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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식전환에 공 들여야…

 

황규만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 | press@newsprime.co.kr | 2014.09.30 10:04:17

[프라임경제] 컨택센터는 기업에서 고객과 가장 많이 접촉하는 접점이며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거나 기존 고객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고객 목소리를 듣고, 고객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고객정보를 많이 다루는 곳이다.

이렇다 보니 기업에서 고객 정보가 유출될 때마다 이유야 어찌됐든 컨택센터가 모든 문제의 발단으로 인식되곤 했다.

그렇지만 과거에는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터져도 금방 잊었는데 올해 초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사건은 자그마치 2년에 걸쳐 카드3사에서 유출된 고객정보가 1억400만건으로, 엄청난 양에 국민들이 놀랐고 그 정보가 본인의 정보일수도 있어 그로 인해 금융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불안에 휩싸였다.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국민의 불안심리를 잠재우는데 급급했던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27일 '전화권유판매를 3개월간 금지한다'는 무리수를 뒀다. 말도 되지 않는 조치에 협회를 포함한 업계 관계자들이 관계 요로를 통해 부당함을 전달했고 마침내 대통령에게도 전달이 돼 2월4일 각의에서 "텔레마케팅의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신속하게 1주일 만에 후속조치가 취해졌지만 고객정보 유출의 피해자였던 국민들은 금융위원회의 발표만 믿고 전화권유판매를 문제의 발단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이번 일로 인해 전화권유판매뿐 아니라 컨택센터산업 전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

이렇게 조금씩 쌓인 컨택센터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온라인 시대에 없어서는 안 될 컨택센터산업이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로 인해 괜찮은 일자리임에도 인력수급에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얼마 전 구로 디지털단지 등 산업단지에 지식서비스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개정을 할 때도 몇몇 위원들이 비대면 채널을 마치 불법대부업체로 오인해 반대를 했다고 한다.

은행업무의 88%가 비대면으로 처리되고  컨택센터가 없이는 어떤 기업도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온라인시대에 어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지금 컨택센터산업은 중대한 귀로에 서 있다.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기 전에 신속히 진화가 됐지만 대형 아웃소싱기업을 포함해 대부분 아웃소싱기업들이 이 피해로 지금까지 힘들어하고 있으며, 카드슈랑스로 보험상품을 판매하던 보험회사들은 비대면 채널 외에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해 아직도 어려움에 봉착해있다.

불이 빨리 진화됐으니 망정이지 작은 담뱃불이 전 산야를 태우듯 번져나갔다면 우리산업이 입었을 피해는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이미 소는 잃었지만 더 많은 소를 잃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튼튼한 외양간이 지어지기를 희망한다.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생길까'라는 생각으로 방심하지 말고 어떠한 경우에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번만은'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을 새겨 철저히 대비를 해야 한다.

비온 뒤 땅이 굳듯, 이번 '전화권유 판매금지'로 인해 잃은 것도 많지만 대통령을 위시해서 컨택센터산업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잘못 건드렸다가 심하게 데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포함한 모든 관계부처가 컨택센터 산업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이번 일로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던 상담사들과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했던 고용노동부에서는 컨택센터 산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시작했다.

그동안 과거와 현재의 먹거리인 제조업만 바라보던 고용노동부가 우리산업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할지라도 어찌 됐든 그간 우리산업을 옭아 멨던 부정적 시각을 어느 정도 걷어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이럴 때 자기 혼자 살겠다고 '아등바등' 거릴 것이 아니라 컨택센터산업이 우람한 거목이 될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컨택센터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단기적으로는 비대면 채널이 없어서는 기업이 존재할 수 없으므로 대면부서를 보좌하는 부서가 아닌 기업을 살리는 부서라는 인식이 퍼져야 할 것이다.

상담사들이 하는 업무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대우해야 상담사들 자신도 도움이 필요한 고객에게 온라인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인지하게 된다. 그로 인해 온라인을 통해 고객과 접촉하는 기업의 책임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근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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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만 된다면 대학들도 학과를 신설해 우수한 컨택센터 상담사를 공급하게 된다. 구직자들도 컨택센터산업을 반듯한 일자리 혹은 양질의 일자리라고 인식해 인력수급이 수월해짐으로써 10년 안에 상담사 100만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이 기업과 고객을 연결하는 소통채널이 되는 그날을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하는 한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황규만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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