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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찬선의 이론조론 : 3D 프린팅이 가져오는 변화(2)

 

박찬선 부사장 | press@newsprime.co.kr | 2013.07.09 09:53:14

[프라임경제] 지나 회에서 필자는 3D 프린팅의 현재를 이야기해 보았다. 그럼 그 미래와 가능성,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는 무엇일까? 3D 프린팅이 가져올 변화는 제3차 산업혁명이라고 표현할 만큼 엄청난 것이며, 소비자가 유통을 거쳐 제조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힘과 능력을 갖게 되는 '제조민주화'를 예고한다는 것은 이미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변화를 우리 주위에서 실감하거나 경험하기에는 아직 무엇인가 부족한 부분이 많다.

최근 우후죽순처럼 열리는 국내의 3D 프린팅과 관련된 전시회나 강연에 가보면 '미래에는'이라는 전제의 대단한 청사진과 해외 대기업의 3D 관련 제품소개만 넘쳐나지, 실제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그저 조그만 보급형3D 프린터에서 만들어진 초보적인 플라스틱 소재의 단순한 시제품 정도의 추출물이 고작일 때가 태반이다.

해외에서 소개되는 3D 제조의 놀라운 결과는 그저 대기업과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이야기고, 아직도 '소비자가 곧 제조자가 되고, 제조자가 사업가가 될 수 있다'는 거창한 가능성은 모호해 보인다.

3D 프린팅에 대한 생각을 조금은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3D 프린터 기술은 3D Systems의 Chales W. Hull이 1986년에 특허 출원을 하여, 이미 20여 년간 많은 기업에서 실제 업무에서 활용해 온 결코 새롭지 않은 기술이다.

그런데 최근 갑작스럽게 3D프린팅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인 것에는 3D Systems가 갖고 있던 표준특허기간이 만료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3D 프린터를 자유롭게 만들어 낼 수 있게 된 것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오래 전부터 개발되었고 사용되었던 기술이 여러 회사에서 제품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갑자기 세상을 바꾸는 기술로 대두되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앞으로의 3D 프린터는 지난 20여 년 간의 모습이 아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정보화 시대의 여러 가지 요인과 결합하면서 엄청나게 확산될 것이며 다양하게 사용될 것이라는 예상에서 구할 수 있다.

웹(Web)기반의 정보화 기술은 현대 사회를 완전히 변화시켰다. 아마도 20년 전의 사회를 지금의 그것과 비교해 본다면 거의 충격에 가까운 변화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전 세계의 모든 사람과 e메일과 채팅, SNS를 통하여 무료, 무제한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필요한 모든 정보와 지식을 웹을 통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또한 세계적인 석학의 강의를 원하는 시간에 거의 무료로 수강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으로 찍은 자신의 사진과 글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간편하게 전달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디지털혁명이라고 하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어내고 자신만의 사이트와 블로그를 만들어내는 경험을 했다. 이렇듯 자신이 생각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얼마든지 만들고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여전히 물리적 환경, 즉 아날로그 세상에서 이루어지므로, 디지털시대의 제조와 생산은 디지털 환경 속에 국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령, '시계'가 필요해서 만들려고 한다고 하자. 프로그래머들은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실제 컴퓨터에 앉아 잠깐 동안에 멋진 모습의 시계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다. 알람 기능도 원하는 소리와 이미지로 보강하고, 필요하다면 전혀 생각지 못한 자신만의 시계 프로그램을 창조해낼 것이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아니라, 실제 갖고 다니고, 눈에 보이는 물리적 시계를 만든다고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시계 생산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어디에서 자신만의 시계 케이스를 만들고 부속품을 제작할 것인가 전혀 감도 잡을 수 없고, 실제로도 자신만의 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소요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서 3D 프린팅이 가져올 제조산업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물리적 세상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계하고 도면으로 만들어 낸다.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 넥서스커뮤니티  
박찬선 넥서스커뮤니티 부사장 ⓒ 넥서스커뮤니티
이를 그대로 제작하거나 위탁 제작하게 하고, 자신의 창조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이를 웹을 통해 판매로까지 연결할 수 있는 완전하고 혁명적일 정도로 새로운 소비자의 가치사슬(Value Chain)이 탄생하는 것이다.

또한 3D 프린팅을 통한 제조혁명은 단순하게 3D 프린터가 만들어지고, 출력재료가 다양해지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창조에서 제작·판매에 이르기까지 단절없이 가치가 창출되고 부가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우선적으로 구축되는 것에 달려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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