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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대책 삼일천하, 서울·경기 집값 낙폭 커

매물 나와도 찾는 발길 줄어···시장 분위기 ‘싸늘’

나원재 기자 | nwj@newsprime.co.kr | 2008.11.14 10:32:18

[프라임경제] 재건축 단지는 대대적인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한 주 만에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등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온갖 노력이 ‘삼일천하’에 끝나는 모습이다.

14일 부동산뱅크(www.neonet.co.kr)에 따르면 실제, 대책 발표 전·후로 수천만 원씩 호가가 치솟았던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이번 주 들어 이어졌던 수요자들의 문의가 뚝 끊기면서 집값이 또 다시 급락하는 추세다.

또, 상반기 집값을 이끌었던 노·도·강 지역은 집주인들이 시세보다 20~30% 정도 가격을 낮춰 매물을 내놓으면서 아파트값이 올 초 수준으로 회귀하는 양상을 보였다.

◆ 전국 아파트값, 거래부진으로 시세파악 ‘어려워’  

11.3 대책 기대감으로 지난주 낙폭을 줄였던 전국 부동산시장이 한 주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번 주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03%p가 떨어진 -0.20%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서울(-0.27%)은 전주보다 0.03%p가 밀려났고, 버블세븐지역과 신도시는 각각 -0.33%, -0.27%씩 하락세를 나타냈다. 경기도는 -0.21% 하락했고, 그동안 낙폭이 크지 않았던 인천도 -0.25%가 떨어지면서 불황의 대열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서울 권역별로는 강남권과 비강남권이 -0.40%와 -0.20%가 하락했다. 유형별로는 일반 아파트와 주상복합 단지가 각각 -0.26%와 -0.07%씩 약세장을 연출했다.

지난주 낙폭을 1.24%p나 줄였던 재건축 단지는 이번 주 하락폭을 0.18%p 넓히며 -0.36%가 떨어졌다.

특히, 송파구(-0.50%) 재건축 단지의 낙폭이 가장 컸다. 신천동 장미아파트가 면적별로 평균 3,000만 원씩 매매가를 낮췄고, 지난주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잠실동 주공5단지는 한 주 만에 분위기가 급반전되면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는 상황이다.

J공인 대표는 “지난 3일 대책 발표 당시만 하더라도 수요자들의 문의가 쇄도했는데 며칠 사이 분위기가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찾는 사람이 전혀 없어 지난주 상승세를 띄었던 집값이 다시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지난주 9억 7,000만 원까지 올라섰던 주공5단지 112㎡(34평형)는 현재 9억 원으로 주저 앉았고, 119㎡(36평형)는 5,000만 원이 하락한 10억 5,000만 원에 매매가가 형성됐다.

강남구 역시 지난주 상승대열에 합류했던 주공단지들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0.46%가 밀렸다. 이밖에 노원구(-0.49%), 강동구(-0.28%), 서초구(-0.24%) 등도 약세장을 연출했다.

집값 하락세 현상은 일반 아파트시장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나고 있다.

양천구는 목동 신시가지 단지들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0.67%를 기록했다. 13단지 115㎡(35평형)가 8억 3,500만 원에서 7억 2,500만 원으로, 14단지 89㎡(27평형)가 5억 5,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강북권에서는 노원구와 도봉구의 하향세(-0.33%)가 눈에 띄었다. 이들 지역은 상반기 집값 상승세를 이끈 주역들이지만 최근 들어 매수세가 붙지 않아 아파트값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월계동 D공인 대표는 “월계동 미성아파트 42㎡(13평형)의 경우 지난 4월경 3억 1,000만 원까지 거래가 됐지만 현재는 매수세가 없어 올 초 수준인 2억 5,000만 원으로 가격이 내려앉았다”고 설명했다.

도봉구 창동 Y공인 대표 역시 “시세보다 30% 가량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문의전화조차 없다”며 “두 달 전부터 거래가 끊기기 시작해 시세 파악 조차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이밖에 성북구(-0.44%), 마포구(-0.40%), 강서구(-0.27%), 강동구(-0.21%) 등의 지역에서도 집값 하락이 두드러졌다.

◆ 인천·경기, 수요자 못 찾아 ‘전전긍긍’

그동안 하락폭이 크지 않았던 인천은 이번 주 들어 낙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지역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꾸준히 이뤄졌지만 이달 들어 1~2개씩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집값이 하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중 연수구(-0.88%)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송도동 웰카운티 단지들의 낙폭이 컸다. 송도동 K공인 대표는 “지난 3일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지면서 이 일대 아파트를 팔고 웰카운티 4단지 분양권을 잡으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현재 4단지는 분양가에 프리미엄이 1억원 가량 붙은 상태지만 일대 아파트값보다도 가격이 낮아 갈아타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부평구(-0.29%)는 부평동 동아2차 109㎡(33평형)와 대림 69㎡(21평형)가 3,000만 원과 1,000만 원씩 하락하며 3억 1,000만 원, 1억 8,000만 원으로 주저 앉았다.

D공인 대표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찾는 사람이 많아 집주인이 내놓는 가격에 거래가 성사되기 일쑤였지만 최근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들어 매수세가 부쩍 줄어 시세보다 저렴하지 않으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강화군이 -0.27%가 빠졌고, 계양구(-0.14%), 남동구(-0.13%), 서구(-0.08%) 등이 뒤를 따랐다.

이번 주 신도시는 일산(-0.53%)의 낙폭이 지난주보다 확대됐다. 이어 산본이 -0.31%가 떨어졌고, 분당(-0.29%), 평촌(-0.06%), 중동(-0.03%) 순으로 약세장을 연출했다.

경기도는 과천시(-0.83%)가 내리막행진을 거듭했다. 면적에 상관없이 별양동 주공단지들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과천시 집값을 끌어 내렸다. 6단지 52㎡(16평형)와 5단지 148㎡(45평형)가 6,500만 원과 5,000만 원이 하락해 각각 4억 9,500만 원, 10억 5,000만 원으로 조정됐다.

의왕시는 오전동 일대 99㎡(30평형)대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0.56%가 하락했다. D공인 대표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춰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수요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며 “집값이 더욱 떨어질 것을 기대하고 저마다 매수시기를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성남시가 -0.48% 내렸고, 김포시(-0.36%), 수원시(-0.35%),. 의정부시(-0.29%), 광명시(-0.28%) 등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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