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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00년생 허정현 그리고 반여성&메갈 GS?

 

임혜현·추민선 기자 | tea@·cms@newsprime.co.kr | 2021.05.06 10:22:13

[프라임경제] LG그룹의 문화가 보수적이고 유교적이라는 평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잘 부각되지 않는 GS그룹도 만만찮다는 소리가 있다. LG 구씨와 GS 허씨가 한국 경제사를 관통하는 장기간 동업 체제를 함께 해온 점을 감안하면 서로 영향을 미쳤다고도 볼 수 있다.

이는 바로 남성 위주 경영 참여, 특히 장자 중심제로 나타난다. 문제는 과연 이런 방식이 오늘날에도 유효하다는 데 있다. 그룹의 대표적 계열사인 GS리테일에서 일명 메갈 논쟁(남성 혐오 논쟁)이 부각됐다는 게 어찌 보면 부자연스럽다고 할 정도로, GS그룹의 색채는 적어도 "오너 일가의 상황은 그게 아닌데"라는 이야기다.

문제의 중심에 허정현 양이 서 있다. 2000년생인 허 양은 이미 2009년 즈음부터 언론 그것도 경제면에 거론돼 온 '셀럽'이다. 2009년 5월3일, 어린이날에 임박한 시점에 당시 경향신문 등 언론은 '어린이 주식 부자' 문제를 짚었는데, 상속과 증여를 통해 일찍이 부자가 된 심지어 젖을 아직 떼지 않은 터에 백만장자가 된 케이스 등을 해부했다. 허 양은 이때 '허태수 GS홈쇼핑 사장 딸'로서, 또 102억원대 주식 보유자로 상당한 랭킹 순위를 기록했다. 

이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는 말썽을 빚으면서 창업주와 그룹에 먹칠을 하는 일부 재벌 3세나 4세들과는 달리 조용히 살았지만 주식 문제로 종종 화제가 됐다. 삼촌 등이 그와 다른 조카 등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등 이벤트가 가끔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GS홈쇼핑과 GS리테일이 합병을 추진하는 배경에 그가 '외동딸이어서'라는 해석이 없지 않다. 즉, GS홈쇼핑을 잘 가꾸어 온 부친 입장에서는 상당히 애착이 가지만 기업 문화상으로 자기 딸이 경영 일선에 나서기 힘들기 때문에 방안을 고려하다 상대적으로 나은 선택지로 합병 결론을 택했다는 분석이 유력했던 것이다.

GS리테일 내부의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기회가 닿을 때마다 남혐 이미지를 회사 업무 내용 중간중간에 숨겨 놨다는 의혹이 터지고, 이것이 홈쇼핑+리테일 간 합병에 악재로 작동하는 상황은 분명 웃긴 일이다. 그러나 정작 이 합병 논의의 맥락이 남성 중심의 재벌 문화가 여전한 때문이라면 상황은 슬퍼진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이런 웃픈 경향에서 벗어나 GS그룹 내에서 당당히 여성 경영인으로 활약한 성공 케이스로는 허인성 승산 대표가 거의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갈과 GS그룹 오너 일가 문화의 충돌 와중에, 만약에 실제로 합병이 물 건너간다면 또 이를 계기로 허 양에게 다른 친척 형제들처럼 기회가 주어질지를 상상해 본다면 지나친 것일까? 재계 사정을 잘 아는 어느 금융권 관계자는 이런 GS 문제 전개 가능성에 대해서 "아까부터 전부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일축한다. 

하지만 헌법적 가치상 이는 분명 문제가 있는 흐름이고, 개선이 필요하다. GS편의점(편집자주: GS리테일, 즉 회사를 말하려 했던 듯)이 지금처럼 지탄을 받는다면 홈쇼핑 등 다른 계열사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어떤 제스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분명 의미가 있는 카드다"라는 한 공법학자의 이야기는 '82년생 김지영' 못지 않은 울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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