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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옵티머스 분조위 권고안 수용여부 고심 중

새 대형 경쟁자 등장 전망 등 어려운 와중 선뜻 1Q 수익 상계처리 쉽지 않아

임혜현·이수인 기자 | tea@·lsi@newsprime.co.kr | 2021.05.11 11:53:39

[프라임경제] NH투자증권이 금융 당국의 의견을 바로 수용하지 않고 있어서 금융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국은 '옵티머스 사태'를 기본적으로 부실 판매로 보고, 전액 환불 유도로 가닥을 잡았다. 다른 관련 회사들이 이 기조에 따르기로 한 가운데 NH 측에서만 시간을 지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NH투자증권에서는 수탁은행인 하나은행 측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을 굳히고 있다. 내부적으로 탄탄한 법이론 구성을 준비하도록 독려, 상당한 성과물도 만들어 낸 것으로 알려진다. 법정 공방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1Q 이익 몽땅 털어넣을 판 vs 충당금도 쌓았는데 쩨쩨하게 

일각에서는 탄탄한 기업금융(IB) 부문의 역량을 자랑하는 이 회사가 최근 불거진 옵티머스 사태를 극복하고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었다. 

하지만, 결론은 달랐다. 결국, 옵티머스 부실펀드 판매의 덩치가 너무 컸다는 점에서 방침이 선회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피해액 보상 규모가 약 3078억원(일반 투자자만 계산)에 달한다는 추산이 나온다. 

피해액 보상 규모가 크지만, 이 중 약 40%인 1320억원은 이미 지난해 충당금으로 적립하고 있는데, 왜 굳이 이런 강수를 두는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직 책임 소재를 두고 신탁사와 수탁사 등이 서로 소송을 치를 것이고 그 전체 얼개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NH 측도 일단 세게 나가는 것인지, 오히려 NH 쪽 움직임 때문에 문제가 확대되고 있는 건지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그간 이 회사가 보여온 IB부문의 성장성을 감안한다면, 장기화가 불가피한 소송에도 나름대로 번영을 구가할 수 있고, 충분한 배상 재원을 마련해 '장기전 후 엑시트' 할 것이라는 해피엔딩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보다는 다른 풀이가 더 관심을 모은다. 이 회사는 금년 1Q 257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1Q 322억원 대비 699% 이상 불어난 것이고, 바로 전분기인 2020년 4Q의 영업이익(756억원)과 비교해도 240%나 커진 셈이다.

이걸 한 방에 털어넣게 생겼다는 점은 물론이고, 또다른 불안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IB 분야의 명장 정영채 현 사장은 2018년 이래 사장직을 수행 중이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와 증권업에 투신한 그는 '대우증권맨'으로 분류된다(대우증권 자금부장 등 역임). 우리투자증권 시절 전무 등을 지냈고 IB 부문 야전사령관으로 일했다. 

2015년 이후 매년 실적 경신을 이어온 NH투자증권의 승승장구는 각종 악재 속에도 국내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IB 부문 역량이 견인차 역을 해준 덕분이라 해석해도 지나침이 없다. 

◆'어렵게 일군 IB 낙수효과 못 잃어' 강경책? 시장 반응은?

IB의 경쟁력 강화는 긴밀한 연계성만 보장된다면, 다른 쪽에서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스노우볼과도 같다. 

IB 파트 사람들이 투자 자산을 언더라이팅한 다음, 이를 셀다운하는 구조, 즉 총액인수 후 쪼개기 판매에 나서는 구조를 확립할 수 있다면, 자기 증권사 고객들의 이익도 크게 취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이다. 비근한 예로, 기업공개(IPO)의 경우 공모주 청약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들 수 있다. 

IB가 열심히 뛰어 주면 이는 결국 고객 계좌 증가의 후광이 되고,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및 자산관리(WM) 수익 증가로 이어지게 되므로 NH금융 전반에 효자 노릇을 하는 셈이기도 하다. 

정영채 사장이 2005년 대우증권에서 스카우트돼 온 후 이 과정에서 많은 공로를 세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옵티머스 문제 등으로 정 사장 본인이 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고 회사도 불이익을 받았다.

금융권에서는 올해도 경기 회복 기대감 등으로 기업들의 iB 수요가 상당할 것이라는 '낙관적 시장 전망'을 내놓는다. 그러나 이를 기존 플레이어들이 사이좋게 나눠 챙기는 구도가 될지 미지수다. 

현재 국내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그리고 한국투자·삼성·KB증권 등 5대 초대형 IB가 존재하는데, 하나금투가 5000억원 가까운 유상증자를 하는 등 새롭게 초대형 IB 지정을 도모하고 있다는 평.

이 업체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규모가 4조4000억원으로, 이미 초대형 IB 자본요건을 충족한 상태다. 신한금융투자나 메리츠에서는 아직 조심스러운 기색이나, 6호 지정에 이어 7호와 8호 등장이 언젠가 멀지 않은 미래에 이뤄질 수 있다는 '기정사실론'이 대두된다.

이런 터에 당국의 조정안을 받아들이면, 제대로 된 설명 자료가 아닌 걸 놓고 고객을 상대하는 회사쯤으로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고, 그렇다고 정면으로 싸워도 이미지 손해가 불가피하다. 어느 쪽으로 가든 다른 상황들이 뱃속이 편하다면 모를까, 그렇지도 못한 지경이다. 회사에서는 강경 대책을 택했지만 고민은 계속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누려온 IB 등에서의 호실적 성격이 드러나거나 새롭게 규정될 수 있다는 풀이는 그래서 시사점이 크다. 과연 관개시설을 잘 만들어 놓은 관개답인지, 좋은 기후를 잘 누렸던 천수답이었던 건지 혹은 새 이웃이 내 논으로 옫던 물길을 잘라버려서 천수답 신세로 전락할지 문제다.

옛 우리투자증권의 IB 부문과 NH농협증권의 촘촘한 영업망이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온 '좋은 시절'은 이제 끝나는가? 상황이 이럴수록 그간 얻은 것을 쉽게 보상금 운운으로 쓰긴 어려운 게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시장 전반의 반응이나 평판도 무시하기 어렵다. IB 자체가 세평만으로 직접적으로 좌우되진 않지만 간접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없지 않다. 

장고 끝 악수일지, 회사를 살린 용단일지 NH 측의 옵티머스 관련 강경 선회 궤적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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