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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상일 영사콜센터 팀장 "사건·사고 '골든타임' 우리가…"

해외재난에 대응, 재외국민 보호 "진정성 담긴 '도움' 베풀어"

하영인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5.11.06 08:48:24

[프라임경제] "안전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항상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요. 영사콜센터는 매일매일 일어나는 사건·사고의 골든타임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입니다."

외교부 영사콜센터의 일반상담팀을 이끄는 이상일 이케이맨파워 팀장은 이와 같이 말하며 "항상 국민의 안위를 걱정하고 안전을 책임진다는 신념으로 현장에서 근무하는 상담사들의 자긍심과 소명감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5년 개소한 영사콜센터는 해외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와 해외재난에 대응하고 재외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기관으로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한다.

실제 해외재난 상황을 대비한 모의훈련을 연중 2~3회 실시하고 있으며 긴급경비가 필요한 경우 신속해외송금제도로 현지 대사관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위험지역에 방문하는 국민에게는 해외안전여행 문자서비스(SMS)를 통해 국가·지역별 안전정보를 발송하고 있다.

또한, 현지에서 사건·사고로 인해 도움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외교부와 재외공관과 신속한 업무연계 시스템을 갖추고(핫라인) 6개 국어 통역 상담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영사콜센터로 걸려온 전화 한 통 한 통에는 많은 사연이 담겨 있다. 산속에서 며칠째 조난됐다가 겨우 구조된 이, 침몰하는 여객선 안에서 긴급하게 구조요청을 보냈던 이, 괴한에게 쫓기는 상황에서 다리 밑에 숨어 전화한 이, 인질극이 벌어지는 위급상황 등에서 이들은 영사콜센터를 찾았다.

이 중에서도 이 팀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쓰나미 사태) 때를 꼽았다. 당시에는 야간근무자, 휴무자 할 것 없이 전 직원이 나와 하루 이틀이 넘어가도록 휴식시간도 없이 일해야 했다.

그는 "실종된 가족을 찾는 안타까운 사연을 수화기 너머로 듣고 민원인과 같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면서 전화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며 "긴급하게 보충인력을 구해 투입하고 기존 직원들도 평소보다 근무시간을 연장, 철야도 마다치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한 명이라도 더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힘든 줄도 모르고 며칠을 보냈었다"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무엇보다 값진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영사콜센터 상담사들은 단순히 대국민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을 넘어 국내 112나 119처럼 해외에서 위급상황에 처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구한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한편 이 팀장은 "'감정노동자'라는 말은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상담사에게 오히려 더 심적인 부담과 압박감을 심어주는 표현"이라며 "사회적 시선이 역으로 당사자들 스스로 편견을 심어줄 수 있는 사례"라고 제언했다.

너무 커다란 사명감이나 의무감을 강요하는 대신 상담사들이 민원인의 입장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첨언이다.

이상일 팀장. = 하영인 기자

그는 "어떠한 마음으로 외교부에 전화했는지, 무슨 기대를 하고 있는지, 거꾸로 내가 또는 내 가족이 비슷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지 떠올려본다면 전화를 받는 일이 감정소모가 아니라 진정성이 담긴 '도움'이 될 것이고, 스트레스가 '보람'으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 이 팀장은 그동안 함께해온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상담업무를 본인의 일처럼 열의를 아끼지 않고 불철주야 상담업무에 성실히 임하고 있는 상담사분들이 있기에 저희 영사콜센터가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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