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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인텔 파운드리 진출' 호재

시스템 메모리 기술고도화로 3나노 2세대 선점

이인애 기자 | 92inae@newsprime.co.kr | 2021.08.05 11:23:50
[프라임경제] 인텔의 파운드리 본격 진출에 따른 여파가 시장의 우려와 달리 삼성전자(005930)에게 호재가 될 전망이다.  

시장 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점유율은 △TSMC 55% △삼성전자 17% △UMC 7% △글로벌파운드리 5% △SMIC 5% 순이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선 TSMC와 삼성전자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형태인데 파운드리 시장만 놓고 보면 TSMC가 압도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자, 시장은 삼성전자 입지를 우려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파운드리 사업에서 약한 삼성전자의 힘이 더 분산될 수 있다는 것.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한파로 가동을 멈췄던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이 정상화되면서 올해 2분기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 실적도 안정화됐다. ⓒ 삼성전자


인텔이 퀄컴을 파운드리 첫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선언한 이후 우려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퀄컴은 삼성전자와 TSMC에 한 해에만 5조원 이상의 물량을 맡기는 파운드리 거물 고객이다. 

그러나 경쟁사와 삼성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우려의 규모가 부풀려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외부 고객사를 통한 매출보다 내부거래가 많기 때문에 인텔의 추격에 따른 타격은 TSMC가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TSMC는 시스템 메모리 설계는 일절 하지 않고 고객사로부터 설계를 받아 그대로 제조만 해주는, 말 그대로 '위탁생산'만 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부터 제품 적용까지 회사 내부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다.

파운드리 시장에 뛰어든 인텔은 200억달러(22조6천6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2개의 파운드리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추가로 300억달러(약34조2천600억원) 규모 투자로 파운드리 4위 기업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시장 1, 2위 기업인 TSMC와 삼성전자를 2025년 안에 따라잡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이 자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반도체 공장 건설과 고객사 확보 등에서 인텔의 뒤를 받쳐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텔은 현재 아마존과 퀄컴을 고객사로 확보한 상태이며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경쟁력 강화 일환으로 애플·IBM 등 현지 대표 IT 기업들의 물량 수주를 도울 가능성도 존재한다.

애플은 TSMC의 주요 고객사, IBM은 삼성전자 고객사다. 위탁생산 업체가 고객사를 잃는다는 것은 사업에 큰 타격을 준다는 판단아래 시장의 우려로 표현된 것. 

따라서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에 대해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이려면 애플이나 퀼컴 등 외부 고객사 확보가 절실하다는 평가는 여전하다. 

그러나 반도체 설계부터 제품 적용까지 다 하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부분은 고객사와 경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외부 고객사 확보가 쉽지만은 않다.

삼성전자는 2017년 파운드리 사업팀을 별도 사업부로 독립시켰다. 당시 점유율은 약 8%로 세계 4위 수준이었다. 이후 삼성전자는 매년 2%씩 점유율을 늘려간 끝에 이번 분기 약 17% 점유율을 보였다. 2023년에는 점유율 25%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도리어 삼성전자는 새 경쟁자 인텔의 등장이 반갑게 느껴질 수 있다. TSMC와의 체급차를 줄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

파운드리 시장에 인텔이 전격 진출하면서 TSMC가 바짝 긴장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 연합뉴스


알려진 대로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는 내부거래가 많아 외부 고객사를 조금 나눈다고 해도 비율적으로 큰 부담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TSMC는 전체 매출을 외부 고객사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인텔의 등장에 긴장의 끈을 조일 수밖에 없다는 것.

업계에선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투자가 파급력이 크진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올해 기준 EUV 장비 확보 대수에 대한 삼성증권 추정치는 △TSMC가 약 25~28대 △삼성전자가 9~15대 △인텔이 3대 정도다.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공정 장비 확보도 열악한데다 업력 또한 현저히 짧아 인텔이 시장 우위에 서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반도체 패권을 잡기 위해 자국 기업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인텔이 아니더라도 또 다른 제3의 경쟁사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 사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스마트TV·노트북·태블릿PC 등 시스템메모리 제품 판매를 늘려 자체수요로 인한 파운드리 경쟁력 향상을 노려볼 수 있다.

삼성전자가 내부거래만으로 파운드리 경쟁력을 향상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인텔처럼 새로운 경쟁사들의 등장이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단순 위탁생산 뛰어넘어 '기술로 승부'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구조가 복잡한 시스템반도체 생산에서는 고도의 정밀 설계 기술이 관건이다. 메모리반도체는 정해진 제품 규격에 맞게 만들어야하는 반면 시스템반도체는 설계에 따라 성능과 효율이 높은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

그동안 파운드리 업계에서 반도체 선폭을 줄이는 나노 경쟁에 주력해온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최근 TSMC는 애플과 3나노미터 제품 테스트를 시작하고 하반기 양산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아직 테이프아웃(공정 개발 이후 제조사에 설계도를 넘기는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3나노미터 공정은 내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현재는 나노 경쟁에서도 TSMC가 앞선 모습이지만 단순히 반도체 크기만 줄이는 게 아니라 반도체 소자 구조 혁신 기술 확보로 성능과 효율을 높이는 고도화된 기술력은 삼성전자가 앞섰다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내년 양산 계획을 밝힌 GAA(Gate All Around) 기술 기반 3나노미터 1세대 제품을 들여다보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트랜지스터는 게이트와 채널의 접촉면이 많을수록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기존 핀펫 구조의 경우 게이트와 채널이 3면에서 맞닿아 있지만 GAA는 4면을 게이트가 둘러싸고 있는 형태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종이처럼 얇고 긴 시트 모양 '나노시트'까지 적용해 독자기술 'MBCFET'를 개발했다. 이를 적용하면 기존 7나노미터 핀펫 트랜지스터 대비 성능은 35%높아지고 소비 전력은 50% 줄일 수 있다.

이들은 2023년 이 기술을 3나노미터 2세대 공정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까지 파운드리 점유율 25%를 자신할 수 있던 배경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고객사에서 설계해준 대로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해내는 파운드리사업 뿐 아니라 독자적 기술 개발로 고성능 제품을 만들어내는 삼성전자가 장기적으로는 더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판단을 가능하게 해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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