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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객정보 유출과 직업윤리, 근로윤리

 

박종선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 원장 | press@newsprime.co.kr | 2014.02.27 16:08:41

[프라임경제] 최근 발생한 금융권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은 우리기업의 실천적 윤리경영이 현장에서 어느 정도 착근하고 있는지 가늠해주고 있다.

그동안 윤리경영이 곧 기업경쟁력이고,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실천경영이자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전략경영으로 강조해 왔으나 실천의 진정성·지속성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높아만 가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1억400만건 유출이라는 이번 사건은 그 규모로 볼 때 세계 역대 3위 수준이라는 보도다. 사건이 발생한 KB, 롯데, 농협카드와 같은 카드업체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이들 기업들이 그동안 쌓은 노력과 어울리지 않게 실망스럽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주지하듯 금융기관은 물론 대부분의 기업은 윤리규범이나 강령, 행동요령을 통해 소비자 개인의 정보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개인정보를 합법적이고 공정한 방식으로 수집·사용·관리해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한다고 명문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개인 정보를 수집하거나 사용할 경우 합법적인 절차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특히 기업은 개인정보 수집의 목적을 분명히 밝혀야 하며, 명시된 목적 이외의 정보 공개 및 이용은 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금융지주계열사 간 고객동의 절차 없이 공유된 금융개인정보가 65억여건에 달하고, 지난 3년간 총 13개 금융지주회사에서 161억건이 넘는 금융개인정보를 고객 동의 절차 없이 공유, 마케팅 목적으로 활용됐다고 한 국회의원은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기업은 정보 보안 담당자의 신분 공개라든지 근로자 교육 등과 같은 적절한 보안 체계를 통해 소비자 개인 정보를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금융사, 통신사 등의 고객정보 유출 사태는 언론의 끊임없는 단골메뉴다. 많은 부정과 부조리사례가 그러하듯 규정과 실천이 별개로 놀고, 일반 국민들에게는 기업의 윤리경영이 실천보다는 공허한 외침으로, 이른바 보여주기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의문을 높여 준다.

카드 관계회사 정보 담당자는 정보를 유출해 돈을 받고 광고업체에 넘겼다. 근로윤리에 반하는 행위다. 유출 사고에 대한 후속대책 과정에서도 국민 대다수에게 혼란과 불안감을 안겨줬는데, 한 모바일 설문조사에 따르면 카드사의 대응이 불만족스럽다는 비율은 74%에 달한다.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윤리경영을 아무리 강조한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실천되지 못해 사고나 폐해가 발생하면 성실한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안타깝기만 하다. 기업의 명성 훼손은 물론이고 사회적 불신을 증폭하기 때문이다. 윤리경영은 이해관계자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이들에 대해 책임을 다하는 실천경영이다. 그 기본은 법규준수와 도덕가치관의 충족으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다. 

경영활동 과정에서 경제적·사회적 피해가 발생한다면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을 구성원 모두가 철저하게 가져야 한다.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같은 문제는 10명 가운데 9명의 국민들이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걱정이 크다. 윤리경영 실천의 진정성과 지속성을 강조하게 되는 대목이다.

지난 2월 초 대한상의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던 기업 호감도가 2년 만에 상승세로 반전했다는 조사결과다. 그러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행의 근간을 이루는 윤리경영, 사회공헌에서는 여전히 낮은 평가를 받으면서 '반기업 정서'는 더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윤리경영 실천이 진정성과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CEO뿐만 아니라 기업활동에 종사하는 근로자나 구성원 모두가 직업윤리가 확립되고 실천돼야 한다.

  박종선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 원장. ⓒ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  
 
기업구성원 모두가 일반법규뿐만이 아니라 △회사법규 △윤리강령과 행동요령 △근무내규 및 방침 △작업 매뉴얼 등에 정직할 때 윤리적 문화가 조성되고 실천경영으로서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

올바른 직업생활을 위해 가져야할 바람직한 직업관이나 직업의식은 물론 일을 존중하고 이를 충실히 수행하려는 의무와 도리인 건전한 근로윤리(work ethics)에 정직할 때 윤리경영은 꽃을 피우고 사회적 책임경영으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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