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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인의 현장스케치] '재외국민 안전지킴이' 외교부 영사콜센터

6개 국어·해외송금지원·외신모니터링…상담사 52명 주력 "자부심, 사명감으로"

하영인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5.11.06 09:02:55

[프라임경제] '하영인의 현장스케치'가 일자리 미스매칭 해소를 위한 직업상담사들의 노고와 진심을 느낄 수 있었던 아산시일자리센터에 이어 외교부 영사콜센터에서 여섯 번째를 맞았다.

해외 사건·사고 관련 사항부터 여권, 해외이주, 영사확인 등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사콜센터에 대한 설렘과 호기심을 품은 채 지난달 29일 오전 10시경 외교부 영사콜센터가 자리한 대한상공회의소 12층을 방문했다. 

최근 영사콜센터가 서초구 양재동 서희센터에서 대한상공회의소로 확장 이전한 터라 내부는 넓고 쾌적한 분위기였다. 하얀 대리석과 청정한 느낌의 나무 소재, 각종 꽃나무들이 어우러진 모습은 마음을 한결 편안하게 했다.  

상담사들은 저마다 헤드셋을 꽂고 모니터를 주시한 채 고객 응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먼저 이태현 소장을 만나 외교부 영사콜센터의 창립 10주년에 대한 축하 인사를 전한 뒤 센터에 대한 이모저모를 들었다. 이어 일반상담팀과 통역팀, 해외안전여행정보 문자서비스 발송 등에 대한 체험을 이어갔다. 

◆연중무휴 24시간 운영…전문 통역 상담사, 3자 통역 서비스 


외교부 영사콜센터는 지난 2004년 이라크에서 발생한 고 김선일 피살 사건 이후 재외국민보호서비스 선진화가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해외사건·사고 접수와 지원, 연중무휴 영사상담서비스를 위해 2005년 출범했다. 

영사콜센터는 상담사 간 팀워크 연마를 위해 연 1회 워크숍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연 1~2회 재외공관 참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 외교부 영사콜센터

이 소장은 "재난이 발생하면 가족의 생사 확인 등 전화가 폭주한다"며 "해외재난 대응 비상근무 매뉴얼에 따라 상담사를 비상소집하고 이때는 예외로 문자 서비스도 지원한다"고 말했다.

초기 23명이었던 영사콜센터 상담사는 지난 7월 영어를 비롯해 △중국어 △일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6개 국어 3자 통역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증원, 현재 총 52명의 상담사가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콜센터 전문 위탁운영 기업인 이케이맨파워가 이끄는 일반상담팀 25명, 엠피씨의 통역팀 상담사 27명으로 나뉜다. 업무 특성에 맞춰 각 4교대와 2교대 근무조로 편성했다.

영사콜센터 상담사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5년여를 웃돈다.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재외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만큼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는 것. 지난해 상담 건수는 약 26만건으로 집계됐으며 지난 9월 기준 2만여건이 접수되기도 했다.

특히 영사콜센터에서는 해외에서 도난, 분실 등으로 긴급 경비가 필요한 경우 국내 연고자로부터 여행경비를 재외공관을 통해 송금해주는 '신속해외송금지원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1회 3000달러에 한하며 지난 2012년에는 630건, 6억3507만원의 송금을 지원한 바 있다.

이런 저런 설명을 되새기며 일반상담팀에서 수습 상담사 교육을 위해 마련한 청취석에 앉아 상담 내용을 들어봤다.

"정성을 다하는 영사콜센터 장병운입니다. 하와이 마우이 지역에서 교통사고가 났다는 말씀이십니까? 부상 정도는 어떻게 되시나요?"

ENS개인모니터링 창과 외교부포털시스템, 상담 어플 등 여러 창을 띄운 채 상담사의 손과 입이 하나 돼 바삐 움직인다.

"부상은 없습니다. 현지시각 오후 4시인데 오전에 사고 난 후 경찰이 사건 접수한 상태인데요. 렌터카 업체에서 폴리스리포트가 필요하대서요. 발급 절차가 어떻게 되나요?"

이에 상담사의 시선이 모니터 2개를 오가더니 도움 줄 수 있는 대사관을 검색한다.

"사건을 담당한 경찰서 직원분 확인되시나요? 안될 시에는 호놀룰루 영사관이 상주하고 있으니 연락처를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만일 전화 연결이 끊어질 경우 808-595-****번으로 연락해주시면 됩니다."

도중 전화 연결이 끊어지자 여행자에게 양해를 구한 그는 따로 호놀룰루 영사관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 설명과 함께 연락처를 전달했다. 감사하다는 민원인의 말과 함께 상담을 마친 후 문의·안내에 대한 내용을 간략하게 작성한다.

일반 상담팀은 4교대, 통역팀은 2교대 체계로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통신 3사와 연계해 로밍한 여행객에게 해외안전여행정보 문자서비스(SMS)를 지원한다. = 하영인 기자

장병운 상담사는 "영사콜센터에서 근무한 지 5년 차가 됐다"며 "언제나 보람됨을 느끼지만, 최근 해외 있는 가족에게 위급 상황이 발생해 대사관과 담당자에게 진행사항을 확인, 최종적으로 마무리 됐을 때 민원인에게 재연락이 와 '잘 처리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듣고 더 보람됨을 느꼈다"고 전했다.

연달아 서너 건의 통화를 마쳤을 때쯤, 쪽지가 도착했다. 공지 글이다. 최근 발생한 해외 비자 발급 사기단에 대한 문의가 발생할 시 응대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하는 골자다. 이에 정 상담사는 곧바로 해당 기사를 찾아 읽으며 숙지하는 모습이다.

◆"세금이 아깝지 않아요, 외교부 덕에 세계여행 잘 다녀요"


계속해서 'SMS실'에 들어갔다. 책상 위 나란히 놓여 있는 컴퓨터 세 대가 눈에 띈다. 이곳이 영사콜센터에서 제공하는 '해외안전여행정보 문자서비스(SMS)'를 제공하는 공간이렷다.

통신 3사별로 나뉜 모니터 화면에는 각기 SMS 발송 창이 띄어져 있었다. 통신사와 연계, 새롭게 시스템을 개발·구축하고 예약 문자로 간소화했다는 홍선형씨의 설명이 곁들여졌다.

매뉴얼에는 현재 197개국에 대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중 168번째 국가인 쿠웨이트의 전송되는 문자를 작성해봤다.

#1. (외교부) 해외 위급상황 시 영사콜센터에서 필요한 안내를 받으세요. (+82-2-3210-0404) #2. [외교부] 여행경보안내 - 쿠웨이트는 여행경보 1단계(여행유의)발령 국가입니다. #.3 [메르스주의] 중동여행 후 14일 내 발열, 호흡기 증상 시 109로 신고하세요. #.4 [메르스예방] 호흡기증상, 환자, 동물(특히 낙타)과 접촉, 흡연실 등 다수 밀접 공간 피할 것.

이처럼 영사콜센터에서는 국가에 따라 1, 2개에서 많게는 7개에 달하는 문자를 발송하고 있다. 예약된 문구에 맞춰 통신사에서 로밍한 여행자에게 문자를 보내 준다니 확실히 시스템이 편리했다.

통역팀에서는 해당 서비스 이외에도 △통역 △외신모니터링 △야간 일반상담 업무 등을 진행하고 있다. 통역팀을 찾아가자 명칭에 걸맞게 유창한 일본어와 중국어 등이 쏟아진다.

중국어를 담당하는 채상진 상담사는 "중국 전 대륙과 대만, 홍콩, 싱가폴, 말레이시아 등에 있는 재외국민에게서 사건·사고 문의가 들어오면 통역해준다"며 "긴급사건으로 판단 시 해당 관할 영사관으로 이첩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콜 수요가 없을 때는 실시간으로 외신모니터링을 시행함으로써 타 매체보다 빠른 정보 수집이 이뤄진다. 하루에 두 번 정기 보고를 하고 만일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천재지변 등이 발생했을 시에는 행정실에 보고해 공유하도록 한다.

중국의 경우 CCTV, 바이두(百度·Baidu) 사이트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사고를 파악하고 재외국민과 직·간접적인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에 나선다. 납치, 감금에 연루되거나 위급한 상황에 직면한 국민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사건 하나하나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한편 영사콜센터는 교육강사와 자원봉사자들이 수시로 상담 모니터링함으로써 상담서비스의 품질 향상과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일반상담의 경우 자원봉사자들이 녹취록을 듣고 평가표를 작성하며 통역이 필요한 상담은 직역 후 동료가 민원인과 상담사 간 대화 스크립트를 만들어서 교육팀장에게 제출, 평가한다.

직역된 민원 사례를 읽어보니 숙소 체크인, 여행 중 여권과 지갑이 도난당한 사건, 핸드폰 분실 등 다사다난한 문의들이 많았다. 이에 대한 감사 멘트도 다양했다.

"아들 낳았을 때보다 더 만족스럽습니다. 이렇게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있다니…. 세금이 아깝지 않습니다. 행복하세요." "외교부 근무하시는 분들 덕분에 전 세계 잘 다니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러한 진정성 담긴 감사 인사는 상담사들에게 활력을 불어 넣는다. 이들은 이를 위해 오늘도 국민에게 도움을 주고자 열정을 쏟고 있다.

영사콜센터 전화번호

국내 02-3210-0404
해외 (무료) 국제전화 접속번호+800-2100-0404
       (유료) 국제전화 접속번호+822-3210-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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