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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주식거래시간까지 바꾼 수능의 위력

 

이정하 기자 | ljh@newsprime.co.kr | 2013.11.07 17:41:17

[프라임경제] 7일, 2014년도 대학수능시험이 있는 날이죠. 수시전형이 늘면서 과거에 비해 수능의 무게감이 줄어든 감도 있지만 대학입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한데요. 우리나라의 입시열기를 반영하듯 수능시험은 올해도 국가 연례행사를 방불케 했습니다.

수능시험에 응시하는 응시생들이 무사히 고사실까지 갈 수 있도록 경찰은 비상상황에 돌입했습니다. 전철과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은 수험생의 입실시간을 고려해 이 시간대에 집중 배치됐습니다. 더불어 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해 관공서와 기업체의 출근시간도 1시간씩 늦춰졌고요.

이날 주식시장은 평소보다 한 시간 늦게 문을 열었습니다. 천재지변이 없는 한 주식시장의 정규거래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인데요. 수능의 위력은 주식 거래시간까지 바꿔 놓았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출근시장 조정 상의 이유로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코넥스시장 및 파상상품시장의 매매거래를 임시 변경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거래소 측은 "정규시장 및 시간외시장의 매매거래 개시 및 종료시점을 1시간씩 순연하되, 장 종료 후 시간외단일가매매 및 시간외대량매매의 종료시점은 순연하지 않고 현행과 같이 오후 6시로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라 매년 수능일에 매매거래시간이 임시로 조정되고 있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때때로 주문실수를 하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2005년 수능일 오후 2시30분께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매도주문을 냈고, 이에 대해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폐장시장 착각 해프닝일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수능으로 인해 주식시장 거래시장이 임의로 변경되게 된 것은 수능시험이 도입된 이듬해인 1994년에 치러진 수학능력시험부터 도입됐는데요. 11월 수능을 앞두고 증권거래소는 9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장이 치러지는 11월23일 주식시장 개장을 30분 늦췄습니다.

이후 매년 30분께 순연되던 주식시장 개장은 1999년에 이르러 1시간 순연으로 변경됐고, 지금까지도 1시간씩 순연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거래소에 따르면, 수능일 주식거래시장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 명시돼 있는 건 아니지만 관계부처의 협조 하에 관례상 순연이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주식과 수능의 관계에 대해 좀 더 살펴보면 2000년 들어 치러진 수학능력시험은 총 13번으로, 6번은 상승장을 7번은 하락장을 기록했는데요. 이날 증시가 내림세로 장을 마감하면서 6대 6의 평행선에 하락장이 한 번 더 늘어난 것입니다.

한국의 수능 진풍경에 대해 해외에서는 토픽으로 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수능시험 듣기평가를 위해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되고 투자자 편의보다는 응시생을 위해 주식시장 및 은행창고도 영업시간을 늦추고 있다는 점이 다소 신기한 모양입니다.

전 국민의 배려 속에 치러지는 수능, 오늘 하루 국내로 들어오는 투자자보다는 백년지대계인 교육에 힘쓰겠다는 우리네의 전통이 스며들어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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