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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빅5 싫다'는 부산 의사···지방병원 동료에 폐암 수술 맡겨

가족들 "반드시 서울에서 수술"..."이곳에도 명의가 많아" 고집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4.05.07 10:09:24

부산온종합병원 의사 한봉주 과장이 같이 근무 중이 동료 의사 최필조 폐암 센터장에게 자신의 증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온종합병원

[프라임경제] "지방에도 암수술 권위자는 많습니다."

최근 정부 고위공무원이 지방 종합병원의 수술 권유에도 굳이 서울 대형병원 전원을 고집해 빈축을 샀다. 이런 가운데 부산에 한 종합병원 60대 성형외과 의사가 서울 빅5 병원을 마다한 채 함께 일하는 동료 의사에게 폐암 수술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암환자 수도권 쏠림현상에 대해 '왜 그럴까'라는 물음표를 남긴다. 

현재 진료실로 복귀해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수도권 병원에서의 수술을 강력하게 권하는 가족들을 뿌리치고, "가장 편하고 나를 가장 잘 아는 동료에게 수술받겠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봉주 부산 온종합병원 과장(68·성형외과전문의)은 지난 4월11일 가슴 통증이 심해 동료 의사 최필조 폐암 수술센터장(전 동아대병원 흉부외과 교수)을 찾아가 흉부CT 조영검사를 받고 조기 폐암으로 추정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왼쪽 폐 결절의 크기는 2.5㎝로, 주치의인 최 센터장은 한 과장에게 수술을 권했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에 새롭게 발생한 암 환자 수는 25만4718명이며, 이 중에 폐암은 2만9960명 전체 암 발생의 11.8%로 2위를 차지했다. 폐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약 30%로 낮은 편이다.
  
한 과장은 가족들의 끈질긴 권유에도 "이 병원에도 폐암수술을 잘 하는 교수 출신 의사가 있으니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오히려 설득했다.
  
2020년 3월부터 온종합병원에서 진료한 최필조 센터장은 동아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주임 교수 출신으로, 흉강내시경을 통한 폐암수술을 잇따라 성공시켜왔다. 대학병원을 제외하면 지역 종합병원으로서는 온종합병원이 처음이라고 한다. 

최 센터장은 흉강경 수술과 로봇수술을 통해 국내에서 폐암과 흉부종양 분야의 치료를 선구적으로 이끌고 있으며, 1994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4000례가 넘는 흉부질환 수술을 시행한 폐암 수술명의로 평가받고 있다.
  
주치의 최 센터장은 지난달 23일 3시간30분에 걸친 폐 분절 절제술로 한 과장의 암세포를 완전히 떼어냈다. 조직 검사결과, 한 과장은 침윤성 비점액성 선암종으로 확인됐다.
  
지난 4일 온종합병원 성형센터 진료실에서 만난 한 과장은 "지난 2021년 1월 검진에서 폐에 작은 결절에 확인됐고, 최 센터장을 통해 줄곧 이를 관찰해오다 이번에 조기 폐암으로 추정되면서 곧바로 수술하게 됐다"며 "암이라고 무조건 서울로 가는 것은 옳지 않고, 지역의 대학병원은 물론 중견 종합병원에서도 각종 암 치료가 가능한 교수 출신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고 말했다. 

주치의 최 센터장은 "다행히도 한 과장은 조기암으로 확인돼 재발 가능성은 낮다"면서, "폐암은 자각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쉽지 않으므로 남녀나 흡연 여부 상관없이 해마다 정기검진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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