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외환차익거래(FX마진거래 Foreign Exchange Margin Trading)에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속출하자 증권사들이 해당 서비스 중단을 검토하는 등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환차익거래(FX마진거래 Foreign Exchange Margin Trading)에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속출하자 증권사들이 해당 서비스 중단을 검토하는 등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픽사베이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앞서 KB증권은 FX마진거래 중개 업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우선 다음달 24일부터 FX마진거래를 위한 신규 계좌 개설 및 진입주문을 금지했다. 기존 계좌의 보유 잔액은 연말까지 모두 청산을 완료할 계획이다.
증권사들이 FX마진거래에 대해 최악의 경우 사업 중단까지 고려하게 된 것은 최근 FX마진거래를 통해 피해를 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해당 서비스 제공 증권사들에 "투자자 보호는 외면한 채 수익만 챙긴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FX마진 중개업무는 KB증권을 포함해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등 7개 증권·선물회사가 취급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 역시 개인의 국제외환시장 참여를 위해 일부분만 운영하거나 FX마진거래 자체를 중단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X마진거래는 최대 10배까지 레버리지(차입)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고위험·고수익 투자로 최소 1만달러(약 1200만원)의 개시증거금이 요구된다. 국내 은행에서 취급하지 않는 통화도 하루 24시간 연중 무휴로 거래할 수 있어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FX마진거래에서 개인 비중은 99%에 달한다.
당초 이 사업은 2007년까지 선물회사만 가능했으나 자본시장법 시행과 함께 2008년 경제위기 여파로 외환 변동성이 커지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증권사들도 앞다퉈 뛰어 들었다.
최근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지난 3월부터 FX마진거래가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6월 개인들의 FX마진 거래대금 규모는 646억달러(약 77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402억달러)보다 60.7% 뛰었다.
◆'불법의 온상' FX렌트 회사 기승
거액의 증거금을 예치해야하는 일반적인 FX마진거래와 달리 FX렌트는 증권사 계좌나 증거금을 업체 측에서 개인에게 '대주는(Rent)' 방식이다. 사이트 회원가입만 하면 바로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 이에 많은 이들이 업체를 통해 FX마진거래에 투자했지만 피해를 보는 사례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FX마진거래만 검색해도 당당히 이름을 올려놓은 회사와 광고가 넘쳐난다. 유튜브에도 FX마진거래를 통해 큰 돈을 벌었다는 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선물사나 증권사들의 경우 이종통화를 거래하는 FX마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실제로 계좌 대여 등의 불법들이 성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올해 6월 기준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사설 FX마진 거래 피해·제보,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 상담 건수는 총 158건에 달했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달 1일 사설 FX마진거래에 대한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집중 점검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금융당국 이렇다 할 규제없어…피해 속수무책
금융당국은 FX렌트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FX렌트 사설업체 중 일부는 마음만 먹으면 실제 FX마진거래 없이 투자자에게 돈만 받아 일정 수익을 배분하며 '돌려막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9월 투자자에게 돈을 받은 뒤 외환거래는 하지 않고 도박 사이트처럼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또 FX렌트 업체가 실제 환율 등락과 100% 일치시키지 않고, 시차를 두면 마음먹기에 따라 투자자를 속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규제 방법은 마땅치 않다. 외환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2015년 9월 선고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FX○○가 고객과 체결한 거래는 속성상 투기 목적으로만 이용될 수 있을 뿐이고 환율 변동의 위험을 회피하는 경제적 수단으로는 사용될 수 없는 구조"라며 "단시간 내에 환율이 오를 것인지 아니면 내릴 것인지를 맞추는 일종의 게임 내지 도박에 불과할 뿐, 옛 자본시장법 제5조 제1항 제1~4호의 파생상품이나 증권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FX렌트 업체는 제도권 금융사가 아니기 때문에 자본시장법 등 금융 관계 법령의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당연히 금감원의 감독·검사 대상도 아니다. 때문에 금감원에선 소비자 주의 단계를 발령하거나 점검하는 것이 전부다.
만약 투자 과정에서 피해가 생기면 현재로선 사기 등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소·고발하는 게 최선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로선 제도권 내 상품인 FX마진거래와 FX렌트는 전혀 다르다고 홍보하는 것 말고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