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해 전년 대비 40% 넘는 '순이익 감소'라는 실적 악화의 늪에 빠진 삼성생명이 3년째 암 보험 피해자들과 '보험금 지급' 분쟁까지 이어가는 등 올해에도 악재가 반복될 분위기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 환자 모임(이하 보암모)'은 2018년 2월18일부터 약 3년간 삼성생명에 보험금 지급을 촉구해왔다.
삼성생명이 암 환자들 요양병원 입원을 '직접치료'가 아니라고 판단,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기 때문.
암 보험 약관에는 암 직접치료를 목적으로 한 입원에 한해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명시됐다. 하지만 어떤 치료가 직접치료인지를 알리는 구체적 사항이 없어 보험사와 가입자 간 갈등의 골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암 환자들은 요양병원에 입원해 항암치료를 받는 것과 방사선 치료,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는 것도 '직접치료'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삼성생명은 이를 직접치료로 볼 수 없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
삼성생명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 모두 치료 목적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암 치료 목적 입원 사유가 불명확하기에 보험사 입장에선 배임소지 우려도 있어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암모 관계자는 "요양병원이나 종합병원 등에서 시행하는 치료행위는 암을 치료하기 위한 의료행위가 확실하다"며 "의료행위가 아니라면 각급병원과 의사들이 암 환자를 상대로 의료사기를 저지른 것이 아니냐"고 반문, 삼성생명측 설명을 일축했다.
◆보암모 점거농성…삼성생명, 인권유린 우려까지
현재 갈등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암 보험 피해자들은 서울 서초동 삼성생명 본사 고객플라자에서 몇 달째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그러자 삼성생명은 김근아 보암모 공동대표를 상대로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서초경찰서에 고발했다.

지난해 전년 대비 40% 넘는 순이익 감소라는 실적 악화의 늪에 빠진 삼성생명이 3년째 암보험 피해자들과 '보험금 지급' 분쟁까지 이어가며 올해 역시 악재가 반복되고 있다. 결국 분노한 암보험 피해자들이 삼성생명 본사에 점거농성을 벌이자 삼성생명은 김근아 보암모 공동대표를 상대로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서초경찰서에 고발했다. ⓒ 삼성생명
아울러 삼성생명은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현장 조사까지 받았다.
삼성생명이 본사 고객플라자에서 농성 기간 중인 보험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2층 민원실 폐쇄 △보암모 회원 및 시민들의 출입제한 △부분적인 단전 △부분적인 단수 △식사 및 식수 반입 일부제한 △보온을 위한 이불 등 반입제한 등 행위를 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삼성생명은 규정에 근거도 없는 얘기를 새로 만들어 입원금 지급 문제 해결은 하지 않고, 계속 애를 태우면서 보험 피해자들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하고 있다"며 "정당한 입원금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는 것은 우리 입장에선 당연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정의연대도 "농성 중인 보암모 회원 대부분은 현재 암 치료 중이거나 재발 우려가 있는 암 환자들"이라며 "폐쇄된 공간에서 제대로 된 식사나 식수, 수면 공간 없이 고립돼 건강 상 상당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무단침입으로 업무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에 수차례 경고에도 나가지 않아 경찰에 고발한 것"이라고 맞섰다.
◆금감원 권고에도 삼성생명만 '요지부동'...버티기 전략중
보암모에 따르면, 삼성생명 암보험 약관에는 '암의 치료를 직접목적으로 하는 입원일 경우'에만 암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명시됐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요양병원에 입원해 방사선 치료 등을 받는 것은 직접적인 치료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2018년 9월 삼성생명 분쟁조정 안건(908건) 중 60.7%인 551건이 보험금 지급 대상이라고 판단, '입원의 필요성이 인정되면 입원보험금을 지급하라'는 권고 결정을 내렸다.
이런 권고에도 불구, 삼성생명은 △217건(39.4%) 전부 수용 △263건(47.7%) 일부 수용 △나머지 71건(12.9%) 지급 권고를 거절했다.
이처럼 '생명보험업계 1위' 삼성생명은 가장 많은 분쟁조정 대상이 된 동시에 금감원 암 입원 보험금 지급 권고 수용률도 가장 낮았다. 이는 생보사 전부 수용률 평균(55.3%)과 비교해도 10%p 넘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비슷한 예로 한화생명 전부 수용률은 80.1%, 교보생명은 71.5%에 달했다. 전체 생보사(20곳) 가운데 삼성생명 전부 수용률 2배인 80%가 넘는 보험사는 모두 15곳으로, 대부분 금감원 지급 권고를 전부 수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삼성생명의 이런 보험금 지급거절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과거 2013년 당시에도 김기식 의원(민주당 정무위원회)이 금감원을 통해 제출받은 자료들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생보사들 중 당시 기준으로 5년간 불수용건수 1만1180건으로 생보사 중 가장 많은 민원이 접수된 회사였다. 불수용률도 31.2%를 기록한 바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약관에 맞지 않는 부분까지 권고사항이라는 이유로 금감원 지시를 다 수용할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김 대표는 "다른 보험사들은 금감원 권고사항을 다 지키고 있다. 금감원이 권고를 한 것은 충분히 다양한 의견을 검토하고 결정한 것이다. 삼성(생명)은 상위기관 지시까지도 어기면서 금융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