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중은행. ⓒ 각 사
올 2019년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5대 시중은행들 실적을 살펴보면, 누적 당기 순이익(3분기 기준)이 전년대비 대부분 증가세를 기록할 정도로 국내 경제와 비교해 호황을 누린 편이다.
신한은행은 3분기 누적 당기 순이익이 전년(1조9165억원)대비 3.1% 증가한 1조9763억원이며, 농협은행(1조1922억원)과 하나은행(1조7913억원)도 각각 27.6% 1.9% 늘어났다.
반면, 국민은행(2조67억원)은 '2조원대 돌파'를 이뤄냈으나, 지난해와 비교해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 우리은행 역시 금융지주 설립과 우리카드 편입 등 일회성 요인이 회계상 손익에 반영되면서 지난해(1조9034억원)보다 대폭 줄어든 1조2925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각종 리스크에 노출된 일부 은행은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으나, 대체로 이익을 거뒀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은행들 모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시장금리 하락을 피하지 못하고 있으며, 실제 시중은행들 모두 순이자마진(NIM) 하락을 감수해야 했다.
과연 올 한해 은행권을 웃고 울게 만들었던 각종 이슈와 논란에는 무엇이 있었는지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우리금융 출격…5대 지주사 시대 '활짝'
은행권 이슈에 있어 가장 먼저 2019년 신호탄을 쏘아올린 건 바로 우리금융지주로, 1월14일 '지주사 체제 전환'을 공식 선포했다. 이는 정부가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진행한 민영화 추진 과정(2014년 11월)에서 계열사들을 매각하고, 은행 체제로 바꾼 지 4년 2개월 만의 부활이다.
당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출범식에서 "적극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해 대한민국 1등 종합금융그룹이란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새롭게 탄생한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 및 우리FIS를 비롯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PE자산운용 총 6개사를 자회사로 포함시켰으며,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의 경우 지주 자회사로 편입했다.

우리은행 전경 사진. ⓒ 우리은행
실적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올 1분기 당기순이익 5686억원을 시현, '분기 경상기준 사상 최대실적'을 이뤄낸 동시에 상반기에도 당기순이익(1조1790억원) '경상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쾌거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하반기 들어서도 미중(美中) 무역분쟁 장기화 등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도 상반기 호(好)실적에 이어, 3분기 누적 순이익도 경상기준 사상 최대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우리금융 부활'로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농협금융 총 '5대 지주사 시대'를 맞이한 국내 은행 시장이 과연 어떤 경쟁체제를 보일지 기대된다.
◆은행권 경종 울린 'DLF 사태'
올해 은행권은 물론, 금융계에서 가장 논란이 된 이슈는 파생결합펀드, 즉 'DLF 사태'다.
일부 은행권에서 판매한 DLF 상품이 위험성은 고지하지 않은 채 수익률만을 앞세우면서 '불완전 판매'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DLF 가입자 대부분이 퇴직자와 만 70세 이상의 고령자, 주부였던 만큼 은행 신뢰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점차 문제가 불거지자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해당 펀드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진화에 돌입했다.
금감원 조사 결과 DLF 및 DLS 판매액은 총 8224억원 수준으로 확인됐다. 금융사별로는 우리은행 판매액이 401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KEB하나은행(3876억원) △KB국민은행(262억원) △유안타증권(50억원) △미래에셋대우증권(13억원) △NH증권(11억원) 순이다.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펀드(DLF)피해자비상대책위원회, 민주노총, 민변 및 참여연대 관계자 등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감원 앞에서 DLF 사태 관련 금융감독당국의 책임 촉구 및 금융위·금감원·고용보험기금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당초 '사기피해'를 주장하면서 100% 배상을 요구하던 피해자 측은 현재 자율조정에 응하기로 결정했으며, 은행들도 가·감점 요인에 있어 최대한 피해자 입장이 반영되도록 대응할 모습이다.
다만 향후 금감원이 피해자 입장을 얼마나 수용해 사실조사 검증으로 은행을 압박할지, 또는 은행이 부당권유에 따른 과태료 부과나 PB에 대한 형사처벌 등 부담까지 떠안을 진 아직 미지수. 이 때문에 자율조정 과정에서 은행과 피해자간 눈치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조국 사태' 불똥 튄 상상인저축은행
금융권에 'DLF 사태'가 있었다면, 정치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슈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꼽을 수 있다. 다만 검찰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펀드투자 의혹과 관련해 상상인그룹 계열사인 상상인저축은행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때 아닌 저축은행 업계'에 불똥이 띈 모양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범동(36·구속기소)씨가 총괄대표를 지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와 코링크PE가 인수한 2차전지 업체 WFM간 수상한 자금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상상인 측은 이에 대해 조범동 씨와 조국 전 장관 관계에 대해 알지 못했고, 대환대출도 정상적 절차를 통해 이뤄진 만큼 문제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상인을 향한 의혹의 불씨는 점차 커지면서 해당 사건 외에도 계열사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전환사채(CB)를 담보로 법령으로 정한 한도를 초과하는 개인대출을 해준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상호저축은행법상 개별차주 등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 규정을 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은행 자기자본 20% 범위 내에서 대출을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감원 측은 '상상인저축은행이 대주주에 이익을 제공하면서 한도를 넘어선 개인대출을 한 정황이 있다'라며 기관 경고와 임원 문책, 과태료 부과 등의 징계를 내렸다.
이 때문일까. 최근 상상인저축은행은 보도자료를 통해 사임한 것으로 알려진 제갈태호 이사 대신 이인섭 리테일금융 총괄 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사상 최저 기준금리…은행들은 눈치싸움
한편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계속되는 물가 부진으로 인한 경기 둔화세 등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 연 1.25%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2017년 11월 기록한 사상 최저 기준금리와 같은 수치다.
이에 따라 은행들 예적금 금리 역시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눈치 싸움이 여전한 상황이다.
농협은행이 예금금리 0.20%~0.25%p, 적금금리 0.25~0.30%p 하향 조정하면서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듯 했으나, 이외 은행들은 인하 시기를 저울질하며 갈팡질팡하고 있다.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선 금리 인상 카드를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업계 관계자는 "만약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예적금 금리를 낮출 경우 고객들은 자연스레 조금이라도 더 높은 이자를 주는 곳으로 옮겨갈 것"이라며 "오픈뱅킹 시행으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지금, 시중은행들은 인하 여부와 시점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오픈뱅킹 전면 시행으로 기준금리 동결 및 하락에도 은행들은 금리 하락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금융위원회 로고. ⓒ금융위원회
◆'원 앱, 올 뱅크' 오픈뱅킹 시대 개막
은행 앱(어플리케이션) 하나만으로, 모든 은행 계좌이체 및 조회 가능하다. 이는 최근 전면 시행된 '오픈뱅킹 서비스'를 의미한다. 즉, 고객들에게 어느 은행에 가입했는지는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다.
지난 18일부터 전면 시행에 돌입한 오픈뱅킹은 이전 시범 운영 약 50일간 315만명이 가입했으며, 무려 773만계좌가 등록될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시중 은행 10곳만 참여했던 시범운영과는 달리, 전명 시행에는 토스·카카오페이·뱅크샐러드 등 핀테크 업체 31곳까지 경쟁에 출사표를 던졌으며 참여 은행도 16곳으로 확대됐다.
여기에 내년에는 제2금융권 참여도 추진되며, 현재 계좌조회 및 이체 서비스 외에도 대출조회 등도 새롭게 추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런 '오픈뱅킹 전면 도입'은 은행들에게는 또 하나의 기회이자 고민거리다. 활발한 금융거래로 수익증대를 꾀할 수 있으나 '고객 유치'라는 고민거리가 던져진 셈이다. 여기에 기존 고객 유지도 관건이다. 핀테크 업체가 대형 금융플랫폼으로 군림할 수 있다는 점도 은행들이 느끼는 위기감 중 하나다.
◆11년 만에 '키코 사태' 배상…은행들 선택은
윤석헌 금감원장 취임(2018년 7월)과 동시에 재조사에 돌입한 키코 사태가 1년5개월 만에 손해 배상 결정을 내렸다.
2008년 발생한 키코사태는 'DLF 사태'와 마찬가지로 불완전 판매가 문제된 바 있다.
금감원이 결정한 배상 비율은 최대 41%로, 신한은행을 비롯한 6개 은행이 분쟁조정을 신청한 4개 기업에 배상할 금액이 총 256억원에 달한다.
현재 분쟁조정을 신청한 A기업은 손실액 102억원 가운데 42억원(41%), B기업은 32억원 중 7억원(20%), C기업은 435억원 중 66억원(15%), D기업은 921억원 중 141억원(15%)을 받을 수 있다.
은행별 배상액은 신한은행이 15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 42억원 △산업은행 28억원 △KEB하나은행 18억원 △대구은행 11억원 △씨티은행 6억원이다.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 ⓒ 금융감독원
다만 과연 피해 기업들이 배상액을 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미 소멸시효 종료와 함께 법원에서도 사기죄를 인정하지 않은 만큼 오히려 은행 측이 배상액을 지급할 경우 배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들은 결국 금감원 배상 결정에 내부 법률 검토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DLF 사태 피해를 배상할 때와는 사뭇 다른 태도다.
한편, 상반기 인가 심사에서 탈락했던 '토스뱅크'가 두 번째 도전한 금융위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를 결국 통과하면서 우리나라 세 번째 인터넷 은행으로 선정됐다.
예비 인가를 받은 토스뱅크는 조만간 공식 준비법인 '한국 토스은행 주식회사(가칭)'를 설립, 본인가를 위한 인적·물적 설비 구축 등 준비작업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과연 국내 은행권이 다가오는 2020년 '경자년' 보다 강력해진 각종 규제 및 치열한 경쟁 속에서 올해와 같은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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