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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탐방 103] 아이들 '창의적 교육' 지향하는 '놀이나무' 두 번째 스토리

사회적기업이 나아갈 방향 '확실한 이익 구조'…가치 따른 높은 가능성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14.10.06 17:06:03

[프라임경제] 최근 한국경제에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기업은 사업 초창기 국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높은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우후죽순으로 탄생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명확한 이익 구조를 갖추지 못한 다수 사회적기업들이 국가 지원이 끊김과 동시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이와 반대로 오히려 활발한 활동으로 확고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사회적기업이 있으니, 이는 바로 놀이나무였다.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및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을 말한다. 이런 사회적기업의 혜택으로는 조세 및 사회적보험료 감면이나 경영컨설팅지원 및 시설비 등을 국가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특히 이중 가장 큰 혜택으로 꼽히는 지원은 인증 시기에 따라 50%에서 최대 100%까지 받을 수 있는 인건비다. 기업이 통상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간인 최대 3년(예비 포함 5년)까지 국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인건비 혜택'이 '기업 발전의 걸림돌'로 취급받고 있다. 다수 기업이 해당 기간 내에 확실한 '이익 구조'를 형성하지 못하면서 인건비 지원 종료와 함께 폐업을 맞이하는 것이다.

1년 전 방문한 바 있는 놀이나무 역시 '인건비 지원'이 종료된 인증 4년차 사회적기업이지만, 지원 종료로 인한 부작용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이전보다 한 단계 향상된 '이익 구조'를 구축하면서 이젠 '어엿한 하나의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국가의 지원에서 벗어나 여전히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놀이나무가 향후 어떤 모습으로 또 다른 변화를 꾀할 수 있을지 지난 2일, 이원영 대표를 만나봤다.

◆"보조금에 기대지 않고 번돈으로 생존"

"사업 초창기 노하우와 같은 기반이 너무 없어 힘들었지만, 강사 양성 시스템이나 홈페이지 운영, 그리고 교재와 같은 상품 등을 통해 기업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사회적기업이 아닌, 일반 기업이라 생각하고 국가 보조금을 처음부터 매출에서 제외하고, 번 돈으로 생존한다는 생각했다."

이 대표는 이같이 회고했다.

놀이나무 시작은 노작교육(학생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정신과 신체 작업을 중심 원리로 행하는 교육)과 놀이 중심의 활동을 통한 동기부여 학습을 위한 엄마들의 '품앗이 교육'에서 출발했다.

   올해로 사회적 기업 인증 4년째를 맞이하는 놀이나무는 결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사업분야를 넓히면서 기업으로서의 발전을 꾀했다. Ⓒ 놀이나무  
올해로 사회적 기업 인증 4년째를 맞이하는 놀이나무는 결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사업분야를 넓히면서 기업으로서의 발전을 꾀했다. Ⓒ 놀이나무

전국적 네트워크인 '품앗이'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엄마와 아이들이 모여 '살아있는 박물관 수업'을 즐길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후 박물관마다 갖고 있는 소중한 이야기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스토리텔링'으로 직접 경험하게 해주는 프로그램과 워크북을 만들었고, 해당 프로그램은 이후 놀이나무 '박물관 놀이터'로 성장했다.

그리고 지난 2010년에는 '놀이나무'라는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했다. 당시 2~3명 전문가와 7~8명으로 이뤄진 12명의 인력들이 놀이나무가 원하는 교육 서비스를 위해 '회사가 지향해야 할 모습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라는 소신으로 회사를 재정비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 과정은 놀이나무를 사회적 기업으로 돌아보고 성장하게 해준 중요한 단계였다"며 "모든 직원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좋은 기업 만들기, 더 많은 아이들에게 더 좋은 체험학습 제공하기 등을 실천하는 가장 큰 동기가 됐다"고 말했다.

물론 3년간 국가 지원금 받는 과정에서 의외의 복병을 만나기도 했다. 강사 대다수가 '경력 단절 여성'으로 이뤄진 놀이나무는 다른 취약 계층보다 까다로운 증빙서류나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이런 절차를 거쳐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초창기에는 박물관 및 관공서를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 개발에 주력했다. 특히 초창기였던 만큼 2010년 매출은 1년간 학교 교사들과 함께 개발한 콘텐츠로 경기도 교육청에서 입찰 받은 1억5000만원에 그쳤지만, 그들의 열정은 날이 갈수록 식을 줄 몰랐다.

◆사업분야 넓혀 일반기업으로 성장

"사실 체험학습 업체가 흑자를 보긴 힘들다. 때문에 많은 노력과 투자를 통해 회사가 발전하는 방향으로 끊임없이 모색해야 했다."

이번 2014년은 놀이나무에게 있어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된 지 4년째가 되는 해다. 놀이나무는 결코 길지 않은 이 기간 사업분야를 넓히면서 기업으로서의 발전을 꾀했다.

   놀이나무는 올 상반기 '매출 감소'라는 부담을 감수하고 많은 투자를 진행한 끝에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 놀이나무  
놀이나무는 올 상반기 '매출 감소'라는 부담을 감수하고 많은 투자를 진행한 끝에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 놀이나무

기본 사업 발판이 된 박물관 및 관공서 대상의 콘텐츠를 꾸준히 발전시켜 현재 서울과학관 활동지 '과학관에서 놀자'를 비롯해 경기도교육청 박물관과 미술관 콘텐츠 40개, 수원화성박물관 교재 등을 기획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이젠 '이익 창출'이 아닌 '관공서에 대한 사회공헌'으로 변화하는 단계로 들어섰으며, 특히 강사 양성 등을 통한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 고용으로 공익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체험프로그램인 '놀자아 서비스'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차원에서 질 좋고 풍부한 컨텐츠를 대거 추가했다.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 콘텐츠를 박물관 및 지역문화시설과 연계시킨 '놀자아'는 △이순신에 대해 배울 때는 광화문 '충무공 이순신' 전시관을 △철도 역사 학습에는 '철도박물관' △전쟁 및 사건을 공부할 때는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해당 박물관 활동지를 활용한 식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듣고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과학이나 역사, 사회 등을 익히게 된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놀자아는 현재 약 300여명이 가입했지만, 올 상반기 많은 노력과 투자로 한 단계 질 높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즐거운 자기주도학습인 '뮤지엄스쿨'은 한 달에 2시간씩 또래 친구들과 박물관주제탐주 수업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체험 이력과 미션수행 결과가 온라인으로 관리되며, 홈페이지에서 주제별 추천 박물관과 추천 도서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도 있다.

최근 놀이나무가 주력하는 사업으로는 다양한 주제와 테마를 중심으로 하는 '시리즈 교재 개발'이 있다.

대표 결과물인 '뚝딱! 탐구 시리즈'는 체험활동이나 독서활동 등을 마친 후 나만의 체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교재다. 교과 연계 수업이나 창의적 체험활동, 체험학습 보고서 만들기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되면서 학부모들의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역시도 '매출 감소'라는 부담을 감수하고 많은 투자를 진행한 끝에 시리즈 6개를 추가로 내놓을 수 있었다.

   이원영 놀이나무 대표. Ⓒ 프라임경제  
이원영 놀이나무 대표. Ⓒ 프라임경제
이 대표는 "올해 매출은 지난해(5억8800만원)보다 1.5~2배 가량 오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놀이나무의 상품 가치는 70~80% 정도"라며 "급여보다는 지금 하는 일에 높은 자부심을 가진 직원들이 많은 만큼 놀이나무는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까. 놀이나무는 올해로 종료된 국가 지원과 상반기 진행된 프로그램 개발 투자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향후 진로에 대해서도 "1년 전에도 동일한 질문을 받았지만, 그때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하는 일 자체가 취약계층이든 일반 아이들이랑 의미가 있는 사회적(기업)이기에 지금도 생존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를 만드는 우리는 즐겁고 행복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회사를 만들고 있어. 미래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현재를 즐겁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국가 지원이 끝나는 시기를 맞이한 대다수 사회적기업들은 다른 일반기업보다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놀이나무가 보여준 과감한 투자와 끊임없는 노력은 어쩌면 사회적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과연 놀이나무가 내년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지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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