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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선의 이론조론: 한국의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유감(1)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 press@newsprime.co.kr | 2014.06.23 10:42:43
[프라임경제] 다분히 개인적인 주장이지만, 필자에게 '현대사회에서 가장 매력적인 직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소프트웨어 개발자'라고 할 것이다. 
 
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사랑 받는 가치인 '창조'를 업으로 실행하고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을 넘나드는 지성을 갖춰야 한다. 또 고객의 요구를 이해하고 충족시킬 수 있는 감성과 공감력을 갖추고 우수한 작업환경과 고액연봉을 받을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들으면 왠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는 경영학을 전공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직장 생활을 시작해 현재는 국내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의 경영자로 근무하고 있다. 그러니 너무 몰라서 이상적인 소리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 
 
솔직히 '소프트웨어 개발자', 좀 더 광의적으로 'IT엔지니어'는 멋진 직업이라고 생각하지만, 매일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은 답답하고 정반대의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산업의 현실 속에서 전문경영자로서 현실적인 문제를 하루하루 겪고 있노라면 좌절감을 느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소프트웨어가 국가의 발전과 미래에 매우 중요하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말은 진부할 정도로 반복되는 얘기지만 실제로는 3D업종이라는 자조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열악하기만 하다. 특히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소프트웨어 패키지 분야의 소프트웨어 산업 현황은 심각한 수준으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리나라는 초고속 인터넷망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급돼 있으며, 삼성전자의 메모리와 휴대폰은 글로벌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는 지 이미 오래다. 또한 많은 청소년들이 PC게임과 모바일 게임에 푹 빠져있을 정도로 일반화돼 있으며, 최근에는 카카오톡·라인과 같은 SNS 메신저 서비스, 네이버와 같은 포탈서비스 등 성공적인 IT 케이스가 각 분야에 많이 있다. 
 
반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할 만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이나 IT서비스 분야에서는 이렇다 할 성공사례를 찾기가 힘들다. 세계 100대 소프트웨어 기업에 오른 한국기업은 단 한 곳도 없으며, 지난 2009년 IDC자료를 근거로 하면 유일하게 '안철수연구소'가 387위에 오른 것이 전부라고 할 정도다. 
 
지난 2012년 상장사 업종별 평균 임금자료를 보면, 소프트웨어 개발업은 업종별 30위로 매우 낮은 수준이며, 미국 기업의 엔지니어의 1/3에서 1/4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상장사의 급여수준이기에 소프트웨어 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수준이 어떠할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11년 기준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수는 총 6758개로 이중 100억 이하의 기업이 90%를 넘는다.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기업이 영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말이다. 
 
현대 사회에서 소프트웨어를 빼놓고는 아무 것도 얘기할 수 없을 정도다. 예전에는 하드웨어의 부속과 같았던 소프트웨어가 이제 핵심가치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드웨어는 점차 기능에서 감성으로 포인트가 변화되고, 소프트웨어는 핵심적인 기능과 차별화의 요체로 위상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경제규모에 있어서도 소프트웨어 시장규모가 하드웨어 시장규모를 초월한지 이미 오래돼 소프트웨어 시장규모가 반도체 시장의 3.7배, 휴대폰 시장의 4.8배가 될 정도다. 
 
소프트웨어 대표기업인 구글이 휴대폰 제조명가 모토로라를 인수하고 MS가 노키아를 인수했으며, IBM이 하드웨어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하면서 기업의 성장을 지속하지만, 이에 실패한 많은 하드웨어 기업들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 할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현실은 이와는 완전히 동떨어져있다. 우수한 인재들은 소프트웨어나 IT분야로 진출을 꺼려해서 매년 대학의 해당학과 커트라인이 떨어지고, 졸업생 또한 줄고 있다고 한다.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 프라임경제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 프라임경제

전 세계적으로 소프트웨어 시장은 플랫폼 경쟁으로 변화하면서 이제는 기술적 종속을 벗어나기 어렵고 글로벌기업과의 경쟁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해마다 소프트웨어 산업육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로 와 닿지 않는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다음 회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현장에서의 문제점과 실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부족하지만 몇 가지 소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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