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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찬선의 이론조론 : 성공의 함정과 혁신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 press@newsprime.co.kr | 2013.10.15 09:02:53

[프라임경제] 얼마 전, 주요 언론매체에서는 글로벌 컨설팅기업이자 통신사인 톰슨로이터(Thomson Reuters)가 발표한 세계100대 혁신기업 명단이 소개된 바 있다. 아쉽게도 한국 기업은 100대 기업 중 단 3개의 기업만이 선정됐는데, 북미 46개, 일본 28개에 비하면 무척 초라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 명단은 포브스(Forbes)에서 선정한 혁신기업 명단에 비하면 차라리 조금 나은 편이다. 포브스에서 매년 발표하는 100대 혁신기업에는 한국 기업은 수년째 단 한 개의 기업도 선정되지 못하고 있다.

내심 일본이나 중국보다는 소위 IT 강국이라 자부하는 한국 기업들이 보다 혁신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일본은 11개, 중국은 5개의 기업이 선정됐다고 하니 아쉬움을 넘어 허탈함까지 느끼게 된다.

그럼, 과연 이러한 기업의 혁신성을 가늠하는 선정 기준이 무엇일까? 톰슨로이터의 혁신기업 선정기준은 특허와 관련된 내용이 절대적이다. 가령, △총 특허 출원 수 △특허등록 성공률 △특허 해외 접근성 및 피인용도와 같은 특허 중심의 지표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IT, 전자분야의 기업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의 삼성전자, LG전자, LS산전이 선정된 것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특허를 많이 출원했다고 혁신기업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가 하겠지만, 기업에서 새로 만들어낸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 특허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IT강국을 자부하는 한국기업들이 이러한 기준에서도 다수 선정되지 못하는 것은 우리나라 IT경쟁력의 현실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게 한다.

포브스(Forbes)의 기업혁신성에 대한 선정기준은 조금 다른 관점으로, 매출 성장율, 연간 투자 수익율 그리고 포브스가 자체 산정한 혁신 프리미엄의 종합평가가 반영된다고 한다.

혁신 프리미엄이라는 것은 기업의 미래 혁신성과에 대한 기대시장가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톰슨로이터의 지표에 비해서 결과중심적인 지표가 아닌가 싶다. 불행히도 이 기준에 근거해서는 한국 기업은 단 한 개도 선정되지 못했다.

이렇게 기업의 혁신이라는 것이 많은 관심을 받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기업에게 있어서 혁신(Innovation)은 곧 기업의 생존과 발전능력을 의미하기 때문일 것이다.

저명한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자본주의의 역동성을 가져오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창조적 혁신을 주창했으며, 경제발전 과정에서의 기업가의 창조적 파괴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창조적 파괴'라고 하는 다소 엉뚱한 표현은 기술과 경영에서의 혁신을 통하여 낡고 진부화된 것을 파괴하고 도태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변혁을 일으키는 것이 기업경제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과연 혁신하지 못하는 기업은 정말로 존속하지 못하고 도태될 수밖에 없는가'하는 의문이 생긴다. 앞에서 언급한 포브스에서는 매년 100대 기업 명단을 발표해 왔는데, 70년 전에 발표한 세계 100대 기업 중에 아직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고작 18개 밖에 안 된다고 한다.

세계100대 기업이라고 한다면 자금·기술력·인력 등 모든 면에서 어떤 기업보다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었던 기업들인데, 왜 기업의 성장을 유지하지 못하고 80%가 넘는 기업들이 사라졌을까? 그것을 설명하는 단어가 바로 '혁신'이며 요즘 많이 언급되는 '성공의 함정' 이라는 말과 연결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많은 대기업과 유망 중견기업들이 위기를 겪고 있다. 과거 화려한 성공의 신화를 일구었던 웅진, 팬택, STX 등의 기업들이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으며 대기업들도 어려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 프라임경제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 프라임경제
성공이란 많이 할수록 좋은 것이고, '성공을 해 본 사람'은 그 어떤 사람들보다 차원 다른 대우와 인정을 받게 된다. 그렇게 좋기 만한 성공에 무슨 함정이 있을까?

기업의 성공은 그에 따른 부와 권력을 돌려줌으로, 성공한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훨씬 유리한 조건을 갖게 된다. 소위 말하는 100대 기업이나 대기업, 재벌기업들은 그런 성공의 상징과 같은 존재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업들이 힘없이 무너지고 쇠퇴하는 것에는 '혁신'이라는 중요한 변수가 관계되어 있다. 다음 회에서는 '성공의 함정'과 '혁신'의 관계 속에서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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