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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타 이용자 네이트 탈출 어렵다?

창 종료전엔 못빠져나가…SK컴즈"의도하지 않은 기능"주장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1.05 09:02:53

[프라임경제] 네이트가 같은 SK컴즈 계열사인 엠파스 통합을 결정, 새로운 포털계의 강자로 떠오르는 수순을 밟고 있다.

네이트의 강점인 메신저 기능에 엠파스가 다져온 검색 기능을 추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특히 계열사 싸이월드의 사람찾기 기능까지 합쳐지면 포털에서의 장악능력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그야말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다음과 네이버 같은 경쟁업체들을 앞설 가능성마저 점칠 수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런 고도의 흡인력으로 네이트로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정정당당한 경쟁 외에도, 기술적으로 고객들이 네이트를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을까?

◆비스타 이용자, 네이트의 늪에 빠지다?

윈도 운영 체제의 주류가 XP에서 비스타로 변경되고 있는 가운데, 비스타를 사용하는 네티즌이 네이트에 한 번 접속하는 경우 좀처럼 네이트 밖으로 벗어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비스타 이용자의 경우 한 번 네이트 홈페이지를 띄운 후(이를 제 1의 창이라 하자), 네이트 주소를 지우고 다른 홈페이지 주소를 입력해도 창이 바뀌지 않고 '새로운 창이 별개로' 형성되는(제 2의 창)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네이트에 접속된 창에서 다시 주소를 지우고, 제 3의 주소를 입력해도, 1의 창에서 변경이 이뤄지지 않고, 2의 창에서 제 3의 주소로 접속하는 변경이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처음 컴퓨터를 켜고 네이트 창을 생성했다고 하자(사진 1). 이때 이 홈페이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네이트 주소를 지우고, 연세대 홈페이지 주소를 수동으로 입력해도(사진 2), 새로운 제 2의 창이 형성되고 네이트를 띄운 창은 그대로 남는다. 홈페이지가 새로운 정보를 보여주는 한 개가 아닌, 네이트가 그대로 남고, 새 창이 나오는 것(사진 3)이다. 마찬가지로, 다시 네이트창에서 네이트 주소를 지우고 수동으로 조선일보 주소를 입력해도(사진 4), 제 1의 창에서 변경이 이뤄지지 않고, 제 2로 형성된 연세대 홈페이지가 조선일보로 변경되고 만다(사진 5).

   
  <사진 1>  
   
  <사진2=네이트 삭제 후 다른 창으로 가고 싶다는 주문을 낸다>  
   
  <사진 3=네이트가 뜬 창은 그대로 남고, 연세대 홈페이지를 보여주는 창이 새롭게 형성>  
   
  <사진 4=네이트 창을 다른 창을 변경하려 시도>  
   
  <주소를 입력한 네이트를 보여주는 당초 창 대신, 엉뚱하게도 연세대 홈페이지가 조선일보로 이동>  

XP 운영 체제를 사용하는 사람에게서는 이같은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 경우 네이트에 한 번 접속한 사람은 매번 네이트 창을 닫고 새 창을 띄워 작업하지 않는 한은, 네이트를 고정적으로 사용하면서 그 밖의 창들을 계속 추가해 가면서 사용하는 무한반복에 빠지게 된다.

◆네이트 측 "주소창 검색기능 때문으로 추정 중"

이러한 문제에 대해 SK컴즈 관계자는 일종의 '의도하지 않은 기능'으로 설명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본지에서 문의한 이러한 유형의 원인은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는데, '주소창 검색 기능'에 따른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변했다.

만약 이러한 설명이 사실이라면, 다른 포털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기능이므로 충분히 홍보 대상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특별히 효율성이 높다고 할 정도는 아니어서 그럴 것은 아니라고 본다"는 조심스러운 답변이 돌아왔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주소창 검색이라는 기능이 네이트에 있으며, 의도한 것은 아니나 현재 제공 중이라는 것이다. 현재 SK컴즈에서는 비스타에서만 이런 문제가 있는 것에 대해서도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고객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의도된 기능 제공인지, 혹은 기술적으로 일종의 오류에 따른 것인지라는 문제에 대해 일단은 후자쪽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셈이다.

◆불편하다 vs. 괜찮다 반응 엇갈리지만 일단은 '찜찜'

이 문제에 대한 비스타 사용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의식하지 못하는 사용자가 많지만(네이트를 네이버나 다음처럼 제 1 포털로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네티즌도 아직 많으므로), 문제를 설명한 다음 반응을 살펴본 결과, 검색엔진을 여러번 만들지 않고도 한 번에 계속 사용할 수 있어 편하다는 의견과, 창이 임의로 변경돼 조금 불편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공통된 견해는 "내가 원하지 않는 효과라서 찜찜하다"는 것.

특히, 네이트가 임의로 이같은 기능을 일부러 사용, 고객을 붙잡아 두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비스타와 네이트가 어떤 기능상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어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견해도 있다.

이렇게 소비자의 정보 이용에 대한 주문을 임의로 왜곡해 창을 형성하는 기능(혹은 오류)가 있는 포털이 있다면, 편의성 제고라는 점에서는 몰라도 임의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심각한 침해가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나 리눅스나 파이어폭스 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윈도가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우리 나라 컴퓨터 시장에서, 윈도 비스타 체제 하에서의 이같은 문제는 한국 인터넷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나 다름없어, 고의에 의한 '한 번 들어온 고객은 최대한 네이트를 이용하도록 묶어두기 위한 기능'이든, 네이트와 비스타와의 어울리지 않는 궁합에 따른 '애꿎은 고객 피해'이든 간에 어떤 형태로든 개선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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