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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직의 능력과 나의 능력

 

이봉주 티이에스 대표 | press@newsprime.co.kr | 2013.09.13 11:51:05

[프라임경제] 20대 직장생활을 신입으로 시작해 30년 정도 사회에서 활동하면 어느덧 은퇴라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기업의 임원·간부로 근무하다 퇴임 후 다시 재입사하려면 모든 것이 녹녹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나라는 가치에 대한 자신의 평가와 기업에서 부담스러워하는 시장에서의 평가를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 보통 사회에 나와 일을 능력을 발휘하며 일을 하다보면 직급이 올라가고, 어느 시기가 되면  조직의 수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한다.

10명이 일하고 있는 팀에 10명의 팀장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위로 올라 갈수록 필요한 인원은 적어지고, 결국 나와 처음 함께했던 10명의 팀원 중 9명은 자리를 떠나야 하는 구조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 10명 가운데 1명이 내가 됐다고 해도 100명 중 1명, 1000명 중 1명으로 줄어야 하는 상위계급에서 결국 마지막까지 올라갔다고 해도 결국은 그 자리는 물려주고 나와야 한다. 그렇게 피라미드 형태의 사회조직구성을 이루고, 그 중 상위에 내가 존재하고 있을 때 나의 능력이나 힘이 얼마만큼 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

물론 이끌어가는 수장의 판단 여하에 따라 승패는 많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고 그것이 나의 힘인가? 밑에 구성원이 없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은 머릿속에 그려져 있는 그림일 뿐일 때가 많다.

속담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지'라는 말이 있다. 구슬이 있는 곳으로 이끌어가고 구슬을 꿸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줄 수는 있지만 구슬을 꿰기에는 이미 경쟁력이 없는 상태로 바뀌어 있는 것이 리더로서의 나인 것이다.

그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변화인데, 이미 실무를 놓고 지시하는 10년, 15년 사이에 이미 우리는 혼자 무엇을 할 수 있는 경쟁력을 조금씩 상실해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것은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은퇴시기에 접어든 우리는 무엇인가 사고를 바꾸고 재정립해야 한다. 사회에서 일을 하면서 축적된 능력이나 지적재산을 기꺼이 사회에 환원한다고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시장에서의 나의 가치평가 중 일부를 받고 나머지는 사회에 환원한다고 생각하면, 예전에 받았던 급여보다 적게 받는 만큼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라는 자산을 사회에 기부한다고  생각하면 상실된 마음이 행복한 마음으로 전환되지 않을까.

평생을 열심히 노점상에서 일해 모은 돈을 학교의 장학금 등으로 기부하는 할머니의 가슴 찌릿한 감동을 우리는 알고 있다. 무엇이든 기부는 아름답다. 우리에게는 각자 가지고 있는 능력이 있다. 그 능력을 기부한다면 그 또한 보람되고 아름다운 일이 아니겠는가.

대한민국의 산업사회를 이끌어오고 발전시켜 지금의 부강한 나라로 만들어온 세대들, 그 세대들의 은퇴시기가 시작되면서 서서히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점차 커져가고 있다. 지식과 산업의 주역이었던 세대를 사회가 소외시키지 않고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는 일자리창출과 인식의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봉주 티이에스 대표. = 김경태 기자  
 
단순직뿐만 아니라 고학력의 전문가들, 그들의 경험과 지식을 사장시키지 않고 재창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좋은 사례를 만들어 홍보하고 확장시키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우선과제라는 생각이다.

은퇴세대의 지적재산의 기부와 자부심, 사고의 긍정적이고 건전한 변화와 더불어 사회의 폭넓은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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