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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선행은 습관' 사회사업가로 인생 2막, 김영식 전 천호식품 회장

자전적 개발서 중국어판 출간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17.06.07 15:44:02

[프라임경제] ‘생각나면 즉각 행동하라.’

생각만 하다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무덤까지 가져가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생각나면 즉각 행동하라는 좌우명을 가진 이가 있다. 가만 있으면 엉덩이가 쑤셔 두시간도 집에 있지를 못한다는 그가 6개월여의 은둔 끝에  ‘청년창업 멘토’를 자청하며 나섰다. 김영식 전 천호식품 회장이 바로 그다.

맨손으로 시작해 두 번의 부도를 견디며, 드라마틱한 신화를 쓴 김 전 회장. 그는 성공한 기업인으로 조명받았으나, 자신이 이룬 성공보다 남다른 선행으로도 화제의 주인공이 돼 왔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셋째 아이 출산시 200만원을 지급하는 운동을 10년 이상 펼쳤으며, 식탁문화 개선에 2억원을 들여 ‘건강나눔그릇’을 만들어 배포한 바 있다. 교통사고예방 1억원, 선플 달기 캠페인에 3000만원을 기부했다. 어찌 보면 이 모두 국가가 할 일들을 개인이 나서서 해온 것이다.

요즘은 산이나 길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복권을 나눠 주어 행운에 ‘로또 아저씨’로 불리며 멈춤 없는 행보를 잇는다.

저서 ‘10미터만 더 뛰어봐!’는 중국어판이 나왔다.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이 책을 선물했다고 한다. 과연 그들이 책을 볼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마케팅 귀재다운 발상임은 분명해 보인다. 김 전 회장을 만나 그간 말 못 할 사정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 보았다.

지난해 12월25일 로또 2등 당첨금 5천만원을 당일 출산가정에 1백만원씩 장려금을 지급 해 세간에 이목을 받은 김영식 전 회장 ⓒ프라임경제

- 지난 4월 재판에서 승소했으나 아직도 많은 소비자들은 카라멜 농축액이 홍삼원액으로 둔갑한 것으로 안다. 진위는 무엇인가

▲ 홍삼기능식품은 식약청이 엄격한 기준을 두고 관리한다. 사포닌 성분인 진세노사이드 함량이 기준치 이하면 홍삼으로 팔 수가 없다. 발단은 원액에 홍삼 이외 다른 어떤 첨가물이 들어가선 안 됨에도, 공급업체가 더 진한 색을 내려 소량에 카라멜 식용색소를 넣은 데서 비롯됐다. 이에 법원은 ‘속아서 원료를 구매한 것’이라며 우리에 손을 들어 준 것이다.


- 이 사건으로 회장직을 내려 놓고 경영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떠나며  ‘거래처의 잘못을 떠나 최종적인 책임은 나의 몫’이라며 퇴진이유를 말했는데?

▲ ‘고객에 신뢰를 잃었으니 …’ 정직을 경영철학으로 지난 30여년간 ‘한 시간을 하루’ 로 살며 소비자의 믿음과 함께 커 온 회사다. 건강기능식품은 좋은 원료 공급이 품질과 바로 직결되기에 원료 공급처를 또 다른 나의 회사로 여겼다. 그 힘든 IMF 시절에도 거래처에 단 1원 한푼도 떼먹지 않았고, 사업초기부터 인연을 맺은 달팽이 공급처는 현재도 거래할 만큼 이 부분을 중시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홍삼공급처도 상호간에 신뢰를 갖고 오랫동안 거래해 온 곳인데 초심을 잃은 듯해 마음이 무척 아프다.

- 이번 일로 마음 고생이 많았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셨나

▲ 한동안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어 외부활동을 하지 않았다. 어쩌다 볼 일이 있어 공항에 갈라치면 주변 사람들의 수근거림, 죄인 보는 듯 한 시선에 맘이 참 어려웠다. 전에는 내가 먼저 행운에 로또를 건내며 다가섰는데... 

지난 1월 갑갑한 마음에 아내와 순천 송강사를 찾았다. 인근에 법정스님 생가에 들렀는데 그 곳에서 ‘무소유’의 깨달음을 얻었다.

이곳이 바로 '남자한테 차~암 좋은데... 설명 할 방법이 없네'란 카피와 코믹 한 표정으로 공전에 히트를 친 광고 촬영 장소로 쓰인 그의 집무실. 김 전 회장은 한 시간 반 가량 이어진 인터뷰 내내 이 같은 고민스런 표정을 지어 보였다. ⓒ프라임경제

- 최근 청년창업 지원을 위한 인터넷 쇼핑 ‘참새몰’을 오픈했는데?

▲ 내가 방장인 ‘부자만들기 뚝심카페’에는 성공을 희망하는 9만여명의 회원이 있다. 오랜 시간 이들과 소통하며 아이디어와 제품개발만큼 어려운 게 판로임을 알았다. 새로 연 온라인 쇼핑몰은 청년창업기업에 유통활로를 지원하고, 내 경험과 마케팅 기법을 전수하는 창구가 될 것이다. 또 이들에게 필요한 사업자금과, 인큐베이터 교육을 통해 사업가로 성공하는 길에 힘이 되려 한다.

- 10년 넘게 저 출산극복을 위한 ‘출산장려 캠페인’을 벌인데 이어 ‘재단설립’을 계획 중인데?

▲‘한 가정에 아이 셋’이면 그 자체가 애국이다. 이대로 30년 뒤면 학생수가 지금에 절반으로 준다. 처음엔 장학사업도 고려했지만,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길은 출산장려라는 결론을 내렸다. 해서 본격적으로 ‘출산장려재단설립’을 추진하려 한다. 먼저 가진 재산으로 재단 기금을 조성하고, 출판과 강연 등에서 얻은 수익으로 재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10미터만 더 뛰어봐!’ 중국어판 출간을 앞두고, 중국 내 고위급 인사들에게 책 선물해 화제다. 판매 목표 예상치는?

▲ 거대시장 중국 진출을 위한 나름의 전략이다. 중국 최고위급 인사들이 본 책으로 소개되면 화제의 중심에 오르지 않겠나. 이에 선택을 최대치로 이끌기 위해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포장지에 양국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편지와 함께 태극기를 넣어 보냈다. 국내서 50만부를 넘겼으니 그 열 배는 팔아야지 않겠나?(웃음)
(과거에도 당시 부시 미 대통령 내외에게 자신에 건강기능식품을 선물하고, 이에 친필사인 답장을 받아 화제가 된 바 있다.)

김 전 회장이 시진핑 주석에 보낸 책 ⓒ프라임경제

- 요즘 개인교사까지 두고 중국어 공부에 열중이라는데?

▲중국 현지 강연을 위해서다. 6년전 중국에서 통역을 두고 강의를 해보니 몰입이 떨어져 통~ 감정 잡기가 힘들어 겨우 청중 두 명 울리는데 그쳤다. 이번엔 직접 중국어 강의로 13억 중국인에게 내 진심을 전하고, 그들에 공감을 이끌어 내려 한다. 이에 270여쪽에 달하는 책 내용을 중국어로 달달 외우는데 나이가 들어 선지 여간 힘든 게 아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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