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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부채비율 급증…후계구도 ‘빨간불’

과도한 인수합병 휴우증?…사측 “9월 중순 경 해결될 것”

이광표 기자 | pyo@newsprime.co.kr | 2008.08.29 14:36:12

[프라임경제] M&A 시장의 숨은 실력자로 알려져 있는 대한전선이 전선 업계 호황 분위기 속에서도 그동안의 과도한 인수합병으로 인한 휴우증에 시달리며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사진= 대한전선 본사 사옥 전경>
 
잇따른 M&A에 성공하며 몸집을 키운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곤혹을 치르고 있는 것과 비슷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국내 대기업들의 단기성 부채가 급증하면서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것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기업인수에 나섰던 대한전선은 지난해 상반기에 5,435억 원이던 유동부채가 1조4,981억 원으로 176% 급증했고, 부채비율 또한 84%에서 257%로 무려 3배나 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금리 상승세까지 이어지고 있어 금융비용 부담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자칫 경영부실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전선은 지난 7월 높아진 부채비율 고민을 털고 재무구조 안정을 꾀하기 위해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던 남부터미널과 안양공장 부동산 부지를 매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일환으로 임종욱 대한전선 부회장은 지난 6월 28일, 안양전선공장 부지 매각 계약을 직접 체결하기도 했다. 실제 부동산 매각이 이뤄질 경우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존재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면서 매각 자체가 순조롭게 풀리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며 이러한 우려들로 인해 목표주가도 지난달에 비해 하락세가 뚜렷하다.

실제로 지난해 왕성한 M&A 실력을 뽐낼 당시인 11월경만 해도 9만원대까지 치솟았던 대한전선의 주가는 9개월여가 지난 현재 3만원대까지 추락하며 M&A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2ㆍ4분기 매출액이 6,078억원, 영업이익은 190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11%, 7% 증가한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다.

대한전선 한 관계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일시적으로 부채비율이 급증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추진 중인 안양공장 부동산 매각이 9월 중순 경이면 종결될 것으로 보여 재무구조도 안정될 것”이라며 “최근 주력 사업인 전선업 분야가 최대 호황을 맞는 등 긍정적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대한전선의 주가 등락이 최근 9개월간 9만원대에서 무려 3만원대로 급락을 보였다>
 
◆ 후계구도 전환 앞두고 ‘걱정’

더욱이 대한전선이 故 설원량 회장의 장남인 윤석(27, 81년 2월 생)씨로 원활한 경영승계를 꾀하고 있는 상황 속에 이 같은 악재가 겹친 것은 더 우울할 수 밖에 없는 일.
대한전선의 ‘3세’격인 윤석씨는 지난 2005년 대한전선에 과장급으로 입사해 현재 전략경영실 부장으로 근무하며 경영수업에 한창이다. 현재 국내 50대 그룹 '황태자' 군에서 가장 이른 나이에 입사, '초고속' 승진을 통해 실물 경영 익히기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전선은 설 전 회장의 타계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추면서 임종욱 부회장이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지만, 그룹 안팎에서는 장남인 윤석씨로의 후계구도 전환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특히 대한전선의 지분구조 현황은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2008년 8월 대한전선이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윤석씨가 16.3%로 2대주주에 올라 있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최대주주인 삼양금속(26.5%)의 지분도 윤석씨가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경영승계가 완료된 것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대한전선의 재무구조 악화가 최대주주나 다름 없는 윤석씨로의 원활한 경영권 이양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1년 새 부채비율이 무려 3배 가까이 뛰며 여기저기서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는 대한전선이 부동산 유동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재무구조 안정화를 꾀할 수 있을지 9월 중순 경이면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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