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인터뷰] 박민영 동국대 전산원장 "꿈 쫒는 청년들에 사명감"

42년간 3만명 수료·졸업…전문성·진학의 산실

백유진 기자 | byj@newsprime.co.kr | 2016.06.10 15:58:47
[프라임경제] '취업전쟁' 시대다. 지난 1분기 청년실업률은 11.1%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이 계속됨에 따라 단시간에 학사를 취득해 사회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점은행제'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국내 최초 학점은행제 기관인 동국대학교 전산원(이하 동국대 전산원) 박민영 원장(동국대 법학과 교수)을 만나 학점은행제 성장을 위한 제언과 발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현재 국내 은행 전산실장 중 40%가 동국대학교 전산원 출신입니다. 이들은 취업 중심의 실무 교육을 거쳐 각 기업체나 금융기관의 전산 인력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동국대 전산원은 컴퓨터 교육이 미비하던 1975년, 전산전문인력 양성이라는 선구자적 정신에 입각해 국내 최초로 설립됐다. 지난 42년간 약 3만명의 학생들이 동국대 전산원을 수료·졸업했다. 

박민영 원장은 부모의 마음, 교육자의 정신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직접 보살피고 있다 = 김경태 기자

1998년 학점은행제 시행 이후 최초 운영기관으로 선정된 동국대 전산원은 대학 교육 대안으로 지금까지 학점은행제도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010년 학점은행제 우수기관 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2013년에는 학점은행제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민영 동국대학교 전산원 원장은 "입시위주의 고등학교 교육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한 학생들에게 대학 편입학, 대학원 진학이라는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라며 "매년 200명 이상의 졸업생들이 서울, 수도권에 있는 'in 서울지역 대학'에 진출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3년 219명 △2014년 250명 △2015년 215명 등 서울지역 대학 진학실적을 거뒀다.

◆국내 유일 대학법인 '직할 기관'…장학제도 다양

현재 남아 있는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은 560개 정도다. 특히 동국대 전산원은 타 교육기관과 다른 특별함이 경쟁력이다.

"다른 대학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원 중 모범적으로 학점은행제를 운영하는 기관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국대 전산원은 국내 유일 학교법인 직할 교육기관으로 모 대학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죠. 소위 말해 학교의 수익을 위해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교육 신념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국내 최고·최초의 이름을 쓸 수 있는 겁니다."

동국대 전산원은 학생 관리·지도·진학과 관련해 42년의 노하우를 쌓아 어느 교육 기관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또한 정규 대학수준의 풍부한 장학제도를 운영한다. 수능 우수자 장학,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산하 고등학교 장학, 주말과정 장학 등 23가지의 장학제도로 학생들이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했다.

동국대 전산원은 지난 3년간 약 700명의 학생을 서울지역 대학으로 편입시키는 실적을 냈다. © 동국대학교


또한 진학자 명단을 기밀로 유지하는 일부 기관과 달리 지난 2003년부터는 홈페이지를 통해 매년 진학자 명단도 공개하는 등 타 기관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박 원장은 "학생들이 학점은행제 총장명의 학위 수여에 현혹되지 않고 자체 시스템과 실적을 바탕으로 교육 기관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생교육 기관 난립, 교육에 대한 사명감 필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법. 500개가 넘는 평생교육기관들의 문제점은 없을까. 박 원장은 평생교육원 설립과 폐교가 쉽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부 평생교육원을 운영하는 기관들이 교육을 의무감으로 하는 것이 아닌 수익성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쉽게 문을 닫습니다. 때문에 560개 학점은행제 교육기관 중 지난해에만 60여개가 문을 닫았어요. 학점은행제가 대안 교육으로서 새로운 기회를 부여한다는 것은 큰 장점이지만 현재는 교육 기관 난립으로 상업성이 짙어진 상태입니다."

동국대 전산원은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중국 등 해외 유학생들을 교육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동국대학교


학점은행제 기관의 경우 교육부 산하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관리하는데 지원금 제공은 전혀 없다. 그럼에도 학점은행제 기관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이유는 바로 '수익성' 때문이다. 

일부 편입학원에서는 사이버대학 등 타 기관과 연계해 학점을 무분별하게 인정해줌으로써 최소한의 학점 이수만으로도 학사를 수료할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이 학사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일정한 자격과 요건을 갖춘 기관을 선정함으로써 무분별한 기관 설립과 폐지를 규제하는 것이 필수 과제"라며 "교육기관들은 국민을 위한 교육 시설로서의 사명감과 의무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산원 명칭 변경…글로벌 시대 대비한 움직임도

동국대 전산원의 '전산원'이라는 명칭은 지난 1970년에 만들어진 이름으로 고유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종합교육기관인 동국대 전산원은 '전산원'이라는 명칭 때문에 IT 관련 교육기관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

박 원장은 "'전산원'이라는 명칭 자체가 고유 명칭이기 때문에 임의로 바꿀 수는 없었다"며 "하지만 계속된 명칭 변경 요구를 수렴해 현재 명칭 변경에 대한 최종 조율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박 원장은 해외 유학생 및 유학에 대한 관심도 보였다. 현재 외국 유학생의 경우 비자 문제 때문에 학점은행제 기관에서 교육을 받을 수 없어서다. 그럼에도 중국‧호주‧인도 등 다양한 국가에서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법제가 해결되는 범위 안에서 외국 대학생을 유치하고, 전산원 졸업생들의 해외 유학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는 동국대 전산원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겁니다." 

한편, 동국대 전산원은 학생들이 본인 실력에 따른 취업·진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CS상담실을 적극 운영하는 등 학생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박 원장은 "처음 전산원에 왔을 때 학생들을 부모의 마음으로 보살피려 애썼다"며 "기회가 없던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고, 이런 기회를 통해 성공한 학생들을 볼 때 학자와 교육자로서 큰 만족감을 얻는다"고 말끝을 맺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