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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출신 두 포털 CEO '희비 교차'

< IT업계 맞수 CEO - ③최휘영 대표 vs 석종훈 대표 >

이광표 기자 | pyo@newsprime.co.kr | 2008.08.21 15:27:18

[프라임경제] 재계에 전문 CEO 체제가 보편화되면서 CEO의 경영능력은 오너와 주주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정해진 임기 안에 얼마만큼의 성과와 비전을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연임여부도 판가름 나게 마련이다. 특히 IT업계의 경우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CEO들의 능력은 더욱 부각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안에 맞수들의 대결도 흥미진진하다. 본지는 <IT업계 맞수 CEO 시리즈> 세 번째 순서로 포털업계를 이끄는 두 맞수를 조명해봤다.

국내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을 운영하며 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은 각각 최휘영 대표와 석종훈 대표가 사령탑으로 버티고 있다.

두 CEO는 맞수로서 공교롭게도 ‘기자출신’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두 CEO모두 “네티즌에게 맞는 뉴스를 제때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본래 인터넷업계에서 여름철은 전통적인 비수기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촛불정국과 올림픽 등 이슈거리가 계속되며 포털 업계 CEO들은 여느때보다 분주한 움직임이다.

   
  올해 연임에 성공한 최휘영 NHN 대표.
   
◆ 정체된 성장세 극복 사활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를 운영 중인 최휘영 NHN 대표는 1991년 연합뉴스에서 기자생활을 시작, YTN 정치부 기자를 거쳤고, 2000년도 야후코리아에 입사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기자시절 IT분야를 경험해보지 못한 최 대표였지만 야후코리아에서 보낸 3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2002년 NHN으로 자리를 옮겨 기획실장 등을 역임한 뒤 2년만에 대표자리에 오른다.

야후코리아를 거친 그는 네이버 기획실장을 맡으며 인터넷업계에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다.

언젠가 그는 책 검색서비스를 시작하자고 주장했다. 당시 내부에서는 수익성 없는 사업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그는 “권력이나 부에 의해 지식 격차가 생기는 사회가 돼서는 안 된다”며 끝까지 밀어붙이고 결국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냈다.
네이버 책 검색이 검색서비스의 주요 서비스로 자리잡았고, NHN의 검색기능을 한차원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었던 결정적 전기가 됐다.

'연임 성공한 최휘영 NHN 대표…‘네이버’ 신사업 발굴 총력'

최 사장은 지난 3월 28일 이사회가 재선임을 결정하며 연임에 성공했다. 이로서 최 사장을 앞으로 3년간 더 NHN을 이끌게 됐다.

실제 최 사장은 NHN의 사령탑에 있으면서 그동안 우수한 경영 성과를 보였다.
지난 2005년 국내부문 대표를 맡은 이후 2004년 2295억원이었던 매출이 3년 만에 9202억원으로 증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도 최 사장의 진두지휘 속에 NHN은 해외 법인을 포함해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최 사장 앞에 놓여진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NHN은 지난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검색 광고부문이 주춤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로 인한 여파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주식시장에서도 맥을 못추고 있다.

최 대표는 위기 돌파를 위해 글로벌 사업강화와 게임시장 공략을 꾀하고 있다.

특히 일본 검색 사업에 중점을 두며 NHN은 올해 말을 기점으로 일본 검색 서비스 오픈을 목표로 두고 있다. 또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시장 공략도 본격화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최 사장의 올해 매출 1조2700억원과 영업이익률 42%를 목표로 두고 있다. 만만치 않은 과제이지만 글로벌 역량 강화를 통한 신사업 발굴과 핵심서비스 품질향상 등을 통해 업계 최고 자리를 수성하겠다는 각오다.

   
 잇따른 악재에 부딪히고 있는 석종훈 다음 커뮤니케이션 대표.
   
◆ 정보유출에 40억 추징금까지

2005년 8월 처음 선임된 석종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는 1986년 경향신문에 입사해 조선일보의 정보통신팀장 등을 거쳤고, IT 열풍이 거세던 2000년 초 미국 실리콘벨리뉴스 부사장을 역임한 뒤 2002년 다음의 러브콜을 받아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맞수인 최휘영 대표와 ‘전직기자’라는 동일 코드를 지니고 있지만 기자시절부터 IT분야에서 활동하며 전문성을 높여왔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석 대표는 2002년 다음에 합류한 이후 'UCC'발굴과 ‘구글’과의 파트너십을 주도하며 다음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구원투수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단독대표로서 첫 해를 맞으며 독자경영 체제를 구축한 올해 역시 글로벌 IT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IPTV 시장 진출’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00년도 이후 네이버의 무서운 성장세에 업계 양강구도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지난해 매출 규모에 있어서도 ‘다음’은 9,202억원을 기록한 네이버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다음 5,760억원을 기록했으며 순이익 면에서는 네이버 3,955억원, 다음 605억원으로 더 큰 차이를 보였다.

그나마 지난 2분기에 675억500만원 매출에 113억4000만원의 영업이익과 117억3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선전한 것이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그러나 석 대표는 올해 들어 계속되는 악재에 전전긍긍 하고 있다.
특히 촛불정국으로 악화된 언론사와의 관계 개선이 숙제로 남아 있으며, 개인정보 노출 사고에 따른 눈총까지 받으며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

2분기 매출상승과 검색시장 점유율 상승 등으로 성장세는 어느 정도 회복했다는 평가지만, 매출 외적인 면에서 이 같은 악재가 겹치면서 석종훈 대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올해 첫 단독체제 석종훈 다음 대표…잇따른 악재에 ‘끙끙’'

특히 최근 들어 조선, 중앙, 동아일보와 함께 매일경제와 한국경제 등이 뉴스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경쟁력의 약화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석 대표가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정부의 포털 규제 움직임까지 맞물리면서 험난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최근 정보유출에 대한 피해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 속에 지난달 빚어진 한메일 개인정보 노출 사태는 ‘다음’의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힐 수도 있을 전망이다.

석 대표가 나서서 잘못을 인정하며 “40만명 피해자를 책임지겠다”고 호소했지만, 집단소송 움직임 등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한편 흉흉한 집안 분위기(?) 속에 갈 길이 먼 석종훈 대표와 ‘다음’이지만 국세청까지 발목을 잡았다. 21일, 국세청은 석 달째 벌여 온 세무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미납된 법인세 40억 4246여만원에 대한 추징금을 부과 했다. 세무조사에 따른 추징금이 40억원대에 이른 것은 인터넷 포털업체 가운데 역대 최고 기록이다.

촛불정국 당시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분위기도 촛불이 시들해지자, 뉴스서비스 부문도 네이버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포털업계 두 맞수의 하반기 대결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최휘영 NHN 대표가 정체된 성장세 극복을 위한 숙제를 어떻게 풀어 나가느냐와 함께 석종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가 당면한 악재들을 어떻게 뚫고 나갈 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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