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인터뷰] 이영찬 용우동 대표 "한국식 패스트푸드 세계화 꾀할 것"

용마을 본사 직원 15명, 가맹 수익구조 중심…24시간편의점분식 개념 '분식발전소' 선봬

하영인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7.04.27 18:17:07

[프라임경제] "용마을의 비전은 간단합니다. 시스템을 단순화하고 시장을 확장, 한국식 패스트푸드로 세계적인 브랜드를 탄생시키는 것이죠. 세계인이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24일 서울시 강서구 염창동에 자리한 본사에서 만난 이영찬 용마을 대표는 자신감이 가득 찬 태도로 이같이 말했다. '용우동'으로 잘 알려진 용마을을 21년째 이끌고 있는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길을 걷고 있다며 웃었다. 용마을은 대표적인 브랜드 용우동을 비롯해 파육장, 그리고 27일 오픈한 분식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를 만나 단 15명의 소수정예 직원으로 본사를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지, 또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분식업계 '반조리식 시스템' 첫 도입…수익 균등 분배로 Win-Win

"초창기 때 체계를 잡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처음에는 소스를 직접 집에서 만들어 공급하기도 했죠. 만드는 방법을 전수했더니 매장마다 맛이 달라서 안되겠더라고요. 때문에 가격이 좀 오르더라도 공장을 통해 만들기 시작했고, 분식업계서는 반조리식 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거로 알고 있어요."

이영찬 용마을 대표. = 하영인 기자

지난 1997년 2월17일 인하대학교 인근 골목에 문을 연 우동집. 당시 단출한 메뉴를 선보였던 가게는 사장이 땀 흘리며 발로 뛴 결과 20년 후 45개 메뉴, 전국 180개 가맹점을 둔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 50억원의 연매출을 올린 용마을의 본사 직원은 이 대표와 그의 아내를 포함, 단 15명에 불과하다. 이 중 절반이 15년 이상된 직원들로, 이들이 있어서 어떤 어려움이든 헤쳐 나가는 힘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용마을은 불황기에 더 강한 회사"라며 "본사 규모는 최소화하면서 전체적인 수익 균등 분배가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가맹본사의 역할"이라고 언급했다.

용마을의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와 가장 차별화된 점은 투명한 수익구조를 들 수 있다. 가맹점에 공급하는 제품은 유통 과정 수수료 외에는 본사 매출로 잡히지 않는다. 매출이나 외형 중심이 아닌 수익구조 중심의 시스템이다. 

쉽게 말해 가맹점 제품 공급으로 본사 수익을 올리는 대신 본사와 협력업체, 가맹점이 균등하게 수익을 가져간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에 뒷받침되는 것은 생산과 유통 모두 아웃소싱으로 꾸려진다는 점이다. 용우동이라는 하나의 브랜드에는 여러 협력업체가 연계돼 있다. 6개 메인 공장을 포함, 약 20개 공장과 7개 유통업체가 용마을과 함께한다. 

이 대표는 "프랜차이즈는 본사의 책임이 50%, 가맹점주 책임이 50%"라며 "본사는 기본적으로 브랜드가 제대로 된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유지하는 역할과 가맹점주가 제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해주고 신메뉴를 공급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용마을에서는 여러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이 중 하나가 'YJD(Yongwoodong Zero Defect)' 운동이다. 이는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상품에 하자가 있을 경우 본사가 책임지고 5배를 배상해주는 운동으로, 이미 도입한 지 8년여가 지났다. 

그는 "이런 시스템을 통해 가맹점주들이 안심하고 본사 상품을 쓸 수 있다"며 특히 1년에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신메뉴 개발에 주력한다고 말했다. 용우동 신메뉴는 공장과 협업을 통해 8주에 걸쳐 테스트를 진행하고 가맹점주들과 논의, 최종 결정된 메뉴를 보급한다.

◆24시간 분식편의점 '분식발전소' 4無정책

27일 거여역 부근에 분식발전소 1호점이 오픈했다. 이 대표가 2년여간 야심 차게 준비해온 '24시간 편의점+분식' 개념의 분식집이다.

분식발전소 내부 전경. ⓒ 용마을

이 대표는 "분식발전소는 편의점에서 착안한 것"이라며 "현금지급기, 택배시스템, 세금 납부 서비스 등 편의점처럼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미리 파악하고 앞서 나가서 만들고 리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인가구가 늘고 혼술, 혼밥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편한 분위기 속에서 셰프가 조리한 음식을 먹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원팩 시스템을 도입,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누구나 만들기 쉽도록 연구했다. 

특히 가맹비, 보증금, 인테리어, 교육비를 0원으로 하는 '4無정책'으로 본사의 매장 오픈 수익을 제로로 잡았다. 

◆2019년 연매출 500억 목표 "향후 동남아 진출 계획"

2014년 12월 중국에 첫발을 디딘 용우동은 현재 3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모두 개인숍 형태로 248㎡(약 75평)의 다소 큰 규모다.

특히 중국은 1000개 매장을 목표로 매월 한 번씩 현지에 방문하는 등 심혈을 쏟고 있다. 

이 대표는 "중국도 한국처럼 소규모 매장 83㎡(약 25평) 위주로 나가야 한다"며 "셀프시스템 등 새로운 시스템을 접목, 오픈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우동은 중국을 위시로 향후 동남아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베트남, 캄보디아를 다녀온 이 대표는 다음 달 라오스 방문을 앞두고 있다. 

용마을은 오는 2019년까지 용우동 매장 500개(중국 200개), 파육장 50개, 분식발전소 300개로 확산하고 연매출액 5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인터뷰 말미 이 대표는 "시대에 쫓겨서 사람이 몰렸을 때 하는 창업은 이미 실패한 것이다. 몰리기 전에 하는 것은 괜찮지만, 미리 판단하고 앞서 나가야 한다"며 예비창업자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본인이 아무리 열심히 하려고 해도 트렌드에 민감한 브랜드를 따라가다 보면 힘들어요. 어느 정도 롱런할 수 있는 아이템이냐, 아니냐를 잘 보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죠. 혹여나 안되더라도 후회 없도록 가장 좋아하는 길로 가시길 바랍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