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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IT결산-반도체] 코로나發 반도체 호재…미·중 줄타기는 지속

반도체 품귀현상 "가격 올려도 잘 팔려"…내년에도 지속될 듯

이인애 기자 | 92inae@newsprime.co.kr | 2021.12.22 14:53:27
[프라임경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반도체 시장은 물건이 없어서 못 파는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해 말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IT) 기기로도 번져나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으면서 기업들의 반도체 앓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자연스럽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산업은 호황을 누렸다. 몰려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대대적인 투자로 생산량 증대에 나서 주요 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이 100%에 육박하는 상황에도 모든 수요를 충족하진 못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평택공장 EUV 전용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이 같은 상황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는 생산단가를 올렸다. 대만 UMC와 VIS를 시작으로 TSMC와 삼성전자 등도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이는 파운드리 업체들의 영업이익률 상승으로 직결됐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체 실적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000660) 영업이익은 4조원 넘어섰다. 2018년 4분기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이다.

◆코로나19에 반도체 귀해졌다…기업엔 호재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파운드리 업체들도 올해 눈에 띄는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갔다. 수요를 따라잡을 생산력을 확보해 매출을 크게 띄워보겠다는 심산이다.

먼저 삼성전자는 20조원(170억 달러)을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제2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국내 기흥·화성캠퍼스와 평택캠퍼스, 미국 오스틴 공장에 이어 생산력 확보에 나선 것.

SK하이닉스도 파운드리 분야에도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이들은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 생산 거점을 청주에서 중국 우시로 옮겨 현지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키파운드리 인수에는 5758억원을 사용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서버용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도 호황을 누렸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학습 등 비대면 수요가 증가하면서 컴퓨터·스마트폰 등 IT 기기에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증가한 것. 진정한 의미의 코로나 특수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늘고 제품 원가가 상승한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4분기 들어서는 올해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PC·서버용 D램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하락하는 듯 보여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혹독한 겨울'이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던 바 있다.

다만 실제 4분기에 들어서자 원가 하락 폭이 크지 않아 메모리 반도체 호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韓, 위태로운 줄타기

반도체 몸값이 지속적으로 오르자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주요국들의 반도체 공급망 주도권 경쟁이 발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반도체 수급 불안 사태가 최소 2023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는 단순 상품을 넘어 국민들의 생활과 국가 경제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인프라로 규정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 발발한 무역 경쟁에서도 반도체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국내 기업들이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거대 시장이다. 

반도체 몸값이 지속적으로 오르자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주요국들의 반도체 공급망 주도권 경쟁이 발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중국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시설이 집중된 국가다. 미국은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인 팹리스 분야 독보적 지위를 가진 국가로, 기술 개발 부문에서 미국의 힘이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파운드리 제2공장 부지로 테일러시를 확정했다. 미국과의 우호 관계를 다져가고 있는 가운데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시장인 중국과의 관계에도 신경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 직속으로 '중국사업혁신팀'을 신설했다. 갈수록 하락하는 중국 내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 하락을 막고 중국 가전 시장을 선점하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중국보다 미국과 더 우호적인 모습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미국 인텔 낸드 사업부문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주요국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다. 

한국과 미국·유럽·영국 등 주요 7개국에서는 승인을 이미 받았지만 중국에서는 여전히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를 두고 중국이 SK하이닉스가 미국 기업인 인텔과의 인수합병(M&A)하는 것이 못마땅한 속내를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역시 SK하이닉스가 중국 우시성 공장에 EUV 장비 도입을 반대한 바 있다. SK하이닉스가 중국 공장에 EUV 장비를 설치한다면, 이후 중국이 노후화를 이유로 폐기처분하면서 중국 현지 기업이나 정부 측에 반도체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이유다.

최근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반도체의 날 행사에서 중국공장에 당장 EUV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의 해외 반도체 사업에서 미·중 패권경쟁이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습이 잦아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내리는 판단에 따라 기업에 커다란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양국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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