 부담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메리츠금융그룹은 MBK파트너스의 운용자산 규모와 수익 구조도 문제 삼았다. 메리츠금융그룹은 "MBK파트너스는 그동안 스스로를 동북아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라고 소개해 왔다"며 "운용자산은 약 325억달러, 한화 약 50조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업계 통상 수준의 기본 운용보수 1% 이상을 고려해도 MBK파트너스는 연간 수천억원 규모의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투자 성과에 따른 성과보수까지 감안하면 실제 수익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MBK파트너스가 올해 3월 연례서한에서 지난해 투자자들에게 17억달러 규모의 분배금을 지급했다고 밝힌 점도 언급했다. 또 홈플러스가 포함된 바이아웃펀드 3호가 홈플러스 투자 실패에도 지난해 15.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꼬집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그럼에도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에 대한 추가 지원 여력이 없다고 주장하며 그 부담을 채권자들에게 전가하려 하고 있다"며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이자 경영권을 보유해 온 MBK파트너스야말로 이번 사태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라고 비판했다.
이어 "투자 성과를 통해 얻은 수익은 투자자와 함께 향유하면서도 경영 실패에 따른 부담은 채권자에게 전가하려는 모습은 시장의 상식과 책임경영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수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방식으로는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홈플러스 사태의 책임 있는 해결을 위해서는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먼저 시장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자구 노력과 자금 지원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측의 공방이 격화되면서 홈플러스 회생절차의 핵심 변수는 운영자금 조달로 좁혀지는 모습이다. MBK파트너스는 채권단의 참여를 통한 회생 가능성 확보를 강조하고 있지만, 메리츠금융그룹은 최대주주의 선제적 책임 부담 없이는 금융 지원 논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회생의 향방은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부담할지에 달릴 전망이다. 임직원과 납품업체, 협력사 생계가 걸린 사안인 만큼 양측의 책임 공방이 장기화될 경우 홈플러스 정상화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