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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칭찬과 호통

 

가재산 피플스 그룹 대표 | jska@unitel.co.kr | 2015.07.08 18:41:16

[프라임경제] 노벨상 수상자가 가장 많은 민족은 단연 유태인이다. 이들은 '밥상머리' 자식 교육으로 유명한데 그들의 영재교육 속담에 '아이를 때리려면 구두끈으로 때리라'는 속담이 있다.

구두끈을 풀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동안 부모는 아이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생각하고 육체와 마음에 상처를 입히지 않도록 훈계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물론 체벌이나 큰소리로 호통을 쳐야만 우리 아이들의 잘못된 모습을 고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춘다고 하듯이 칭찬과 믿음을 주는 효과는 상상 이상으로 큰 게 사실이다.
 
그러나 훌륭한 성과를 내려면 긍정적 피드백과 부정적 피드백 즉 칭찬과 질책이 적절히 조화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칭찬이 가속 페달이라면 질책이나 호통은 브레이크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질책은 화를 내는 것과는 달리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상황과 상대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질책의 기술'이 동반돼야 효과가 있다. 가령 어느 교수가 '대화하자'고 하니 학생들이 모두 도망 가버렸는데, 알고 보니 그 교수님은 대화가 아니라 늘 '대놓고 화딱지내기'로 유명한 교수였다는 것이다.

요즘 우리사회를 보면 구성원들도 다양화되고 의식이나 생각하는 방식도 사뭇 다르게 변화해 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사회생활이나 직장, 그리고 집안에서 꼭 존재해야 할 것들이 사라지고 있다. 잘못을 해도 꼬집어 이야기해주기보다 무관심이요, 정해진 룰이나 원칙을 벗어나도 나무라거나 호통을 치는 일들이 사라지고 있다. 직장에서도 상사들은 싫은 소리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더구나 집안의 일 그리고 애들을 키우는 과정에서 보면 더욱 심각하다. 상공에서 맴도는 헬리곱터 처럼 부모가 감싸고 헌신 할수록 자식들은 남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기 십상이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헌신적인 부모들의 역할로 유명한 가시고기나 영하 40도가 넘는 눈보라 추위 속에서도 60일간이나 체중이 반이 줄도록 알을 품고 그것도 모자라 새끼들에게 먹이가 없으면 마지막 남은 위속의 음식물까지 토해 먹인다는 황제펭귄 못지않다.

우리 부모들은 결혼을 해 자식이 생기면 아이들 위주로 인생이 재편된다. 살인적인 사교육비, 그것도 성이 안차면 아예 해외로 조기유학을 보낸다. 기러기 아빠들은 생이별이 시작된다. 그러나 교육이 끝났다 해도 끝이 아니다.

직장을 알아 봐야하고 결혼철이 되면 빛을 내서라도 혼수는 물론 살집까지 장만해줘야 한다. 또 다른 문제도 기다린다. 손자를 봐줘야 하고 빈 냉장고를 가끔 채워주다 못해 심지어는 신용카드까지도 내준다.

이런 식으로 부모의 헌신적인 역할이 다했다 해서 돌아오는 것은 무엇일까. 부모는 자식들에게 때로는 이기적이어야 하고 경찰의 역할도 필요하다.

'부모는 기대야 할 존재가 아니라 기댈 필요가 없도록 해주는 존재'라는 말이 있다. 부모는 고기를 직접 잡아주기보다 고기 잡는 법을 제대로 알려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수년 전 좀 이상한 회사 이야기인 '일본전산 이야기'가 30만부 넘게 팔리면서 유명세를 탄 일이 있다.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혼만 내는 사장을 직원들이 평생 믿고 따르겠다 말하는 역시대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야기에 관심을 두고 우리나라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까지 직원들에게 책을 읽히고 독후감까지 써내도록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 회사는 1973년 사장을 포함한 단 네 명이 보잘 것 없는 자본금을 가지고 세 평짜리 시골 창고에서 시작해 현재 계열사 140개에 직원 13만명을 거느린 매출 8조원의 막강한 기업으로 놀라운 성장을 했다.

그리고 약한 체질로 적자에 허덕이던 경쟁 업체 30여 개를 인수합병 해 모두 1년 내 흑자로 재건시키는 데는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호통을 치는 나가모리 시게노부(永守重信) 사장의 호통경영 방식이었는데, 실패한 일에 대해서는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호통을 친다.
 
한 잡지에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CEO 30인에 선정되기도 한 그는 명문 대학 출신들을 뽑을 수 없던 영세한 시절, 그는 '밥 빨리 먹는 사람, 소리 큰 사람, 화장실 청소 잘하는 사람'을 등용해 최고의 임원으로 성장시킨 포복절도할 입사 시험 이야기는 우리의 상식을 깬 괴짜경영의 한 방식이 통한 것도 호통경영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인지도 모른다.

선진국은 국민소득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법과 원칙을 지키고 예측이 가능한 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가 선진 사회가 되려면 원칙을 지키지 않거나 잘못에 대한 직장의 상사, 사회 지도자, 집안 아버지들의 질책이나 호통이 부활돼 액셀레이터만 밟고 질주하는 사회에 꼭 필요한의 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가재산 피플스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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