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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찬선의 이론조론: 특허동맹으로 본 특허경영 이야기 (2)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 press@newsprime.co.kr | 2014.03.24 07:53:22

[프라임경제] 지난 회에서는 삼성전자와 Google, CISCO가 체결한 '크로스라이센싱'에 대한 내용을 다루면서 특허와 관련된 몇몇 이슈를 소개했다. 이번 회에서는 인터넷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의 라이선스 정책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자 한다.

지난 2011년 기준으로 Facebook과 같은 대표적 IT기업의 특허보유 건수가 12개, Twitter나 Linked In과 같은 기업이 2개 정도에 불과하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이미 소개한 바 있다.

하드웨어와 전통적 IT기업들이 수천에서 수만개에 이르는 특허로 무장한 반면 지적재산과 가장 관계가 깊다고 할 수 있는 인터넷과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단지 몇 개의 특허만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우면서도 시사하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인터넷과 소프트웨어산업의 기업에게는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와 비즈니스모델 특허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과거 MS와 Oracle로 대표되는 독점적 라이선스 정책의 기업들은 특허와 시장독점을 통하여 막대한 부와 시장지배력을 갖게 됐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기존 경제체계의 수확체감의 법칙과는 정반대인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고, 강력한 잠금(Lock-In)를 통해 승자독식의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

즉 소프트웨어라고 하는 무형의 자산을 통해 추가적인 원가투입 없이 생산을 폭발적으로 확대시킬 수 있으며, 사용자가 제품 사용에 익숙해지고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제품에 종속되는 경향이 크게 돼 거의 독점적인 시장지배가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러한 소수기업의 시장독점은 특허가 갖는 '독점을 보장하기 보다는 기술의 사회적 공헌을 보장하는데 있다'라는 본연의 취지에 어긋나며, 소프트웨어와 같은 지식기반경제에서 '여러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고 활용할수록 그 가치가 커진다'는 네트워크효과를 정면으로 거스르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고자 근래의 많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오픈소프트웨어'라고 하는 개방적이고 공유의 정신을 존중하는 다양한 라이선스 정책을 통해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는데, 이는 자신이 만든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수정·재사용·배포할 수 있도록 해 사회전체적인 발전을 보다 가속화시키고 이러한 결과물을 다른 사람들과 다시 나누게 하는 상생적인 라이선스 정책을 말한다.

이러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정책은 (물론,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수백개의 라이선스 유형이 존재할 만큼 복잡하고 다양하지만) 크게는 GPL (General Purpose License)로 대표되는 '기존 소스를 이용해 새롭게 만든 소스도 공개해야 한다'는 방향과 BSD(Berkeley Software Distribution License)가 대표적인 그런 의무조차 없앤 보다 자유로운 라이선스 유형으로 구분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오픈소프트웨어를 통해 수많은 기업들이 엄청난 속도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으며 폭발적인 산업의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수많은 시간과 전문인력이 필요했던 소프트웨어를 이제는 단시간에 소수 인력으로 개발해 낼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최근, 오픈소스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소송이 급증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강자들이 자신들의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오픈소스 진영과 많은 대립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오픈소스의 대표제품인 MySQL을 Oracle이 인수해 이를 유료화해 판매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편 국내의 경우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원천기술과 기반기술보다는 오픈소스를 활용한 응용제품 개발에만 집중하다 보니 선진기업에 대한 기술종속성이 보다 심화되는 문제도 장기적으로 큰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이제는 소수의 IT기업, 불행하게도 대부분 미국을 위시한 소수의 IT기업이 만들어 놓은 플랫폼 위에서 그것을 얼마나 잘 사용할 수 있는가가 우리나라의 IT 기술력으로 인식되는 지경에 이를 정도다.

물론, 국적을 논하며 폐쇄적인 태도를 취할 것은 아니겠지만, 오픈소프트웨어를 단순히 활용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우리의 소프트웨어를 공개하고 이를 보다 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주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와 함께 과거 인터넷 붐이 한창인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던 비즈니스모델 (BM) 특허는 근래에 와서는 별 관심과 호응이 부족한 듯하게 보인다. 애초에 BM특허가 과연 특허로서 인정될 수 있는가 하는 논쟁이 많았으며, 그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늘면서 인터넷 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BM특허는 점차 감소되는 것으로 보인다.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 프라임경제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 프라임경제
최근 구글이 '오픈특허권 비분쟁'을 선언하면서 자사가 보유한 특허와 관련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사용자·배포자·개발자 대상의 특허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개인적으로는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된다.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에서도 특허와 라이선스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전략을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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