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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페이퍼컴퍼니에 당했다"

청주 메가폴리스 유령회사와 싼값 계약하고도 돈 못받아

이철원 기자 | chol386@newsprime.co.kr | 2006.02.13 17:22:24

[프라임경제] 매각절차가 진행중인 대우건설이 싯가 400억원대의 청주 고속시외버스터미널 복합상가를 명의만 있는 유령회사(?)와 계약을 맺었다가 돈도 못받고 시간만 허비하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대우건설은 이 회사에 대금지급일을 10일이나 연기해주고도 대금을 받지 못하자 계약을 해지, 수개월 동안 시간만 허비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부실자산 처분계획에 따라 지난해 11월 11일 건설컨성팅업체인 '리노코리아'와 분양가격 400억 원대인 청주고속.시외버스터미널복합 상가인 '메가폴리스'의 회사지분(44.6%)을 매각하기로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계약내용은 지상 4층, 지하 5층의 총면적 1만 6000여평(총 점포수 548개) 규모인 메가폴리스 의 회사보유 지 분 44.6%(7136㎡, 점포수 360개)에 대해 분양가의 31.9% 수준인 130억원에 팔겠다는 것.  

대우건설은 계약당시 '리노코리아'와 잔금 납부일을 올해 1월 10일로 정했지만 돈을 받지 못하자 잔금납부일을 15일이나 늦춰 1월 25일로 연장했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25일에도 잔금을 받지 못한 채 결국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무당국과 메가폴리스 관리단 등에 따르면 부동산컨설팅 업체인 리노코리아는 사실상 사무소도 없는 명의만 있는 서류상 회사다.  

명의만 있는 페이퍼컴퍼니와 수의계약 돈 못받고 시간 허비

대표자 이름이나 사무소 위치가 청주시로 돼있지만 실제로는 사무소는 대전지역 중소건설업체인 두양건설에 있으며 전화나 모든 관련업무를 두양건설이 하다시피 하고 있다.

리노코리아 대표인 이종갑씨는 두양건설 대표인 장정호씨의 처남이다.

모기업 격인 두양건설은 전국주택건설협회 회원사로 지역에서 부도설이 파다할 정도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으며 현장에서 공사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가폴리스 관리단의 한 관계자는 "두양건설은 메가폴리스를 담보로 해 대출을 받으려 했던 것으로 안다"며 "직원월급까지 밀릴 만큼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때문에 메가폴리스가 리노코리아로 매각될 경우, (메가폴리스) 발전은 커녕 당장 전기공급조차 끊어질 판인데 대우건설은 리노코리아측에 계속 특혜를 주고 있다"며 "대우건설 담당자들이 왜 이렇게 리노코리아를 감싸는 지 모르겠다"며 "뭔가 말못할 사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노코리아가 메가폴리스를 인수하려고 한 것은 메가폴리스를 담보로 금융권 융자를 받아 본사(두양건설)의 자금난을 덜고 메가폴리스를 토대로 회사도약을 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관리단은 리노코리아측이 메가폴리스(감정가 300억원 추정)를 담보로 해 신용협동조합과 마을금고 등 지역의 제2금융권으로부터 270억원의 대출을 받기 직전, 금융감독원 등에 대출금지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주)대우 및 대우건설과 대우자동차는 지난 93년 청주시와 청주여객자동차터널 건설프로젝트 협약을 체결, 서울의 강남고속터미널 처럼 터미널과 상가를 결합시킨 복합상가터미널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이 프로젝트는 복합쇼핑몰인 메가폴리스와 대우백화점, 오피스 빌딩 등이 들어설 계획이어서 중부권의 최대 관심지역으로 부상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99년 점포당 3000~4000만원선에 분양했으며 총점포 548개 중 198개 점포를 분양하고 나머지는 미분양 상태로 남아 대우건설이 관리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그룹 부도이후 채권단 관리하에 들어가면서 부실자산 매각원칙아래 상가활성화를 통한 분양추진은 물론, 매각가치를 높이기보다는 무조건 팔기만 하면된다는 식으로 일관해 190여 점포주와 임차인들의 재산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 피해 책임 외면한 채 팔기만 하면 그만'

대우건설은 분양당시 "중부권 최대의 집객력 - 성공확신"이란 신문광고 문구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지만 대우건설과 청주시는 대우그룹이 부도나면서 사업진행에 차질을 빚자 사업계획이 당초 계획에서 이탈, 투자자들의 피해가 시작됐다.

당초 협약(계획)대로라면 대우백화점이 들어서야하지만 백화점 부지예정지에 백화점 대신 메가폴리스와 똑같은 성격의 복합쇼핑몰 '드림플러스'를 세워 메가폴리스는 황폐화가 시작됐다. 메가폴리스 입점주인 던킨도너츠는 경매로 입점상인이 거리에 나앉은 상태다.

이들 입점상인의 재산상 피해를 초래하고도 그룹이 부도나 어쩔 수 없이 벌어진 일이라며 상가활성화에 대한 방안은 전혀 마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건설은 메가폴리스 상가 침체를 유발한 데 따른 피해보상이나 상가 정상화는 외면한 채 매각만 하면된다며 리노코리아를 감싸고 있다. 대우건설 자산관리팀은 본사의 취재에 계약상 비밀이라며 리노코리아에 대해 일체 언급을 피하기만 했다.

매각가격 산정 민간에 맡겨 평가액 저가 산정 의혹

이에 앞서 대우건설은 매각가격 산정과 계약과정에서도 특혜논란을 빚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민간감정평가사에 의뢰해 메가폴리스에 대한 평가를 거쳐 지난해 8월  일간신문에 매각공고를 낸 뒤 리노코리아측과는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감정평가기관은 대우건설이 리노코리아측과 계약했던 130억원보다도 훨씬 낮은 100억원 안팎의 평가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두양건설 관계자는 자금난과 관련, "건설공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부도설도 사실무근"이라며 "리노코리아와 관련한 문제는 아는 바 없다"고 언급을 피한 채 대표와의 연락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피하기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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