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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메타버스 전략 '뜨거운 감자 되나'

오프라인 지점 대체 어려워 '단순 신채널' 비판

천하은 기자 | che@newsprime.co.kr | 2023.01.09 14:11:48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1 A씨의 주거래 은행은 신한은행이다. 최근 A씨는 신한은행 메타버스 '시나몬'을 활용해 금융컨텐츠를 경험했다. 퀘스트와 게임을 하며 가상머니인 츄러스를 얻었다. 이를 통해 시나몬 내에서 예금·적금·대출·청약·투자를 했다.  

#2 직장인 B씨는 최근 자녀가 독도를 배경으로 메타버스에서 노는 것을 즐겨 본다. 캐릭터를 만들고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금융지식도 얻는다. 독도 관련 지식 습득은 덤이다. 아이가 금융지식과 독도를 알아가는 것을 보는 것만도 흐뭇하다. 농협은행의 독도버스다. 

코로나19 이후 전 산업군 이목을 사로잡은 메타버스가 국내 금융권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새로운 잠재고객인 MZ세대를 잡겠다는게 금융권의 속내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이나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의 '유니버스(universe)' 합성어다. 가상현실 플랫폼을 의미한다. 

'MZ세대 놀이터' 메타버스의 힘

업계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메타버스 가용 시장 규모는 8조~13조달러에 달한다. 이용자수도 50억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더 파이낸셜 브랜드(Financial Brand)'는 메타버스와 관련해 "3년 내 주목해야 할 뱅킹 혁신 트렌드"라고 표현했다. 

실제 최근 글로벌 주요 은행들은 웹과 경제활동이 결합된 웹3.0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메타버스 기술을 수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을 금융지식과 게임, 다양한 쿠폰 제공을 통해 금융과 비금융을 확장·연결하고 있다. 캐릭터간의 게임을 통해 제공되는 츄러스는 시나몬 내 9종의 상품과 교환할 수 있는 쿠폰으로 교환 가능하다. KB국민은행 'KB청춘마루 in 큽월드'는 메타버스 홍대거리에서 KB청춘마루 내부 전시와 루프탑 공간, 게임을 체험할 수 있다. 밀리터리 미로존, 점프맵에서 게임도 즐길 수 있고 차박존, 트리하우스 등 다양한 콘셉트 공간도 마련돼 있다.

우리은행은 글로벌 메타버스 전문기업 '오비스'와 함께 메타버스 공간에서 소상공인이 일대일 맞춤 컨설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우리메타브랜치'를 개설, 운영중이다. 하나은행 역시 큐브엔터테인먼트와의 메타버스 기반 디지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금융권 메타버스 가운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게 '농협은행 독도버스'다. 자연스럽게 독도 관련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데다 독도버스 내 쓰레기 줍기 등 환경보호 ESG를 실행하는 동시에 광복절 기념 NFT도 발행하는 등 애국심을 고취시키기도 했다. 나아가 독도버스 주민에게 도민권NFT을 부여하는 이벤트도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독도버스는 이런 다양한 이벤트에 힘입어 출시 두달 만에 구글플레이 전체 인기 순위 5위, 소셜부문 인기 순위 1위를 달성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 내 금융체험과 다양한 콘텐츠 제공을 통해 새로운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고자 사업을 추진했다"라며 "새로운 고객 접점이자 소통 창구인 신채널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들해진 트렌드와 '오프라인 대체 불가' 

문제는 메타버스를 향한 관심이 점차 시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동시에 제도적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메타(구 페이스북) 설립자 마크 저커버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온라인화 가속 현상을 지속적으로 판단해 메타버스 투자를 확대했지만, 현실은 예상과 달랐다"라고 메타버스에 대한 낙관적으로 일관했던 기존 입장을 바꿨다. 나아가 전체 직원(8만7000명)가운데 13% 가량(1만1000명) 감축하겠다고 공지했다. 

국내 금융권 메타버스 사업 분위기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사실 국내 금융권은 메타버스 활성화와 함께 비대면 시장 확대를 핑계로 빠른 속도로 오프라인 지점을 폐쇄해 왔다. 이러던 중 금융권 메타버스의 제도적 문제가 불거졌다. 오프라인 지점을 대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금융권 메타버스 중요 요소는 △전자지갑 △인증 △법·규제 등이다. 특히 메터버스 내에서는 한 사람이 다수의 아바타를 생성할 수 있다. 그런데 자금세탁방지와 본인인증의 관점에서 금융서비스의 제공과 관리 대상은 아바타가 아니다. 소유자의 모든 정보가 집약되어 있는 '전자지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인증과 제도의 설계와 대처가 필요한 이유다. 

업계 전문가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상 요구되는 실명확인 의무를 어떻게 기술적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이행할지가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금융권의 메타버스 사업은 오프라인 지점 대체제가 아닌, 단순 새로운 고객 접점이자 소통 창구인 신채널에 불과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도 "메타버스 이용 고객에게 은행 방문이나 상품 가입을 목표로 사업을 적극 추진하지 않고 있다"며 "메타버스를 뱅킹 채널로 활용하기보단 금융체험 제공 또는 고객 접점 채널로서 활용하는 데에 주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MZ세대를 잡기 위한 금융권의 메타버스 전략이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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