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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흥건설 횡령 수사…조선대는 안전한가

 

길래환 뉴스호남 편집국장 | press@newsprime.co.kr | 2015.04.27 15:12:54

[프라임경제] 건설업계 50위권인 호남의 대표 건설업체인 중흥건설이 200억 비자금 조성 혐의로 정원주 사장이 구속됨으로써 제2의 경남기업 사태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쪽으로 여론이 쏠리고 있다.

주택건설분야 전국 3위 총자산 5조에 달하는 중흥건설은 중견 그룹에서 벗어나 대기업 반열에 선 호남의 대표 기업군 중 하나다. 그러나 지난 2012년 순천 신대지구 택지개발과 아파트 건설 사업에 뛰어들면서 비극의 씨앗이 잉태했다.

30만도 안 되는 중소도시에 대형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중흥건설에 대해 무리한 투자가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으나 사업은 진행됐다. 중흥이 내세운 메리트는 획기적인 아파트 부대시설, 조선대 병원 분원설치, 외국인 학교 개교 등이 핵심 내용이었다.

이 가운데 비교우위 평가를 받고 있는 부대시설은 입주민들의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병원 분원 설립과 외국인 학교 개설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중흥건설은 아파트 분양 광고를 내면서 외국인학교와 조선대 병원설립이 빠지지 않았다. '조선대 병원 분원'은 아예 '조선대 병원'을 표기해 환심을 사려고 노력했다. 잘못된 정보는 입주자들의 충동구매를 부추겨 분양에 성공하는 요인이 됐다.

신대지구 내 중흥 래스 아파트 일부 평형의 청약률은 최고 경쟁률 4.79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왜 조선대 병원과 외국인 학교는 들어서지 않고 있는지, 왜 분양광고에 대대적으로 이를 선전했는지가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입주민들도 중흥이 비자금으로 수사를 받자 외국인학교와 조선대 병원 설립무산에 대해 반발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현 불가능한 사업광고가 분양을 위한 수단이었다면 중대한 사기 행위다. 따라서 검찰이 이에 대해 수사를 착수하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나돌고 있다.

조선대 병원 분원 설립에 대해서는 애당초부터 의문에 제기됐다. 조선대가 주인 없이 굴러가면서 재정난이 가중돼 조선대 지방분원 설립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 문제는 조선대 이사회에서 자주 문제점으로 거론되었다.

하지만 서재홍 총장은 이를 중단 없이 추진했으며 2012년 11월 28일 MOU까지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협약에 따르면 순천 신대지구 개발 시행사인 순천 에코벨리는 학교법인 조선대에 의료기관부지 7만5468㎡를 무상양도하고, 조선대 측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제공받은 부지에 5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과 연구시설 등을 건립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부지 무상제공 등의 조건은 관계법상 지켜질 수 없었다. 국내 의료법인에는 부지 무상 제공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중흥과 조선대는 원가 이하 제공이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하기도 했다.

조선대 병원 분원 설립은 조선대 서재홍 총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말이 나돈다. 의대 교수 출신인 데다, 여수 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선대의 재정난이 심각할 뿐만 아니라 이사회의 추인을 받기가 사실상 어려운 사안으로 지적돼 왔다.

조대병원 측이 분원설립 사업시행 완료 시점을 2020년까지 멀찌감치 잡은 것도 설립 의지를 의심받게 한다. 서 총장의 임기가 끝나면 이러한 분원 설립 계획은 무산될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돈 배경이다.

이와 함께 1988년 조대병원 측이 광양제철소 내에 180병상 규모의 '조대부속 광양병원'을 10여 년간 운영했다가 운영난으로 철수한 적이 있다. 그런데 광양과 인접해있는 순천에 새로운 분원을 건립하겠다는 것은 실현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염두에 두고 협상을 진행했을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서재홍 총장의 순천 분원 건립계획에 대해 끊임없이 의혹이 제기되어왔다. 진정성이 의심을 받았으며 이사회로부터 수차례 공격을 받았다.

길래환 뉴스호남 편집국장

이와 관련 중흥건설과의 모종의 밀약이 있었지 않았겠냐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조선대 사정과 현지 의료 환경상 절대적으로 분원 건립이 불가한데도 서 총장이 MOU 수준까지 끌고 갔다는 게 납득이 안 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은밀한 약속을 주고받지 않고서는 이런 무모한 계약이 체결될 수 없다는 것이 지배적 견해다. 이런 배경 때문에 검찰이 수사하고 있을 것으로 예측하는 여론이 강하다. 더욱리 조선대 병원 분원 건립이 분양광고에 삽입되었고 분양 경쟁을 부추기는데도 한몫했다는 것이 입주자들의 주장이다. 이는 사기가 개입됐다는 의미여서 검찰의 수사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편집자주 : 사외 기고(칼럼)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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