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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흥지역 파견근로자 60% '자발적 파견근로 선택'

박지순 회장 "근로기회 박탈보단, 지속적 일자리 제공 중요"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5.10.28 10:38:48

[프라임경제] 경기도 안산·시흥근로자파견협회(회장 박지순·이하 협회)가 이 지역에 근무하고 있는 파견근로자 1010명에게 '파견근로자 현황' 조사를 실시한 결과, 파견근로자의 95%가 파견근로자로서 계속 근무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산·시흥지역의 근로자파견 업종은 서울을 포함한 상업·주거 지역의 일반적인 파견업종(32개 허가업종)과 달리 일시적·간헐적 사유에 의한 제조업 파견이 주를 이루고 있는 실정으로 짧은 파견기간(최장 6개월), 열악한 근무환경, 낮은 임금체계 등 많은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하지만 파견근로자 당사자들의 △인적구성 △근무사유 △근무기간 △급여만족도 △정규직 전환 관련 의견 등에 대한 구체적 자료가 존재하지 않아 실효성 있는 보호 대책을 수립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이번 설문조사는 파견근무에 대한 당사자들의 인식, 구체적이고 정확한 근무 실태 등을 파악해 파견근로자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데 참조할 수 있는 자료를 도출하고자 마련됐다.

조사는 지난 8월10일부터 9월30일까지 정형화된 설문지로 협회 가입 여부와 무관하게 관내에서 근로자파견업을 영위하고 있는 150여개 업체, 10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취합된 자료는 전문가에 의뢰해 빈도·교차분석 했으며, 성별로 다시 한 번 교차분석해 결과를 도출했다.

◆'대부분 정규직 원한다'는 인식과 대조

설문대상은 전원 내국인으로 한정했으며 1010명의 응답자 중 남자 593명(58.7%)가 여자 417명(41.3%)보다 많았고, 연령은 △20대 160명(15.8%) △30대 352명(34.9%) △50대 이상 178명(17.6%)이었다. 이중 30, 40대가 가장 많은 672명(66.5%)을 차지했다.

파견근로자의 60%는 자발적으로 파견근로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안산시흥근로자파견협회

파견근로자의 학력은 고졸(71%)이 가장 많았다. 초대졸(14.2%) 및 4년제 대졸(4.8%)자도 파견근로자 5명 중 1명(19%)에 달했다.

미혼자(54%)와 기혼자(46%)의 비율은 비슷했으며, 주거형태는 △월세(42.4%) △전세(30%) △자가(13.2%) △고시원 및 부모 집(14.6%)의 순서로 87%가 무주택자로 여겨진다.

출신 지역은 관내 및 서울·경기 지역이 38.9%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 지역은 거의 비슷한 비율(11~14%)로 나타났다. 거주형태는 단독 자가세대가 28.9%로 많은 파견근로자가 생계형을 넘어 가족 부양을 위한 수단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설문 조사결과 응답자의 55.4%가 '자발적 또는 여타 선택의 여지가 없어' 파견근무자로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파견근로자 대부분이 정규직 구직을 원한다'는 인식과 대조적인 결과를 보인 것.

이어 △일당·주급·가불 등 급여융통이 쉬워서(40.4%) △본인 사정으로 정규직 취업이 곤란해서(29.8%) △구속·얽매이는 정규직 생활이 싫어서(25.7%) △단기간만 일하려고(15.3%) 등의 이유로 자발적 파견 근로를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규직 구직이 어려워 임시·차선책으로 파견직을 택한 비율은 44.6%를 차지했으며, 대다수 근로자가 여러 이유로 4대보험 가입을 원치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4대보험 가입을 원치 않는 이유로는 '급여공제가 싫어서(35.5%)'가 가장 많았다. 이어 △부모·배우자로 가입돼 이중 부담이므로 거부(20%) △단기근무로 곧 사직할지 몰라서(10%) △신용불량으로 압류가 우려돼서(8.2%) 순이었다.

파견근로의 특성상 근로자의 거부 요구에도 강제 가입을 권할 시 대부분 근로를 거부하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협회는 "개인적 사정으로 파견근로자가 4대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으나, 짧고 불안정한 근무를 고려해 고용보험만이라도 가입할 수 있는 지도·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파견근로자 월평균 급여수령 '150만~200만원'

향후에도 파견근로서 계속 근무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질문한 결과 '보통 그렇다(39.2%)'를 포함해 지속 근로 의향을 갖는 근로자가 95%에 달해 일반적으로 어쩔 수 없어 파견직에 근무하고 있다는 편견과 배치되는 결과가 도출됐다.

안산·시흥근로자파견협회가 실시한 파견근로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파견근무 중 가장 큰 불만은 '짧은 고용 기간'이었다. ⓒ 네이버블로그

특히 대부분 파견근로자는 자발적 의지에 의해 근로하고 있었으며 구직활동 중에 파견근로를 병행하는 근로자와 파견근로를 생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근로자 등이 함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파견회사 근무기간은 2년 이상 근무 파견근로자가 27.2%, 2년 미만 근로자가 72.8%로 집계됐다. 이 같은 결과는 관내 파견이 제조업 위주로 이뤄지므로 최장 6개월의 근로기간 제약에 따른 유동이 심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외에도 관내 거주 기간이 3년 이상이라는 응답이 52%였음을 고려하면 파견근로의 기간은 매우 짧은 것으로 풀이된다. 짧은 파견기간에 따라 파견 근로 종료 후 또 다른 파견근무나 다른 업종으로 전직이 이뤄지고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파견근로자의 월평균 급여 수령액에 대한 질문에는 근로자의 40.6%가 '150만~200만원'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200만~250만원(35.5%) △100만~150만원(15.3%) △250만~300만원(6.4%) △100만원 이하(2.2%) 순이었다.

박지순 협회 회장은 "업종·업무마다 연장근무, 특근, 주·야 교대, 상여금 비율 등이 모두 달라 급여 수령액을 기준으로 급여 조건이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평균적으로 76.1%의 파견근로자가 150만~250만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나타나 실제 현지에서 느끼는 액수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파견근로자 불만 1위 '짧은 고용기간'

한편 파견근로자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5.7%가 보통이라고 답했다. 뒤이어 △만족(33.6%) △매우만족(5.3%) △불만족(4.7%) △매우 불만족(0.7%)한다고 응답했다.

파견근로자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5.7%가 '보통'이라고 답했다. ⓒ 안산시흥근로자파견협회

반면 파견근무 중 가장 불만인 점은 '짧은 고용기간(고용불안·33%)'을 가장 많이 꼽았고 '복리후생 및 정규직과의 차별(32.6%)'과 '정규직과의 임금차이(21.1%)'가 뒤를 이었다. 이는 법률 및 노동제도 보다는 작업장에서 늘 부딪히는 정규직과의 차이 및 비인격적인 대우에 큰 불만을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계속해서 75%의 근로자가 제조업 포함 확대를 원하고 있었으며 21%는 현행유지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은 4.2%에 불과했다.

아울러 현 사업장에서 정규직 전직 제의를 받을 경우에 대해 질문한 결과 응답자 59.6%는 '거절한다'고 답했다. 전직하겠다는 의견은 40.4%로 집계돼 60%의 근로자는 자발적으로 파견근로를 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회장은 "일자리 제공이야말로 파견근로자에게 최상의 복지이며 보호책"이라며 "특히 관내파견근로자의 과반수가 자발적인 순수 파견의존 근로자로서, 파견업종 및 기한 제한 등으로 이들의 근로기회를 박탈하는 것이 적절한 근로자 보호대책인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40~60대의 노령 근로자, 단점 근로자, 신용불량자는 적절한 일자리가 꼭 필요한 사회적 약자이다. 이들에 대한 지원 정책이 시급히 수립돼야 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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