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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탐방 79] 모두 쓰는 지역일기 '마포공동체 라디오'

제작부터 운영까지 주민이 주인…장기하와 얼굴들·옥상 달빛 등 인디밴드 산실

하영인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4.02.26 16:58:43

[프라임경제] 때는 2005년, 정부에서 국내 최초로 소출력 FM 시범사업장을 모집했다. 당시 출사표를 던졌던 '마포공동체 라디오(이사 차재경·이하 마포FM)'는 지금도 한결같이 마포주민의 목소리를 담으며 지역 활성화에 공헌하고 있다.

25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자리한 마포FM을 방문했다. 마포와 서대문 일부를 아우르는 마포FM은 △지역 소식 △지역행사 △정보 △문화 등을 소재로 정해진 편성표에 맞춰 방송 중이다.
 
없어서는 안 될 6명의 정예직원과 방송 프로그램 제작 참여자 130여명이 활동하는 가운데 절반 이상은 마포주민으로 이들이 곧 마포FM의 주인이며 이런 마포FM은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자체 운영하는 이색 방송국이다.
 
◆"지역사회 문제해결 우리가 앞장"
 
"어? '마포 대스타'다. 안녕하세요!" 마포에서 송덕호 상임이사를 알아보는 주민들은 꽤 많다. 취재현장을 누비며 많은 주민과 교류하다보니 자연스레 '마포 대스타'란 별명까지 얻은 그다.
 
  마포FM은 이동 스튜디오를 통해 지역 현장을 생생히 담고 있다. ⓒ 마포공동체라디오  
마포FM은 이동 스튜디오를 통해 지역 현장을 생생히 담고 있다. ⓒ 마포공동체라디오
"마포FM은 지역과 주민들의 삶을 다뤄 편안하고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운을 뗀 그는 "시골에서 이장이 하는 방송처럼 정감 가고 친근해할 것"이라며 별명이 쑥스럽다는 듯 미소 지었다. 
 
마포FM은 지역의 시사적인 내용을 전달하는 '송덕호의 마포 속으로', 심야방송 '게릴라디오' 등 20여개 다양한 프로그램을 다루고 있다. 송 상임이사는 하나하나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중요한 방송 가운데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크게 이바지했던 한 프로그램을 꼽았다.
 
"몇 년 전, 마포에 있는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연속 자살사건이 발생했던 적이 있어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 궁리하던 끝에 고민을 함께 나눌 아파트 주민단체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죠. 이렇게 지역사회와 의논하며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마포FM 방송국은 유난히 저녁 때 분주한데 이는 바로 팬층이 확실한 인디음악 방송 덕이다. 홍대에서 활동하는 여러 인디음악인이 방송진행을 맡아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동안 장기하와 얼굴들, 옥상 달빛 등의 밴드가 이곳에서 무명시절을 거쳤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복고복고' 방송녹음을 준비 중이다. = 정수지 기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복고복고' 방송녹음을 준비 중이다. = 정수지 기자
마포FM이 이렇게 지역 주민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는 만큼 라디오가 좋아서 혹은 취업 전 경험을 쌓고자 자원활동을 지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방송은 보통 3개월에 하나씩 개편되기 때문에 적어도 6개월 이상 책임감을 갖고 활동에 임해야 한다.
 
또한, 방송제작 참여 활동을 위해서는 프로그램 제작부터 공동체 라디오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마포FM의 방송은 지역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의 일환으로 자원활동 지원자들에게 5주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회원 구조 운영… 정신장애인 무상교육
 
마포FM의 운영은 후원회원과 정회원의 회원구조를 따르고 있다. 후원회원은 각종 문화행사와 프로그램·방송 제작, 방송운영 등에 참여할 수 있으며 정회원은 후원회원의 권리를 포함해 △임원 선거권 △피선거권 △마포FM 운영·의사결정 참가권을 갖게 된다. 
 
현재 244명의 회원이 매달 소정의 회비를 내고 있으며, 이런 주민들의 후원은 마포FM이 지역 활동에 주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 정수지 기자  
송덕호 상임이사. = 정수지 기자
아울러 마포FM은 마포구·서대구·은평구에 있는 정신보건센터와 연계를 맺고 정신장애인 대상의 무상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이들이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자아존중과 자신감 향상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3년간 이 교육을 수료한 정신장애인들은 무려 180여명에 이른다.
 
이렇듯 수익에 연연하기보다는 지역공동체를 위한 비영리단체로서 활약 중인 마포FM의 지난해 연매출은 2억3000만원이다. 
 
이와 관련 송 상임이사는 "내년 10주년을 맞아 '10주년 위원회'를 세워 장기 비전을 설립할 계획"이라며 "올해 전환점을 맞이한다면 작년 연매출에서 두 배가량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관측을 내놨다.
 
끝으로 그는 공동체 라디오 환경이 개선되길 바란다는 말을 보탰다. 
 
"마포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지역공동체와 주민 자체 역량, 지역 문화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직 국내에서 공동체 라디오 신규사업자가 허가되지 않고 있지만 향후 세계적 흐름에 맞춰 허용할 것으로 보고 있어요. 그때는 공동체 라디오 신규사업자들이 마포FM을 롤모델 삼고 싶도록 마포의 목소리를 울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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