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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줄줄이 車 보험료 인상… 왜?

보험사 "손해율 감당하기 힘든 수준" vs 소비자단체 "모니터링 필요"

김수경 기자 | ksk@newsprime.co.kr | 2016.01.26 11:57:48
[프라임경제] 보험업계가 손해율 고공행진으로 적자폭이 커지자 너나 할 것 없이 자동차보험료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말 중소형사 보험료 인상에 이어 올해 대형사인 현대해상이 첫 주자로 보험료를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대형사인 현대해상의 이번 조치 이후 삼성화재,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등 다른 대형사의 인상 추이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중형보험사부터 대형보험사까지 손해율에 '발 동동'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 AXA손해보험은 작년 7월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5.4%, 업무용 자동차 보험료를 4.5%씩 올리며 가장 먼저 보험료 인상 스타트를 끊었다. 뒤를 이어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롯데손보 △흥국화재 △더케이손보 △MG손보도 인상에 동참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해상은 실적 손해율을 반영해 이달 25일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한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개인용 차량 2.8%, 업무용 2.7%, 택시 등 영업용 7.8%를 인상한다. 

연이은 차보험료 인상의 가장 큰 원인은 악화된 손해율이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 다시 지급된 보험금의 비율로 보험회사 영업수지를 결정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손해보험사들은 보통 손해율이 77~78%를 넘을 경우 적자라고 판단한다. 

현대해상의 손해율은 2013년 86%, 2014년 88%, 지난해 89.7%로 계속해 적자 상태였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현대해상뿐 아니라 업계 전체 자동차보험 적자 누적이 지난해 약 1조원을 넘어섰다"며 "계절 손해율과 어마하게 청구되는 외제차 수리비 등으로 손해율이 악화돼 업계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소보험사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롯데손보의 지난 2014년 손해율은 90.7% 메리츠화재는 94.8%였다. 77%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러한 업계 현실에 다른 대형 보험사 역시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겠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KB손보의 경우 보험료 인상 대신 '대물배상 가입금약 확장특약'을 새로 도입했다. 

기존에는 대물배상 금액을 1000만원·3000만원·5000만원·1억원 등 기준에서 선택했지만, 이 특약으로 인해 고객들은 1000만원 대물배상에 의무가입한 후 이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별도 특약에 가입해야 한다. 사실상 보험료를 인상하는 셈이다. 동부화재도 이와 같은 특약을 곧 신설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화재 관계자는 "특약 신설과 수수료 인상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도 "다만 각 회사마다 개별적으로 노력해 흑자를 기록할 수준이 아니기에 보험료 인상이 연이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 1위 삼성화재 역시 지난해 열두 달 중 한 달을 제외한 나머지 달 모두 77% 이상의 손해율로 신음했다.

◆저렴한 보험 쏟아내더니 인상 웬 말? 

일각에서는 손해율 인상과 관련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보험다모아 출시 등으로 보험사들이 저렴한 CM보험 상품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보험료 인상이 이뤄졌기 때문.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외제차 수리비 절감을 위한 방안이 곧 약관에 반영되기 때문에 손해율이 떨어질 확률이 높다"며 "이처럼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작정 보험료를 올리는 것은 소비자 불만을 야기시킨다"고 강조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도 "과거보다 보험사의 성장 기로가 없어졌을 뿐더러 경영 환경이 악화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저렴한 CM보험 경쟁과 최근 보험료 상승은 이해한다"고 제언했다.

모니터링을 통해 보험료 상승 비용 등이 적절히 이뤄졌는지 검토해야만 소비자들이 이해할 수 있다는 첨언도 보탰다.

이처럼 과도한 경쟁이 손해율을 더 높인다는 지적에 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순보험료와 부가보험료로 구성되는데 CM(Cyber Marketing)보험처럼 저렴한 보험료는 부가보험료에서 결정되는 것"이라고 응대했다.

이어 "인상의 가장 큰 요인인 손해율은 순보험료에서 책정되기 때문에 CM보험이 저렴한 것과 손해율은 관계없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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