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박종욱 KT(030200) 각자대표(경영기획부문장·안전보건총괄)가 사내이사 재선임 투표를 앞두고 일산상의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를 비롯해 노조·시민단체 등의 박 대표의 재선임 반대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KT는 31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KT는 31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 KT
이날 구현모 KT 대표는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사업구조 조정 등을 통한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에는 분명히 관심이 있다"며 "지난해 콘텐츠는 스튜디오지니로 묶어냈고, 금융은 BC카드 중심으로 그 아래 케이뱅크 구조를 갖추는 등 일부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IT업계와 증권가에 풍문으로 만 돌던 지주사 전환 가능성에 대해 KT의 첫 번째 공식 입장이 나온 것.
구 대표는 이어 "KT 주가는 아직 낮다고 생각하고 있고, 실제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다고 본다"라며 "올해 전체적인 시장은 10% 이상 (주가가)떨어졌지만, KT는 15% 상승했고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KT는 최근 클라우드 사업을 분할하면서 주요 사업 독립에 집중하고 있다. 주요 자회사 기업공개(IPO)도 예정돼 있어, 업계에서는 이들이 주가 부양에 온 신경을 쏟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날 주총에서는 구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에 오를 예정이었던 박종욱 KT 안전보건총괄(CSO) 대표는 스스로 자리를 반납했다. 사내이사 재선임 투표에 앞서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한다"는 입장을 밝혀 재선임 안건이 처리되지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 KT 지분 12.68%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국민연금은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자"라며 박 대표의 재선임을 반대해 왔다.
박 대표는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로 약식 기소된 뒤 정치자금법 위반·업무상횡령 혐의로 약식명령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노조와 시민단체 등도 박 대표의 연임에 강하게 반대해왔다.
KT는 박 대표의 사퇴 이유를 '일신상의 이유'라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국민연금과 여러 단체들의 반대 여론에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관측한다.
KT는 추후 이사회를 열어 새로운 사내이사 후보를 정한 뒤 임시주총을 계최할 예정이다.
반면, 박 대표와 같은 사건에 연루돼 약식기소됐던 구현모 대표는 박 대표와 달리 자리를 보전하는 길을 선택했다. 과오에 책임을 지는 대신 "과거 준법 경영에 소홀했던 결과"라고 평하며 "2018년부터 재발 방지와 사전 예방을 위해 사내 규정 및 내부통제 절차 등 정보 및 보고 시스템을 개선했고, 강화된 내부통제 시스템이 작동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을 철저히 하고 있다"는 말로 책임을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