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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지구 13바퀴 '나의 친구 153'

 

정금철 기자 | jkc@newsprime.co.kr | 2013.05.29 15:23:57

[프라임경제] 1차 세계대전 당시 '라데스라오 비로'라는 헝가리 신문기자는 만년필로 글을 쓰는 일에 큰 불편함을 느껴 잉크가 든 대롱 끝에 작은 볼(Ball)을 부착한 필기구를 고안하게 됩니다.

이렇게 만년필의 펜촉을 볼베어링으로 바꾼 볼포인트펜, 일본식 발음의 볼펜은 1938년 화학자인 게오르그 형제가 펜 성격에 맞는 끈적끈적한 잉크를 개발하기까지 미완의 대기였다가 비로소 1943년 특허를 따내 세상에 나오게 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6.25 당시 종군기자들이 휴대했다고 해서 '기자 펜'으로 알려지다가 1960년대 중후반 본격 유통되기 시작합니다.

29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모나미(005360)는 우리나라 최초 볼펜인 '모나미 153펜(이하 153펜)'이 올해로 출시 50주년을 맞았다고 밝혔습니다. 1963년 5월 출시된 이 펜은 출시 이후 매달 300만 자루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현재까지 36억 자루가 팔렸습니다.

   ⓒ 프라임경제  
ⓒ 프라임경제
일부 보도에 잘못 기재된 13.5㎝가 아닌 실제 153펜 길이 14.5㎝로 계산하면 지금까지 팔린 36억 자루를 가로로 늘어놓은 길이는 52만2000㎞에 이릅니다. 이는 지구둘레를 4만km로 잡았을 경우 13바퀴를 넘는 수준입니다.

이렇듯 공전의 히트작인 153펜은 국내 산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는데요. 볼펜에 대한 KS규정도 153펜을 기준으로 제정됐고 현재도 물가동향측정 품목으로 지정돼 함부로 값을 올리기도 힘든 생활필수품이 됐습니다.

볼펜하면 맨 처음 떠오르는 만인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 153펜. 똑딱 머리 아래 반듯하게 늘어진 하얀 각진 몸매에 새겨진 검은 낙인 '153'의 의미도 궁금하실 겁니다.
 
모나미 창업자 송삼석 회장이 직접 붙인 '153'이라는 명칭은 세 가지 뜻을 담고 있습니다. 첫째는 '베드로가 하나님이 지시한곳에서 153마리의 고기를 잡았으나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는 요한복음 21장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순리에 따르면 그만큼 많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둘째는 153이 우리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갑오' 즉 '아홉'을 만드는 숫자, 마지막 셋째는 버스의 1구간 요금으로 큰 부담이 없는 15원의 15와 모나미가 만든 세 번째 제품이라는 의미에서 3을 보탠 것이라고 하네요.

이와 함께 모나미(MonAmi)라는 이름은 불어 Mon(몽, 나의)과 Ami(아미, 친구)를 합친 '나의 친구'라는 의미로, 원래 '모나미 153볼펜'의 제품명이었으나 상품이 큰 인기를 얻자 광신화학이라는 원 기업명을 과감히 버리고 모나미로 개명했다고 하네요. 다만 모나미라는 제품명은 사내공모를 통해 탄생했지만 응모자가 누군지는 모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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