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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 노조 삭발 단식 투쟁 돌입

 

최봉석 기자 | bstaiji@newsprime.co.kr | 2006.01.12 12:49:41
   
[프라임경제]
신한-조흥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가 통합은행명을 ‘신한’으로 결정한 것에 대한 조흥은행노조와 통추위 및 조흥은행측과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 가운데, 노조측의 삭발과 단식투쟁 사태로까지 치닫고 있어 통합으로 인한 갈등이 더욱 악화될 조짐이다.

‘신한’으로 결정한 통합은행명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는 조흥은행 노조는 11일 서울 조흥 본점 앞 천막농성장 앞에서 성명서를 내고, 박충호 위원장 직무대행의 삭발과 함께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흥은행 노조는 지난 3일부터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  “109년 조흥은행 심장 사수”

노조는 이날 성명서에서 “삭발과 단식투쟁에 돌입하는 이유는 109년 조흥은행의 심장을 사수하기 위함이고 8천 조흥인의 희망을 되찾기 위한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신한지주는 허울뿐인 존속법인으로 조흥인을 또다시 농락하고 있다”면서  “6.22 노사정 합의가 일방적으로 파기되면서 대등통합과 뉴뱅크의 허상이 모두 깨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표출하기 위한 노조의 정상적인 활동을 (조흥은행측이) 인사권을 동원해 막고 있다”면서 “신한지주측의 주장대로 전 조흥인들이 통합을 환영한다면 굳이 연수 중인 지점장들까지 동원해 명단을 파악하고 불참을 강요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들은 “결국 총파업을 할 수밖에 없다”며 “삭발과 단식은 총파업 투쟁의 서곡”이라고 말했다.

◆  14일 ‘전 조흥인 총력투쟁’ 선포

조흥은행 노조는 구랍 2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87.85%의 찬성률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총파업을 유보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도 광명시 실내체육관에서 오는 14일로 예정된 ‘전 조흥인 총력투쟁 선포식’은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현재 조흥은행의 전직 은행장과 퇴직 직원으로 구성된 ‘조흥은행 행명 지키기 운동 본부’가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합병 승인을 유보해 달라는 탄원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등 노조측 주장을 적극 옹호하고 있어 힘을 얻고 있는 상태다.

조흥은행 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대등통합’이다.

◆ 조흥직급 신한수준에 맞추는 ‘대등통합’ 바라

노조는 통합이 될 경우, 조흥은행 직원들의 직급을 재조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입사기준과 나이 등을 고려했을 때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승진 속도가 다른 상황에서 조흥의 직급을 신한 수준에 맞춰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조흥은행 노조측의 요구를 신한지주가 수용할 경우, 반대로 신한은행 직원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신한지주측은 “새로운 인사체계를 만들어 직급재조정을 보완하겠다”며 절충 가능성을 밝히고 있어 향후 신한지주측이 어떻게 조정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한 의견접근의 가능성은 엿보이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통합은행명에 대한 입장차이다.

신한·조흥은행 통합추진위원회는 구랍 30일 제10차 회의를 열어 신한과 조흥의 통합은행 이름을 ‘신한’으로, 존속법인명을 ‘조흥’으로 결정했는데, 조흥은행측은 이사회를 통해 통추위의 결정을 수용키로 한 상황이다.

◆ 통합명 ‘신한-조흥은행’ 요구

그러나 지난 2003년 6월 당시 김진표 재정경제부 장관겸 부총리가 입회한 가운데 조흥은행장, 예금보험사장, 신한은행장, 전국금융노조위원장, 조흥노조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합의한 노사정 합의문에는 ‘통합은행명을 조흥은행으로 하되…’라고 명시돼 있기 때문에, 합의문을 지키라는 게 조흥은행 노조의 주장이다.

만약 조흥은행으로 통합은행명을 사용하는 게 불가능하다면, 통합은행명에는 ‘조흥’이라는 단어를 반드시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즉 ‘신한은행’이 아니라 ‘신한-조흥은행’이라고 불러야 맞다는 것이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그러나 “통합은행명을 ‘신한’으로, 존속법인을 ‘조흥은행’으로 정한 것은 통합추진위원회가 신한의 역동성과 조흥의 역사성을 모두 살려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데 따른 것”이라고 밝히며, 조흥은행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통추, 브랜드 이미지 신한이 우위 노조주장 일축

김병주 통추위원장도 “신한은행의 브랜드 이미지가 조흥에 비해 우위에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면서 신한으로 통합은행명을 사용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며 노조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조흥은행 노조는 이에 따라 서울 지방법원에 지난 4일 ‘은행명칭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금융계는 4월로 예정된 양 은행의 합병이 순조롭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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