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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후준비의 골든타임

 

가재산 피플스 그룹대표 | jska@unitel.co.kr | 2015.08.27 11:53:23

[프라임경제] 의학 용어로 골든타임은 병원에서 생과 사를 오가며 환자의 목숨을 다투는 중요한 시간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응급 외상 환자의 경우 1시간, 뇌졸중 발병 환자는 3시간, 또한 화재 발생의 경우에는 최초의 5분이 매우 중요한 시기로 이 시간 안에 대응을 제대로 해야 위기를 막아낼 수 있다.
 
나이가 든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관심이 많은 노후준비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이 시간을 놓쳐버리면 노후준비는 쉽지 않으며 고단한 삶이 되는 건 뻔하다.

대부분의 노후관련 설문조사를 보면 노후가 걱정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을 하면서 노후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65%가 그렇지 못하다는 답을 보더라도 노후준비를 나이 들어서 시작해서는 거의 불가능 할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나라의 노후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률은 48.5%로 OECD국가 중 1위이며 노인자살률 역시 1위이다. 더구나 2018년을 기점으로 전체 인구의 14%가 65세인구로 채워지면서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불과 8년 만인 2026년부터는 초고령화 사회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문제는 일할 젊은 사람들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국가재정에서 노인들에게 지급하게 될 공적연금 즉 국민연금이나 현재 시행 중인 기초노령연금에 대한 금액자체가 갈수록 줄어들고 더 나아가서는 제도자체의 폐지문제까지 거론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40세는 청년의 노년기요, 50세는 노년의 사춘기이다." 이는 레미제라블의 작가인 빅토르 위고의 말이다. 프랑스도 고령화가 심각한 국가다. 위고는 1세기 이상 이전의 프랑스 작가인데 이 말로 유추해 볼 때 그 당시도 지금처럼 늙음이라는 것을 실감하는 데에 큰 차이는 없었던 것 같다.

문제는 그 당시보다도 인생이 20년 이상 길어졌다고 할 수 있는데, 길어진 것은 그야말로 인생의 후반기로서 위고 식으로 말한다면 '노년의 사춘기' 후에 노년의 중년기, 노년의 말년기로 인생은 길게 이어지고 있다. 하물며 길어진 노년을 할 일 없이 보내는 무료한 방학기간이나 고통의 나날이어서야 되겠는가.

'평온한 노년준비'의 저자 호사카 다카시씨는 40대 후반에 자신의 무덤을 만들었다. 그 후로 매년 정월 초하루 자신의 무덤에 참배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자신의 무덤에 참배를 거듭하는 동안 지난 일년을 되돌아보는 기회는 물론 또 한 해를 어떻게 더 의미 있게 보낼지 설계를 해보는 기회로 삼았다. 그가 무덤을 만든 이유는 나름대로 시작한 노년 준비의 첫걸음이었다고 술회하면서 퇴직전 10년이 노후준비의 골든타임이라고 말하고 있다.

10여 년전에 연구회에서 잘 알고 지내던 교수 한 분이 직접 쓴 '경제수명 2050시대'라는 책을 보내온 일이 있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경제수명' 을 더 늘릴 수 있을까에 대한 이 분야 전문가들의 체험적 연구서였는데 '2050'은 20대부터 50년을 일해야 한다는 의미도 되고, 50대도 추가로 20년 즉 70세까지는 해야 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결국 경제수명을 50년은 유지해야만 고령화 시대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책의 요지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경제수명 2060'시대가 절실하게 됐다. 20세에서 70세까지만 일한다가 아니라, 80세까지 60년 동안 일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미다.

나이 들어서도 직업이 있거나 안정적인 수입원을 가질 수 있다면 고령화 사회를 겁낼 필요가 없다. 겁을 먹게 되는 것은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반면에 평균적 퇴직 연령은 53세 정도로 도리어 급격하게 감소가 이루어지다보니 은퇴 후 30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필자는 트래킹 모임인 '2060클럽'과 '내 인생은 내가 디자인 한다'는 내비게이터십(NAVIGATORSHIP)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60클럽은 경제수명을 60년 가져가기 위해서 20부터 60년 일할 준비를 시작하고 60대도 20년 더 늘려 80까지 일하자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80대까지 일하려면 무엇보다도 몸이 건강해야 하는데 그 건강법으로 매주 트래킹을 하면서 80까지 일하고 있는 분들을 초청해 강의도 듣기도 하고, 국내외의 멋진 트래킹 코스를 골라 걸으면서 회원 간에 나이 들어서도 즐겁게 일하는 지혜나 경험을 공유하고 자신의 건강도 챙기는 동호인 모임이다.

실제로 이 모임을 시작하고 나서 1년 만에 매년 정기 건강검진 시 경고등이 켜졌던 당수치가 95로 내려오고 서서히 나빠지던 간수치 등의 건강지표가 좋아졌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랐다.

내비게이터십은 고령화시대를 미리 준비하는 데 꼭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차를 타면 누구나 내비게이터를 사용한다.

내비게이터십은 인생의 꿈과 목적지를 정한 다음 자기가 젊어서부터 죽는 날까지 인생설계도를 직접 그려놓고 그 실천 방안을 구체적으로 적어 실행해 나가도록 생각하고 토의하고 직접 써보는 과정이다.

아름다운 집이나 빌딩을 지으려면 설계도가 있어야 하듯이 멋진 인생을 꿈꾸거나 노후준비를 위해서는 인생설계도가 먼저 필요하기 때문이다.

늙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인생도 결국 습관의 결과치고 산물이다. 멋진 노후준비는 인생설계도에 따라 자신의 마음을 바꾸고 습관을 변화시킨다면 가능한 일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준비도 생각에 그치거나 실행하는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노후준비의 골든타임은 퇴직전 10년 전후인 40대 후반이나 50대일까. 분명 그 시작은 젊고 빠를수록 좋다. 시작을 알리는 지금이 바로 골든타임이다. 가재산 피플스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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