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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탐방 81] 맘 담아 뭐 찌니? '떡찌니'

떡집 전통 이어받은 착한 떡 카페…입소문만으로 회원 3000여명 훌쩍

하영인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4.02.28 18:22:17
[프라임경제] "지금 나온 떡인가 봐요? 이걸로 주세요."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자리 잡은 떡 카페 '떡찌니(대표 석지현)'는 이른 아침부터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메뉴판을 보면 음료와 빙수 등 여느 카페와 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주요상품은 따로 있다.  설기부터 시작해 오색떡국 등 맛난 위용을 뽐내는 여러 종류의 떡. 떡찌니는 전통을 보전하면서도 현대감각을 보기 좋게 입혀 맛과 영양까지 겸비한 떡을 생산하고 있다. 이 외 쌀눈·매실·블루베리 조청 등 모두 직접 생산해 판매한다. 
 
  떡 카페 '떡찌니' 내부 모습. = 정수지 기자  
떡 카페 '떡찌니' 실내. = 정수지 기자
'당일생산 당일판매'를 원칙으로 삼은 떡찌니는 카페 근처에 공장을 세웠다. 이 덕에 매일같이 새벽 6시부터 만든 갓 쪄낸 떡을 공급할 수 있다. 특히 판매 후 남은 떡은 다음날 아침 장애인센터 등 어려운 이웃에게 제공하고, 바자회가 열리면 무료로 떡을 후원하는 등 다양한 나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회원 3000여명' 인기비결은 오감만족·영양만점 '최상품 떡'
 
27일 찾아간 떡찌니 카페는 외관부터 실내까지 아기자기하면서도 감각 있는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이와 관련해 석지현 대표는 사실 요식업과 무관한 학문을 전공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떡찌니를 설립하게 된 건 어렸을 적 부모님이 떡집을 운영하셨던 영향이 크죠.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데, 건강하고 맛있는 떡에다 전공인 디자인을 색다르게 접목하면 어떨까?' 그때는 지금처럼 예쁜 떡이 없었거든요. 그렇게 부모님지지 속에 현재 떡찌니가 탄생했습니다."
 
  떡찌니는 농촌진흥촌으로부터 '굳지않는 떡 조청제조 기술'을 이전 받았다. = 정수지 기자  
떡찌니는 농촌진흥촌으로부터 '굳지않는 떡 조청제조 기술'을 이전 받았다. = 정수지 기자
많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09년 강남자활사업단 참여로 시작했던 떡찌니는 1년여 만에 법인회사를 설립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11년 사회적기업, 현재 '더 착한 서울기업'으로 서울시에서 인정받은 우수 사회적기업이 됐다.
 
이런 떡찌니는 석 대표를 포함한 직원 7명이 모여 누구나 먹고 싶어 할 만한 최고의 떡을 만들기 위해 늘 노력을 경주한다.
 
평소 공장에는 대여섯 명, 비교적 손이 덜 가는 카페에는 한두 명의 인력이 투입된다. 바쁠 때면 이런저런 구분 없이 서로서로 공장과 매장을 왕복하며 일하고 있다.
 
석 대표는 "직원 중 5명은 장애가 있거나 60세 이상의 고령자이지만 자신의 맡은바 최선을 다할 줄 아는 멋지고 소중한 가족"이라며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런 떡찌니가 가장 우선시 여기는 것은 바로 재료. 모든 떡과 음료는 검은 깨, 견과류 등을 제외하고 선별된 100% 국내산 농산물 천연재료를 사용한다. 그렇게 본연의 맛과 향, 빛깔을 살린 신선한 떡을 내놓는다. 
 
이를 알고 입소문으로 찾아오는 손님이 차츰 늘고 있다. 회원카드를 발급한 고객은 어느새 3000여명에 이른다. 친구와 색다른 빙수를 먹으려 찾아온 손님, 아이들 간식용으로 떡을 사가는 손님 등 20대에서 5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의 단골은 업체의 자랑이다. 
 
◆'담근 차·조청·한과' 비롯, 신 메뉴 개발 주력
 
"무엇보다 일하며 행복할 때는 특별한 떡 케이크를 만들 때죠. 요청에 맞춰 케이크에 이름을 새기는 등 원하는 글귀를 넣어드리고 있어요. 기분 좋은 날 사랑을 전하며 쓰이는 케이크는 만드는 사람도 절로 미소 짓게 합니다. 후에 선물 받은 고객이 맛있게 잘 먹었다는 연락도 오는데요,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이에 힘입은 떡찌니는 온라인 판매에도 주력하고 있다. 보통 선물이 많이 오가는 명절이나 결혼, 돌, 학교·회사 행사 때 주문량이 많다. 주문이 거의 없다시피 한 날도 있지만 주문이 폭주하는 때는 하루 동안 100~200kg 정도의 떡을 만들기도 한다.
 
  석지현 대표. = 정수지 기자  
석지현 대표. = 정수지 기자
떡찌니의 주요사업은 떡으로 만든 상품이지만, 한시적이라는 단점이 있어 주문 없는 날이면 직원들에게 줄 업무가 없어 곤란하단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석 대표는 전통음식을 응용하는 떡찌니의 취지와도 일맥상통하는 담근 차나 조청, 한과 등의 메뉴를 더 늘릴 예정이다.
 
가격이 높더라도 좋은 재료만을 고집하는 떡찌니의 지난해 연매출은 4억원. 이에 대해 석 대표는 질을 낮춰 비용을 줄이기보다는 사업영역을 넓혀 매출을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매장과 공장이 강남에 있을 뿐만 아니라, 운영하는데 드는 고정비용도 상당한 편입니다. 지금 정체기를 맞아 힘들지만, 더 열심히 노력해 내실을 다지고 지점도 확장해 극복할 계획입니다. 좋은 재료를 써서 만들고 취약계층 구분 없이 모두가 어울려서 만드는 따뜻한 기업이죠. 모두 많이 찾아와 주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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