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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왜 내 속마음을 모르니? 이면대화 알아차리기

 

김영은 윌토피아 컨설턴트 | press@newsprime.co.kr | 2013.08.29 17:29:40

[프라임경제] 모회사 여성 관리자의 하소연을 들어보자. "후배들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너무 직접적으로 말하면 상처받고, 너무 간접적으로 말하면 못 알아듣고, 도대체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 건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아요."

얼마 전에는 하도 짧은 치마를 입어 복장을 좀 더 신경 써달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벼르다 큰 맘 먹고 용기를 내 "어우 영은씨 짧은 치마가 너무 잘 어울리네. 다리가 날씬해서 더 이쁜가 봐. 그런데 출퇴근할 때 좀 불편하지는 않아?"라고 말을 했다.

그랬더니 신이 난 영은씨는 "센터장님, 그렇죠? 이 치마 너무 예쁘죠? 가격 들으시면 더 놀라실 걸요. O마켓에서 타임 세일하는 걸 놓치지 않아서 무료배송에 9900원에 샀다니까요. 완전 잘 샀죠? 센터장님도 하나 사실래요?"라고 답했다.

결국 원래 말하려던 의도와는 달리 '싼 가격에 좋은 물건을 샀다'라는 칭찬으로 마무리가 돼 마치 외국에 나와 언어가 다른 외국사람과 대화하는 느낌이었다고 하소연했다. 아마 읽으면서 비슷한 경험이 있어 웃게 되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는 이처럼 본심과 다르게 이면대화를 한다.

직접 말하기 미안하거나 부담스러울 때 칭찬처럼 비꼬아 본심을 상대가 알아차려주기를 바라며 말할 때가 종종 있다. 그런데 이럴 때 눈치 빠르게 그 본말을 알아차려 주면 좋지만 왜 부하 직원은 내가 말하려는 진짜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일까.

최근 재닌 드라이버가 쓴 '거짓말을 간파하는 기술'이라는 책을 보면, '사람보다 더 정확하고 빠른 거짓말 탐지기는 없다'라는 말이 나온다.

어떤 정교한 거짓말 탐지기도 사람보다 더 눈치 빠르고 직관적이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대화할 때도 마찬가지다. 상대의 말과 행동, 그간의 맥락을 보면 그 사람의 진짜 의도를 가늠해 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갈등을 직접적으로 맞닥뜨리지 않기 위해 누구나 이면대화를 한다면 이면 대화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그 대화를 어떻게 센스 있게 읽어내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상대방의 진짜 속마음을 간파할 수 있을까? 첫째 상대방의 일관적이지 않은 행동에서 미묘하게 '노출'되는 단서를 알아채는 방법이다. 위의 사례의 경우도 모 센터장은 평상시 근무복장에 대한 중요성을 말하던 사람이며 본인 자신도 상당히 보수적인 복장을 입고 다니시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갑자기 평상시 본인의 말과 행동에 일치하지 않는 대화내용을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다른 의도가 있을지 모른다는 단서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목소리와 표정의 미묘한 변화를 알아채는 것이다. 사람은 실제 본인이 의도한 대로 대화내용이 전개되지 않으면 대화에 집중하기가 어렵고 표정에서 미묘한 변화가 나타난다. 그런 표정의 미묘한 변화가 보인다면 표현하는 말의 내용과 의도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감지해 봐야 한다.

셋째 일단 말의 내용 그대로 받아들인 이후 주변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조언을 구해보는 것이다. 그런 조언의 과정을 통해 들은 말의 내용에 대해 좀 더 종합적으로 조합된 정보를 검증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김영은 윌토피아 컨설턴트 ⓒ 윌토피아  
김영은 윌토피아 컨설턴트 ⓒ 윌토피아
윗사람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은 실제 표현하는 말의 내용과 다른 이면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좀 더 세심한 관찰력을 가지고 대화에 임하면 상대방의 숨은 의도를 간파해 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제 윗사람이 하는 말을 들으며 '왜 우리 센터장님은 말을 돌려서 하시는 거지?'라고 말하기보다 상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는 간파력을 통해 좀 더 효과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센스 있는 부하직원이 돼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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